전북 완주 동상면·운주면 곶감마을
전북 완주 동상면·운주면 곶감마을
by 운영자 2013.12.20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
한겨울 별미 중 ‘곶감’을 빼놓을 수 없다. 쫄깃하고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자꾸 손이 가게 한다.옛 속담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이 이를 증명한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쏙쏙’ 계속 곶감을 빼먹었겠는가.
감나무가 지천인 우리나라에서 곶감은 그렇게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
특히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식품건조기가 있는 요즘에는 곶감을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히 ‘전통’이 아니다.
햇볕과 바람 맞으며 ‘느리게’ 하늘의 도움으로 말린 곶감 맛은 후다닥 빨리 만들어지는 기계 맛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감나무가 재배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하지만 감을 말린 곶감에 대한 기록은 정확한 문헌이 없어, 조선시대 때부터라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곶감의 대표적 산지는 우리 고장 순천과 광양을 비롯해 경북 상주, 충북 영동, 경남 함안·산청 등이다. 곶감 대표 산지답게 저마다 맛은 뛰어나다.
그 가운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북 완주군 동상면과 운주면은 고종에게 진상한 ‘고종시’와 곶감 색이 검은 ‘흑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다. ‘평범한’ 곶감이 싫다면, 완주로의 곶감 여행을 권한다.
완주 동상면, 고종황제에 바칠 만큼 맛 좋은 ‘고종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이어지며 ‘곶감’의 인기가 더해간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은 고종황제에게 바쳤다는 ‘고종시’가 있다.
순천완주고속도를 타고 동전주를 빠져 나온다.
길게 이어지는 논에는 ‘마시멜로’가 지천이다. 달걀과 설탕으로 만든 보드랍고 말캉한 마시멜로를 닮은 이것은 사실 짚더미이다. 짚더미를 하얀 포장재로 싸 마치 마시멜로처럼 보인다.
동상면 곶감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만나는 대아저수지는 완주 8경 중 하나다.
대아저수지는 1922년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로 완주군 인근의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일대의 농업용수는 물론 상수원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운암산과 동성산을 병풍처럼 두른 호수는 남쪽 동상저수지와 이어져 있어, 이 구간의 호반도로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물하며 발길을 붙잡는다.
동상면 곶감마을은 대아리 우암교 건너기 전 왼쪽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고종시가 유명하다는 사실과는 좀 다르다 싶다. 낙안배가 유명한 순천 이곡마을처럼, 마을 지천으로 감나무가 흐드러져야 정상인데 마을에는 감나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싶은 순간, 눈을 들어 멀리 산을 보니 조르르 심어놓은 감나무가 보인다. 감나무 끝 까치에게 내어줄 감도 겨울바람에 위태롭게 달렸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과수단지’ 대신 선조들이 산자락에 심어놓은 감나무가 그대로 전해져 곶감이 만들어진다. 이 지리적인 여건 덕에 감나무는 화학적인 손길이 덜 간다. 그러니 당연히 ‘건강한’ 감일 수밖에.
이 ‘건강한’ 감은 깎는 법과 건조 방식도 전통 재래식이다.
양질의 곶감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수확 시기와 저장방법, 건조방식, 이 세 가지가 쿵짝이 잘 맞아야만 ‘제대로’ 된 곶감을 맛볼 수 있단다.
10월에 수확한 감은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껍질 벗기는 작업에 들어간다. 껍질 벗기기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건조기간은 50일 정도. 영상 2~5도의 기온과 햇볕, 적당한 바람이 자연건조의 기본 조건이다. 하늘의 도움 없이는 곶감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알이 작지만 씨가 없는 완주 동상면의 ‘고종시’는 쫀득한 씹는 맛과 단맛이 조화가 좋다. ‘감 고장의 인심’이라는 말처럼 주민들의 인심도 넉넉하다.
운주면, 다른 감나무 품종으로 ‘흑곶감’ 만들어
감나무가 지천인 우리나라에서 곶감은 그렇게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
특히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식품건조기가 있는 요즘에는 곶감을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히 ‘전통’이 아니다.
햇볕과 바람 맞으며 ‘느리게’ 하늘의 도움으로 말린 곶감 맛은 후다닥 빨리 만들어지는 기계 맛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감나무가 재배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하지만 감을 말린 곶감에 대한 기록은 정확한 문헌이 없어, 조선시대 때부터라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곶감의 대표적 산지는 우리 고장 순천과 광양을 비롯해 경북 상주, 충북 영동, 경남 함안·산청 등이다. 곶감 대표 산지답게 저마다 맛은 뛰어나다.
그 가운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북 완주군 동상면과 운주면은 고종에게 진상한 ‘고종시’와 곶감 색이 검은 ‘흑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다. ‘평범한’ 곶감이 싫다면, 완주로의 곶감 여행을 권한다.
완주 동상면, 고종황제에 바칠 만큼 맛 좋은 ‘고종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이어지며 ‘곶감’의 인기가 더해간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은 고종황제에게 바쳤다는 ‘고종시’가 있다.
순천완주고속도를 타고 동전주를 빠져 나온다.
길게 이어지는 논에는 ‘마시멜로’가 지천이다. 달걀과 설탕으로 만든 보드랍고 말캉한 마시멜로를 닮은 이것은 사실 짚더미이다. 짚더미를 하얀 포장재로 싸 마치 마시멜로처럼 보인다.
동상면 곶감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만나는 대아저수지는 완주 8경 중 하나다.
대아저수지는 1922년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로 완주군 인근의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일대의 농업용수는 물론 상수원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운암산과 동성산을 병풍처럼 두른 호수는 남쪽 동상저수지와 이어져 있어, 이 구간의 호반도로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물하며 발길을 붙잡는다.
동상면 곶감마을은 대아리 우암교 건너기 전 왼쪽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고종시가 유명하다는 사실과는 좀 다르다 싶다. 낙안배가 유명한 순천 이곡마을처럼, 마을 지천으로 감나무가 흐드러져야 정상인데 마을에는 감나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싶은 순간, 눈을 들어 멀리 산을 보니 조르르 심어놓은 감나무가 보인다. 감나무 끝 까치에게 내어줄 감도 겨울바람에 위태롭게 달렸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과수단지’ 대신 선조들이 산자락에 심어놓은 감나무가 그대로 전해져 곶감이 만들어진다. 이 지리적인 여건 덕에 감나무는 화학적인 손길이 덜 간다. 그러니 당연히 ‘건강한’ 감일 수밖에.
이 ‘건강한’ 감은 깎는 법과 건조 방식도 전통 재래식이다.
양질의 곶감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수확 시기와 저장방법, 건조방식, 이 세 가지가 쿵짝이 잘 맞아야만 ‘제대로’ 된 곶감을 맛볼 수 있단다.
10월에 수확한 감은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껍질 벗기는 작업에 들어간다. 껍질 벗기기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건조기간은 50일 정도. 영상 2~5도의 기온과 햇볕, 적당한 바람이 자연건조의 기본 조건이다. 하늘의 도움 없이는 곶감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알이 작지만 씨가 없는 완주 동상면의 ‘고종시’는 쫀득한 씹는 맛과 단맛이 조화가 좋다. ‘감 고장의 인심’이라는 말처럼 주민들의 인심도 넉넉하다.
운주면, 다른 감나무 품종으로 ‘흑곶감’ 만들어
동상면 고종시를 뒤로 하고 대둔산 방향으로 732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면 ‘흑곶감’이 있는 운주면에 닿는다.대둔산(해발 878m)과 천등산(해발 707m)은 내린 눈으로 뾰족한 바위기둥 산등성이가 희끗희끗하다. 명징한 산바람이 차창 사이로 든다.
춥지만 가슴이 시원해지는 바람이다. 바람을 맞으며 운주면 곶감마을에 닿는다.
이곳의 곶감 색은 주홍빛 아니다. 검은 빛이 도는, 이름하야 ‘흑곶감’이다. 곶감의 꼭지는 더 검고 곶감 과육은 그보다 검은 빛이 덜 돌지만 다른 곶감의 선명한 주홍빛과 비교하면 차이는 크다.
이곳의 곶감이 주홍빛이 아닌 검은빛을 띠는 것은 감나무의 품종 때문이다.
이곳은 운주면에서 자생하는 ‘두레시’ 품종의 감나무로 곶감을 만든다. 이 감은 당도가 높아, 건조할 때 수분이 빠지면서 검은색을 띠게 되는 것.
완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곶감을 들고 완주의 마실길을 걸어도 좋다.
소양면 위봉산성에서 동상면 거인마을로 이어지는 18킬로미터(km) 구간의 ‘고종시 마실길’을 권한다.
고종시 마실길은 2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위봉산성에서 출발해 위봉폭포를 거쳐 송곶재를 넘은 다음 학동마을로 내려오는 11.5km 구간으로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2코스는 학동마을에서 대부산재를 넘어 거인마을로 이어진다.
총 6.5km 구간으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곶감 하나 입에 물고 걷는 길은 달콤할 수밖에 없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춥지만 가슴이 시원해지는 바람이다. 바람을 맞으며 운주면 곶감마을에 닿는다.
이곳의 곶감 색은 주홍빛 아니다. 검은 빛이 도는, 이름하야 ‘흑곶감’이다. 곶감의 꼭지는 더 검고 곶감 과육은 그보다 검은 빛이 덜 돌지만 다른 곶감의 선명한 주홍빛과 비교하면 차이는 크다.
이곳의 곶감이 주홍빛이 아닌 검은빛을 띠는 것은 감나무의 품종 때문이다.
이곳은 운주면에서 자생하는 ‘두레시’ 품종의 감나무로 곶감을 만든다. 이 감은 당도가 높아, 건조할 때 수분이 빠지면서 검은색을 띠게 되는 것.
완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곶감을 들고 완주의 마실길을 걸어도 좋다.
소양면 위봉산성에서 동상면 거인마을로 이어지는 18킬로미터(km) 구간의 ‘고종시 마실길’을 권한다.
고종시 마실길은 2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위봉산성에서 출발해 위봉폭포를 거쳐 송곶재를 넘은 다음 학동마을로 내려오는 11.5km 구간으로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2코스는 학동마을에서 대부산재를 넘어 거인마을로 이어진다.
총 6.5km 구간으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곶감 하나 입에 물고 걷는 길은 달콤할 수밖에 없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