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광한루에서 다시 만난 성춘향과 이몽룡이

광한루에서 다시 만난 성춘향과 이몽룡이

by 순광교차로 2007.05.04

“사진 옆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오작교다. 이 호수는 지리산 천갈래의 계곡물이 모여 강이 된 요천(蓼川)수를 유입시켜 만든 연못으로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며 경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를 놓아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얽혀 내려오고 있다.

이 오작교를 1년에 한번이상 밟으면 부부간에 금실이 좋아지고 자녀가 복을 받는다는 말이 내려오고 있다.”

“이리 오너라 엎고 놀자”


5월의 첫 주 남원은 축제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다름 아닌 제77회 춘향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남원 광한루로 모여드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진행하는 행사 마이크 소리가 머무는 발길을 금방 또 옮기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올려 퍼지는 소리에 너무 귀 기울리다보면 정작 여행의 묘미를 놓칠 수도 있다. 하여 마이크 소리 잠시 접어두자. 그리고 잠시 이 글에 눈 밝혀보자. 한적한 오작교 한 가운데 거닐고 있는 성춘향과 이몽룡이 아련하게 떠오를 것이다.
“애,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건너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오?" "너으 어머니는 소시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 말고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 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얼마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이 거장의 이미지와 걸작이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조기 종영됐다. 천년학 중 오정혜가 불렀던 사랑가 한 대목을 다시 한번 듣고 싶었는데, 조기 마감이라니. 아쉬운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그들이 엎고 놀고 그네를 띄던 광한루에 가봤으니 그 감동이 또 어디 가겠느뇨.
문을 열고 바로 들어선 순간 성춘향이 수줍게 웃고 있다. 멀리서는 이몽룡이 나귀에 몸을 실은 채 방자는 나귀의 걸음을 재촉한다.

허나 어쩔 수 없는 헤어짐에 눈물 훔치고 훔쳐 춘향은 간다 간다한 이몽룡을 온다온다하고 한 없이 기다리고 못된 사또의 수청요구에도 불구하고 오두가단 차발불가단(吾頭可斷 此髮不可斷)으로 버티고 또 버텼으니, 헤어짐과 만남이 어찌 감동이지 않을 수 없겠는가. 다들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에 얽힌 사연들을 잘 알고 것이다. 때문에 매 순간 순간 마디마디 마다 밀려오는 감동은 애달픈 마음까지 든다.

기자는 혼자 갔지만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날씨도 여간 좋아 보기에 딱 좋더라.
이번 주말은 남원 광한루로 훌쩍 떠나보라. 한적한 나무 그늘에 엎고 노는 이들도 많이 볼 수 있으렷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조규봉 기자 / ckb@icross.co.kr]

광한루 유래와 교통편
그러니까 남원에서도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광한루는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했던 곳이다. 광한루는 세종 16년(1434년)에 남원부사 민여공이 규모를 넓혔으며 세종 26년, 전라도 관찰사였던 정인지가 광한류로 이름을 고쳤다.

또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으로 유명한 하나의 누각일 뿐이지만 이것을 중심으로 펼쳐진 2만여㎡의 광한루원을 통틀어 광한루라고 한다.

광한루원(사적 303호)안에는 춘향의 영정이 걸린 춘향사, 견우와 직녀의 전설에서 이름을 딴 오작교, 아름다운 연못가에 있는 화강암석인 자라 모양의 자랏돌, 춘향을 떠올리게 하는 그네, 월매의 집 등을 비롯하여 많은 시설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 교통편은 서울―여수간을 운행하는 전라선 열차를 타고 남원역에서 내리거나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부산 서부 터미널, 대구서부 터미널, 광주, 전주, 장수, 여수, 대전 동부 터미널, 무주, 진주, 마산 등지에서도 남원행 직행버스가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