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인의 절개 오롯, 오성산
백제인의 절개 오롯, 오성산
by 운영자 2007.09.14
힘들이지 않고 하늘·땅·바다 힘찬 기운 받을 수 있는 군산 ‘오성산’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 하나 싶을 만큼 기운이 없다. 하긴 그 긴 여름 견뎌냈으니 힘이 남았을 리 만무하다. 사방이 툭 트인 곳에서 하늘과 나무, 땅의 기운 받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산.
허나 팍팍한 다리로 가쁜 가슴으로 산에 오르는 것이 부담인 이들이 많을 터다.
바로 이럴 때 좋은 산이 바로 군산의 ‘오성산(227m)’.
오성산은 산세가 험하거나 높지 않아 편안한 등산화, 멋과 기능을 고루 갖춘 등산복, 짱짱한 등산지팡이(피켈)가 없어도 가벼운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찾을 수 있다. 또한 정상에 오를 만큼 체력이 안 된다 하더라도, 그래서 한번도 산 정상에 못 가본 적이 없는 이들도 오를 수 있다. 정상까지 놓인 구불구불 재미난 길을 차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마을의 작은 동산을 떠올린다면 큰 오산이다.
정상에서 만나는 환상적인 풍경은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 하나 싶을 만큼 기운이 없다. 하긴 그 긴 여름 견뎌냈으니 힘이 남았을 리 만무하다. 사방이 툭 트인 곳에서 하늘과 나무, 땅의 기운 받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산.
허나 팍팍한 다리로 가쁜 가슴으로 산에 오르는 것이 부담인 이들이 많을 터다.
바로 이럴 때 좋은 산이 바로 군산의 ‘오성산(227m)’.
오성산은 산세가 험하거나 높지 않아 편안한 등산화, 멋과 기능을 고루 갖춘 등산복, 짱짱한 등산지팡이(피켈)가 없어도 가벼운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찾을 수 있다. 또한 정상에 오를 만큼 체력이 안 된다 하더라도, 그래서 한번도 산 정상에 못 가본 적이 없는 이들도 오를 수 있다. 정상까지 놓인 구불구불 재미난 길을 차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마을의 작은 동산을 떠올린다면 큰 오산이다.
정상에서 만나는 환상적인 풍경은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
[사진설명 : 패러글라이딩을 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선물. ‘자유’를 대리 만족한다.]
오성산 정상은 군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중류와 하류가 와락 가슴에 안기고, 반대편으로는 오밀조밀한 군산 시가지와 잘 정비된 항만시설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누렇게 익어가는 대야 들판도 평온하다. 맑은 날이면 충남의 공주산, 멀리는 익산의 미륵산까지도 볼 수 있다 한다.
오성산의 야경은 또 다른 볼거리다.
저녁나절 산에 오르면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은 시가지는 물론이고 그 불빛이 강물과 바다에 반사돼 만드는 부드러운 불빛은 더 아름답다. 홍콩 야경이 부럽지 않다. 하늘이 만든 ‘자연전망대’인 셈이다.
하나 더. 오성산에서는 패러글라이딩 하는 이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자유롭게 바람을 타고 유영하는 이들의 모습은 자유 그 자체다.
오성산 정상은 군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중류와 하류가 와락 가슴에 안기고, 반대편으로는 오밀조밀한 군산 시가지와 잘 정비된 항만시설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누렇게 익어가는 대야 들판도 평온하다. 맑은 날이면 충남의 공주산, 멀리는 익산의 미륵산까지도 볼 수 있다 한다.
오성산의 야경은 또 다른 볼거리다.
저녁나절 산에 오르면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은 시가지는 물론이고 그 불빛이 강물과 바다에 반사돼 만드는 부드러운 불빛은 더 아름답다. 홍콩 야경이 부럽지 않다. 하늘이 만든 ‘자연전망대’인 셈이다.
하나 더. 오성산에서는 패러글라이딩 하는 이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자유롭게 바람을 타고 유영하는 이들의 모습은 자유 그 자체다.
[사진설명 : 정상까지 차로 오를 수 있는 오성산. 길옆으로 난 작은 코스모스가 한들거린다. 가만가만 걸어 올라도 좋을 길.]
“적에게 백제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없다”
백제인의 절개 오롯, 오성산
여행의 잔재미는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는 것. 혼자서 눈이나 가슴으로만 느끼는 것이 여행의 전부라면 여행의 재미는 분명 떨어질 것이다. 헌데 여행은 인터넷이나 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그곳만의 이야기를 그곳의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다. 그것이 여행의 진짜 잔재미이고 여행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 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오성산에 처음 오는 거믄 내 야그를 먼저 들으믄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일 꺼이네.”
오성산 오르는 입구. 관광안내도를 펼치고 이것저것을 살피고 있자, 모시한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중절모를 멋지게 쓴 어르신 한분이 툭 말을 건넨다. 어디서나 여행자는 티가 나기 마련인 모양이다.
“적에게 백제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없다”
백제인의 절개 오롯, 오성산
여행의 잔재미는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는 것. 혼자서 눈이나 가슴으로만 느끼는 것이 여행의 전부라면 여행의 재미는 분명 떨어질 것이다. 헌데 여행은 인터넷이나 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그곳만의 이야기를 그곳의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다. 그것이 여행의 진짜 잔재미이고 여행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 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오성산에 처음 오는 거믄 내 야그를 먼저 들으믄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일 꺼이네.”
오성산 오르는 입구. 관광안내도를 펼치고 이것저것을 살피고 있자, 모시한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중절모를 멋지게 쓴 어르신 한분이 툭 말을 건넨다. 어디서나 여행자는 티가 나기 마련인 모양이다.
“오성산이 시내랑 가찹게 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른디 여그에는 역사가 숨어 있네이. 이 산이 왜 오성산인가 모르제? 신라랑 당나라가 한편을 묵고 백제를 쳐들어 올 때였어. 오성산에서는 노인 양반 다섯이 장기를 두고 있었는디 그때 부여로 가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인가 하는 사람이 길을 물어봤다네. 백제로 갈라믄 어찌 가야 허냐고. 그 말을 듣고 그 노인양반들이 딱 한마디하고 그 길로 저승으로 갔다네.
“백제를 치러 온 적군에게 백제 사람으로서 길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양반들의 우국충정을 기리는 뜻으로 이 산을 오성(五聖)산이라 불렀다 하네. 산꼭대기 올라가믄 묘가 다섯 개 있어. 그 양반들 묘여.”
“백제를 치러 온 적군에게 백제 사람으로서 길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양반들의 우국충정을 기리는 뜻으로 이 산을 오성(五聖)산이라 불렀다 하네. 산꼭대기 올라가믄 묘가 다섯 개 있어. 그 양반들 묘여.”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에 산에 오르지 않아도 산에 오른 듯하다. 선선한 바람 맞으며 산 정상에 오른다. 산 아래 할아버지가 알려준 대로 다섯 개의 무덤이 있고, 그들을 기리는 비석도 있다. 다
섯 성현의 무덤을 한바퀴 돌고 앞을 내다본다. 시원하게 펼쳐진 산과 들, 바다와 강, 하늘이 펼쳐진다. 빼앗기고 좁아지고 찢기고 갈라진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때로는 울며 때로는 웃으며 자리를 지켰으리라. 허리가 끊긴 지금의 모습을 다섯 성현들은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있을까.
“그래도 희망이 숨쉰다”
군산 해망동 999번지, 경암동 기차마을
섯 성현의 무덤을 한바퀴 돌고 앞을 내다본다. 시원하게 펼쳐진 산과 들, 바다와 강, 하늘이 펼쳐진다. 빼앗기고 좁아지고 찢기고 갈라진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때로는 울며 때로는 웃으며 자리를 지켰으리라. 허리가 끊긴 지금의 모습을 다섯 성현들은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있을까.
“그래도 희망이 숨쉰다”
군산 해망동 999번지, 경암동 기차마을
[사진설명 : 바다(海)를 바라보는(望) 동네, 해망동은 군산 내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비탈에 자리한 달동네다. 팍팍한 살림 탓에 다소 삭막해보이는 이곳에 울긋불긋 색이 입혀 있다. 젊은 화가들이 달동네 누추한 벽에 색을 칠하고 글을 써놓고, 그림을 그렸다. 오래된 이곳에 생기가 돈다. ]
[사진설명 : 조그만 집들 사이로 너무도 바짝, 아슬아슬하게 기차가 지나는 경암동의 기차마을. 문을 열면 코앞에 바로 철길이 나 있다. 낡은 열차와 누추한 집, 아름답지만 가슴 아린 풍경이기도 하다. 경암동 기차마을에는 비정기적으로 기차가 다닌다. 때문에 사람들은 ‘겁 없이’ 기찻길을 따라 걷는다. ]
[사진설명 : 해망동 꼭대기에서 바라본 군산 바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울고 웃었으리라. 또한 누구보다 푸른 꿈을 키웠으리라.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