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추천 가을 산행
과연 비단으로 덮을 만 하더이다

마치 소인국 같았다.
가을 산행을 소개하기 위해 떠난 남해는 아기자기한 마을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었고, 청정해역을 사이로 둔 도로와 그 도로 너머 작은 섬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해도 좋을 만큼 천의 절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교차로 가을 산행 그 세 번째 이야기 남해 금산.
금산 산행 이야기에 앞서 남해는 이성계가 비단으로 덮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천의 절경을 만들어 낸 곳으로 금산으로 가는 해안도로 위 풍경 또한 어느 것 하나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루고, 마을 위로는 남해 전체를 돌아볼 수 있게 해안도로가 놓여져 있었느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은 것이 남해 예찬이 아닐까 한다.

여튼, 남해 금산을 가기 위해 해안도로를 두루 거쳐 도착한 금산. 그곳에서 조선왕조 5백년의 역사를 이룩한 이성계를 만날 줄이야 누가 상상을 했겠는가.

금산을 비단으로 덮고 싶었지만, 비단으로 다 덮을 수 없었기에 비단 ‘금’자를 써서 錦산이라 이름 붙인 이성계의 마음을 기자도 느낄 정도로 좋은 곳이었으니, 금산의 느낌만큼은 이성계와 기자가 다를 게 무에 있을꼬. 하여 이성계를 만났다 해도 거짓은 아닐지다.

올 가을 산행에 남해 금산을 적극 추천합니다. 금산을 찾아가는 길 또한 천의 절경이라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는 곳이니 이 계절에 꼭 한번 떠나 보아요.

[ 사진설명 : 정상에서 본 남해 전경 ]

38경의 황홀함에
오르는 재미보다 보는 즐거움이 더 큰 곳
“아직도 정상에 도착하려면 당당 멀었나요?”
“아닙니다. 앞으로 5분만 가면 됩니다. 힘내세요.”

산행을 취미로 하는 대부분의 산악인들의 위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정상이 바로 코앞이라는 희망 섞인 5분은 그저 힘내라는 표현일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남해 금산은 그리 가파르지도 모나지도 않은 산이었기에 한 시간 반가량을 가야 오를 수 있는 정상이 그리 멀진 않았다.

때문에 전문 산악인들보다는 일반 산악인들이 오르기에 안성맞춤이며, 산을 오르는 재미보다는 눈으로 보는 재미가 더 큰 산이라 할 수 있겠다.

[ 사진설명 : 금산을 오르는 등산인들의 모습 ]

보리암 정상까지 금산 38경이 두루 자리하고 있어 경치가 좋고, 그리 가파른지 않은 계단식 등산로는 산책하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흙길 보다는 돌로 만들어진 길이 대부분이어서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곳은 천의 절경으로 산 이름이 지어져 알려지기까지 독특한 유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래에 따르면 조선왕조 오백년을 이룩한 이성계가 고려 후기 조선을 세울 당시 이곳 금산에서 100일 기도 끝에 조선을 세웠다.

유래에서는 100일 기도 당시 이성계가 "금산의 천의 절경에 반한 나머지 만약 내가 나라를 세우게 된다면 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겠노라” 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 사진설명 : 두개의 굴이 뚫린 쌍홍문 ]

결국 이성계의 뜻대로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워졌고, 이성계는 약조한 바대로 이 산을 비단으로 덮으려 했으나 너무도 허무맹랑하여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적에 그 모습을 보던 이성계의 책사가 비단으로 덮는 방법을 하나 알려줬으니 바로 비단 ‘금’자를 써 錦산이라 이름 짓게 했다고 유래에서는 말하고 있다.

여튼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비단으로 덮을 생각을 했을까. 헌데 직접 올라본 금산은 정말로 비단으로 덮을 만큼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딱딱한 돌길이라 성글성글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이 다소 불편했지만, 쌍홍문을 통과할 때의 시원함과 향로봉, 봉수대, 화엄봉, 좌선대 등등의 멋진 풍경과 마주했을 때만큼은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또 보리암 근처까지 오르다보면 멀리서 들려오는 스님의 염불 외는 소리는 산의 운치를 한껏 더하게 만든다.

[ 사진설명 : 음성굴 ]

금산 가는 길
남해대교를 지나 남해읍 우회도록까지 오면 삼거리에서 금산을 안내 표지판을 따라 상주 방면으로 20km 정도 이동하다보면 상주해수욕장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위치하고 있다. 광주나 순천, 광양 등지에서 남해로 들어가 남해대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따라 상주 가는 방면으로 가다보면 금산에 다다를 수 있다.

금산은…
높이는 681m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기암괴석들로 뒤덮여 있으며, 1974년 12월 28일 경상남도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됐다. 주봉(主峰)인 망대를 중심으로 왼쪽에 문장봉·대장봉·형사암, 오른쪽에 삼불암·천구암 등의 암봉(巖峰)이 솟아 있다.

산 정상에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기도처의 하나이자 쌍계사의 말사(末寺)인 보리암이 있고 그 밑에는 1977년에 해수관음보살상이 바다를 향해 세워졌다.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