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순천 낙안 금전산을 가다

순천 낙안 금전산을 가다

by 운영자 2007.10.26

돌계단을 딛고 올라보니
천의 절경이 이곳인가 하노라

한동안 아니 지금도 꾸준한 것은 일확천금의 로또열풍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때문에 유명하게 된 순천 낙안읍성의 금전산. 일명 로또산이라고도 부린다.

허나 이 산의 유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름에 따른 일확천금의 산은 아니다. 원래는 쇠 산이었으나 약 100년 전 금전산으로 바뀌었다는 속설이다. 또 한자 그대로 번역하면 금으로 된 돈 산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데, 실제 이 같은 이름이 지어진 이유는 불가에서 유래된다.
다름 아닌 부처의 뛰어난 제자들인 오백비구(혹은 오백나한) 중 금전비구에서 산 이름을 따 왔다고 이곳 ‘금강암’ 스님들은 말한다.

네이버 지식인에 따르면 이곳의 산세는 풍수가들에게도 유명하단다.
그들의 산세 풀이에 따르면 금전산은 북쪽에 옥녀봉, 동쪽 줄기에는 오봉산과 제석산, 서쪽에는 백아산이 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옥녀산발형 즉 옥녀가 장군에게 투구와 떡을 드릴 준비로 화장을 위해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풀어헤친 형상이라는 것.

꿈보다 해몽이라고 상당히 유쾌한 풀이이지 않은가.
어쨌든, 교차로가 전하는 가을 산행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순천 낙안에 금전산 산행을 떠나보기로 하자.
[사진설명 : 금전산 정상서 바라본 순천 낙안읍성 모습 ]

금전산을 오르는 산행길과 교통편은 아주 쉽다. 먼저 교통편은 광주나 광양이나 순천 그리고 그 이상의 타지역에서도 순천 낙안읍성만 찾아오면 된다. 낙안읍성 들어가는 길목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후 5분만 직진하게 되면 낙안온천이 나오는데, 바로 그곳부터가 출발점이다.

낙안온천 옆에는 아주 좋게 등산로가 나 있다. 웬만한 산악인들에게 금전산은 재미없는 산 일수도 있겠다. 땀 날만 하면 금세 정상에 와 있을 만큼 완만한 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데군데 바위로 둘러 싸여 약간 험난한 곳도 많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바위틈 사이로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순천 낙안 금전산

“바위틈 사이로 놓아진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이마에 맺히는 땀도 바위 그늘에 잠시 몸을 낮추니 시원한 바람이 금세 코끝을 스쳐간다. 산행을 떠나는 묘미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세삼 산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에 흠뻑 빠져 본다.”

바위가 만들어낸 예술
낙안 금전산은 일반 산행인들에게도 그다지 힘들지 않은 산으로 오르고 오르다 보면 곳곳에 천의 절경과 바위가 만들어 낸 예술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 산은 쉼 없이 곧장 정상까지 달려갈 수도 있다. 높이가 해발 660미터 정도이니 산을 달려 올라갔다 해도 그다지 신빙성 없는 말은 아닐지다.

실제로 이 산은 등산객이 2시간이면 아주 재밌게 천천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취재 때문에 급히 오르내렸던 왕복 시간이 고작 1시간정도였으니, 아무개 말로 표현하자면 날아갔다 왔다 해도 무방하다.

날아가듯 달려갔다 온 이 산의 가장 큰 특징은 중턱까지는 돌과 흙이 적절히 뒤섞인 등산로가 아주 정갈히 나 있고, 그 이후부터는 약간 외지면서도 깍(?)진 바위틈이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다.

산맥과 줄기가 이어진 곳
바위틈 사이로는 그동안 오르내렸던 등산객들의 흔적이 무수히 많고, 특이하게 산 숲 사이로 대나무밭이 음산한 듯 고즈넉하게 소리 내고 있었다.

특히 산 정상에는 금강암이라는 절이 있는데, 그곳에는 지공이라는 함자를 가진 약간 젊은 스님이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에게 말벗을 자청하고 있었다.

금강암 지공스님에 따르면 원래 이곳 금전산에는 뱀이 아주 많았단다. 하지만 암자가 들어서고 불공을 드려 불심으로 뱀이 전부 없어 졌다고 한다. 또 나쁜 마음을 먹으면 그 때문에 더욱더 뱀이 자주 출몰한다고 지공 스님은 전하고 있다.

금전산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는 그야말로 남해 금산 못지않았다. 절경이 아닐 수 없었다. 군데군데 바위로 이뤄진 산도 산이거니와 동서로 길게 뻗은 산맥은 등산객들에게 그야말로 인기가 아닐 수 없는 것 같았다.

아울러 금방이라도 물들 것 같은 나뭇잎들은 이제 막 온 가을을 빨리도 재촉한다. 벌써 단풍이 노랗고, 빨갛게, 예쁘게 들어 있었으니 취재만 아니었으면 기자도 독야청청 홀로 푸르러 그곳에 그만 남고 싶은 생각 간절했다.

등산로는…
금강암길 초입은 낙안읍성 사거리에서 북쪽 오공재로 857번 지방도를 따라 1.5km쯤 가노라면 길 오른쪽으로 나온다.

금전산 등산로 입구임을 알리는 팻말이 거기 서 있다. 차는 낙안온천 주차장에 주차를 하여 놓는다.

낙안온천 주차장에서 도로를 가로 질러가면 금강암 입구로 이 코스로 올라간 후 원점회귀를 하는 것이 좋고 형제바위전 우측 능선으로 성북방향 하산 길도 있다.버스 이용시는 오공재를 넘어 고개산장에서 정상을 거쳐 온천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교통편은…
어디에서 오든 순천이나 벌교에서 낙안행 버스를 타야 한다. 순천에서는 하루에 15회 운행되는 63번 시내버스를, 벌교에서는 수시로 운행되는 군내버스를 타야한다.

승용차 이용시 순천이나 주암호를 경유하거나 호남고속도로 선암사IC를 빠져나와 선암사 입구에서 왼편 도로를 따라 달리면 오공재를 넘어 낙안읍성까지 이어진다.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