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고 선운산이 그대를 잊으랴~

어느 누가 깊어져 가는 가을 문턱 앞에 단풍 다 졌다고, 겨울이 코앞이라고 했던가? 당췌(?) 모르는 말씀이다. 어찌 산을 다녀보지 않고서 날씨만을 보고 그리 말할 수 있나. 요즘 산행인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웃어 너머 갈 노릇이다.

밤낮으로 쌀쌀하여 벌써 겨울인가도 싶지만, 산에는 그야말로 가을 단풍이 초절정을 이루고 있다. 삼홍이 농익어 가을이 활활 불타고 있다는 말을 괜히 하겠는가.

특히 호남의 내금강, 봄에는 동백꽃이 여름에는 꽃무릇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다운 고창 선운산의 가을 단풍을 봤다면 아무소리 못했을 것을….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산은 가을의 마지막을 잊지 않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지레 짐작으로 가을을 점점 멀리 하고 있으니 말이다.

깊어져 가는 가을. 꽃이 진다고 선운산이 우리를 잊으랴~. 붉게 물든 선운산 가을 단풍 앞에 부끄러운 요즘이다.

아니온 듯 다녀가시옵소서

“말이 필요 없었다. 산행 도중 감탄사가 터져 나오지 않을 수도 없었다. 울긋불긋, 마치 타 들어 가듯 절정인 고창 선운산의 단풍은 산행객들의 눈과 발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가을이 점점 깊어져 요즘, 도심 거리 가로수는 물론이고 근동에 산은 온통 아름다움의 물결이다.

도심 한 가운데도 이러할 진데, 단풍 유명하다고 소문난 곳들은 또 어떠할꼬. 가을 단풍의 절정을 맛보기 위해 지난 주말께 고창 선운산에 다녀왔다. 고창 선운산은 동백꽃, 선운사 등 유명한 것으로도 그 명성이 높다.

때문에 전국 어디서든 고창을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는 않다. 잘 다듬어진 도로 위 이정표만 잘 따라가도 어지간한 길치(?) 아닌 이상 금방 갈 수 있는 곳이다.

여튼, 유명세 덕에 쉽게 찾아 갈 수 있었던 선운산은 그야말로 단풍이 초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은 단풍은 오는 11월 말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

이번 주말을 이용해 잠시 다녀와도 좋을 곳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순천이나 광양에서는 넉넉잡고 2시간 30분 거리에 있고, 광주에서는 이보다 더 가깝게 찾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水紅도 ‘일품’

선운산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정상 천마봉 낙조대까지는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水紅(수홍)이 그야말로 일품에 일품이라, 조용히 앉아 명상에 젖어 들어도 나쁘지 않다.

산 정상 천마봉이나 낙조대에서 보는 풍경은 또 어떨꼬. 기암괴석이 산 중턱 군데군데 있고 그 사이로는 울긋불긋 단풍이 만발이라,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선운산을 찾은 산행객들에게 산이 아니온 듯 다녀가란 말을 괜히 한 것이 아니다. 초절정의 아름다움으로 자칫 소란스러울 수도 있으니 산이 주는 그것을 조용히 즐기고 가란 뜻도 있겠다.

혹시라도 타들어갈 듯 아름다운 단풍을 본다면 놀라 소리 지르지 말지다. 또 아쉬워하지도 않길 바란다. 단풍이 진다고 선운산이 그대를 잊을 까닭이 없질 않은가.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

교통편
▶ 호남고속도로
① 정읍 IC ⇒ 정읍시내 반대편 도로 진입 후 1.8km 직진 ⇒ 국도 22호선과 국도 29번 도로 갈림길(주천 삼거리)⇒ 국도 22호선 주행 ⇒ 흥덕면 소재지 진입 ⇒ 흥덕 검문소 우회전 ⇒ 국도 22호선 주행 ⇒ 부안면 소재지통과 ⇒ 오산저수지⇒ 반암삼거리 우회전 ⇒2.8km 직진후 좌회전 ⇒ 선운산도립공원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