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구름사이 해넘이가 아름다운 변산 격포 채석강

구름사이 해넘이가 아름다운 변산 격포 채석강

by 운영자 2007.12.20

일몰 은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그럴싸한 배경과 어우러지며 운치있게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발품 판 곳 중 서해안 낙조 1번지 변산 채석강은 천혜의 절경을 곳곳에 품고 있어 낙조 감상 포인트로 적절한 곳이다.

이곳은 마치 수만권의 책들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절벽 너머로 지는 해가 일품이며 구름사이로 넘실대는 햇빛 물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은 연인끼리 함께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속설로도 그 명성이 꽤 높다.

하지만 그런 속설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가 되면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바로 한해를 마무리 짓고 또 한해를 시작하는 의미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다. 그냥 보는 해넘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채석강만의 천혜 절벽을 사이로 뉘엿뉘엿 지는 해는 그야말로 멋들어지기 그지없다.
12월 초 당일치기로 다녀온 변산 격포 채석강은 뺨이 에이듯 추웠다.
그 곳 주민들은 최근 2~3년 동안 년 초에 구름이 껴 해넘이가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들 했다. 찾아간 날도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해넘이만을 볼 수 있었을 뿐, 불게 불타오는 석양의 낙조는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아쉽지만, 낙조가 아름다운 곳에 2~3년간 해넘이를 볼 수 없었다기에 올해는 더욱더 기다려지는 그곳의 해넘이지 싶다.

아마도 올해 이곳의 해넘이를 본다면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 붉게 물든 그 자태 온전히 내 놓으니 행여 소원 빌고 내년을 기약한다면 이만한 행운이 또 어딨을꼬. 이번 년 말 꼭 채석강에 해넘이가 보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교차로 연말연시 해넘이 특집
천혜 절경으로의 탈출
채석강 낙조에 올 한해 소원을 빌어 보자


연인들은 두 손을 꼭 잡고, 아빠는 아기의 얼굴을 가슴팍에 묻고, 부모는 자식 생각으로 비는 소원 모든 것들이 잘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한 곳이 바로 이곳의 년 초 해넘이 정취가 아닐까.

오랜만에 예전에 가본 기억을 되짚어 찾아간 변산 격포 채석강은 여전했다. 그 뿐인가, 겹겹이 쌓여진 바윗덩어리의 절경 또한 말해 무엇하랴~.

일단 갈 길이 머니 그곳 정취 타령은 잠시 멈추기로 하고. 가는 길을 먼저 자세히 살펴보면 광주에서 채석강 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바로 갈 경우 오전 9시 40분, 10시 30분 채석강 행을 타야한다. 참고로 고속버스 이용시 반드시 사전에 전화로 버스 운행여부를 알아봐야 한다.
사람들의 인적이 비교적 드물어 시즌별로 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이다. 직통버스가 운행되지 않을 시는 광주에서 부안까지 버스로 이동, 부안에서 1시간 단위로 있는 격포 체석강 행을 타면 된다. 요금은 3천원.

순천ㆍ광양 등지에서 채석강을 찾아간다면 자가용으로는 보통 넉넉히 3시간을 잡아야 한다. 직행도로는 정읍까지 고속도로를 이용, 정읍에서 변산 채석강 30번 국도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다.

하지만 고속버스를 이용한다면 광주까지 가서 채석강행 혹은 부안행을 타고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여튼, 이래저래 물어물어 도착한 격포 채석강. 그보다 앞서 이곳을 오는 길에는 채석강 못지않은 아름다운 해변가도 있었다. 바로 새만금 갯벌 체험관이 그것이다.

물때만 잘 맞춰 들어가면 썰물시에 갯벌을 직접 만져보고 군데군데 정차돼 있는 나룻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꽤 멋들어 진다.

새만큼 갯벌체험을 하고 나니 어느덧 낙조를 볼 시간이다. 걸음을 재촉하여 이네 당도한 곳은 바로 서해안 최고의 낙조 포인트가 자리하고 있는 채석강이다. 앞서 말했듯 여전한 것은 채석강 특유의 맞바람과 겹겹이 쌓여 있는 천혜 절경.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이곳 지킴이 등대는 붉게 물든 낙조와 잘 어우러지는 배경. 한사람, 두 사람, 몇몇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벌써부터 낙조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꽤 된다.

마침 물때가 맞아 바다 안쪽까지 걸어도 보고, 연인끼리 오면 헤어진다는 속설도 깨고 애인과 함께 두 손 맞잡고 바다 맞바람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는 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멀리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 멋진 포즈로 사진도 찍어보고, 춥지만 외투를 벗어재끼고 힘껏 달려보기도 한다.

이모든 것들이 채석강 절벽 바위 틈사이로 펼쳐진다.
“먹구름아 먹구름아 제발 지나가 다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낙조를 보기 위해 애써 찾은 이곳이지만 먹구름이 잔뜩 껴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고작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바닷 맞바람에 훌쩍대면서라도 멀리 바다를 응시하고 있어도 나쁘지 않다. 겨울 바다 정취에 온전히 빠질 수만 있다면…. 모든 잊고 사는 것들을 이렇게라도 조금씩 깨우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일하는 것도 꽤 나쁘지 않기에 말이다.

[ 글ㆍ사진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