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가족과 함께하는 학습여행…남해 나비생태 공원

가족과 함께하는 학습여행…남해 나비생태 공원

by 운영자 2008.01.25

“엄마, 보세요. 배추흰나비래요.”
그렇게 길게만 느껴졌던 겨울방학도 이제 고작 열흘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마음껏 한번 놀아보지도 못하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쫓아다니기에 바쁜 아이들. 학원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두 볼과 두 손을 꽁꽁 얼게 하는 동지섣달 찬바람 때문에 보는 이의 가슴까지도 시리다.

온종일 공부공부, 지겨운 아이들을 위해 엄마ㆍ아빠의 바쁘다는 핑계는 잠시 접어두고 겨울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지.

한참 뛰어 놀고 싶고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들과 딱 어울리는 남해 나비생태 공원.

더욱이 방학숙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체험학습보고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면 가족 여행과 함께 미뤄왔던 숙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10월에 개장한 남해 나비생태 공원은 무엇보다 바깥이 아무리 추운 겨울일지라도 봄과 같이 따뜻한 전시관 안에서 나풀거리는 나비들과 함께 꽃과 초록 사이를 마음껏 거닐 수 있다.

더군다나 나비생태공원이 있는 남해 삼동면에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독일마을, 폐교를 이용해 체험공간과 전시공간이 같이 마련된 해오름 예술촌 등 하루해를 다 보내도 볼거리가 지치지 않는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장자의 꿈에 나타나 장자로 하여금 물아일체 사상을 말하게 한 호접지몽의 주인공 나비. 한없이 약해 보이지만 한 사상가로 하여금 자신의 사상을 정립할 수 있게 한 철학(?)적인 나비를 만나러 남해로 떠나보자.
[사진설명 : 나비온실내부 ]

사람도, 나비도 겨우내 움츠림을 피다
“겨울에 웬 나비?, 아빠 정말로 나비를 볼 수 있는 거야?”

“그래 홍준아, 겨울에도 나비가 날아다니는 곳이 있단다. 잠시만 있어보렴, 조금만 더 가면 나비를 볼 수 있을 거야”

남편과 아이가 신났다. 아이는 겨울에 웬 나비냐며, 남편은 길은 잘 몰라도 오랜만에 도외지로 나가는 터라 내심 들떴다.

바로 가끔 떠나는 여행은 때론 일상의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특히 방학철을 맞아 떠나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오랜만에 뭉친 가족 단합대회 같은 의미도 함께한다.
[사진설명 : 바람흔적 미술관 ]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은 광주, 순천, 광양 인근지역에 위치한 남해 나비생태공원에 가보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나비들이 많이 활동한다고 하니,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남해의 푸른 겨울바다도 구경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도 시원한 겨울바람에 맡겨보자.

바람흔적 미술관
시리게 푸른 겨울바다를 차창 밖으로 보면서 남해대교를 건너고 남해 공용터미널을 거쳐 삼동면 내산마을 내산분교에 도착하게 되면 이제 곧 나비생태공원이다.

하지만 아직 서두르지 말자. 나비생태공원에 앞서 들러야 할 곳이 한군데 더 있기 때문에. 나비생태 공원을 가기 500여m 전에 위치한 바람흔적 미술관. 내산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는 바람흔적 미술관은 이름처럼 바람의 흔적을 눈으로, 소리로 느낄 수 있다.
[사진설명 : 표본 전시실 ]
미술관 밖에 설치된 바람개비와 고즈넉한 풍경소리 덕분에 잔잔한 저수지를 바라보는 어른들은 잠깐이나마 세상의 시름을 잊고 바람따라 돌아가는 커다란 바람개비는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기한 구경거리이다. 미술관 안에 전시된 그림들 또한 아이들에게 색다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듯하다.

나비 생태공원
드디어 도착한 나비 생태공원.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에 위치한 나비생태공원은 크게 제1? 2전시실, 표본 전시실, 나비온실, 체험학습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은 나비와 곤충에 대한 생태정보를 중심으로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개괄적인 이해를 돕도록 전시되어 있고 표본전시실에는 나비는 물론 여러 곤충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비생태 공원의 인기장소는 나비온실.
[사진설명 : 체험학습실 ]

나비온실에는 실제로 여러 종류의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평상시에는 더 많은 종류의 나비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겨울이다보니 겨울철 먹이를 먹는 나비들이 주를 이룬다.

또 인공폭포며 연못?야자수 등이 여러 종류의 나비들과 함께 어울려 있어 나비들이 생태계 안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직접 볼 수 있다. 아직 먼 봄이 이곳에서는 문 앞에 와 있는 듯하다.

이 외에도 체험학습장에서는 나비생태공원에서 사육중인 나비의 너무나도 작은 알이나 꾸물꾸물 기어다니는 애벌레는 물론 나비의 우화나 산란 등도 볼 수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빛은 한없이 반짝인다. (일반인 1,000원 어린이 600원 문의전화 055-860-3778)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이지은 기자 mariantna@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