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완도 청산도 여행스케치-上

완도 청산도 여행스케치-上

by 운영자 2008.05.16

남도 봄 여행일번지를 이제야 찾다
신록 우거진 봄은 언제 봐도 아쉽다.

오월의 봄바람은 강한 햇살보다도 더 시원하다. 특히 배를 타고 맞는 봄 바닷바람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깨끗한 바다라면 찝찝함도 덜해 바다도 기분도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다. 이런 곳으로의 여행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떠날 법도 한데···.

그래서 청청해역 완도로 갔다. 완도는 수많은 섬들이 즐비하고, 특히 사극 ‘해신’ 촬영지가 유명하다. 모르긴 몰라도 다들 해신 촬영지 한번쯤은 가 봤을 것이라 사료된다. 혹자는 해신촬영으로 인해 완도의 침체된 내수경기가 되살아났다고 할 정도이다.

때문에 완도를 들어서는 초입부터 해신 촬영지에 대한 소개와 홍보가 유별났다. 완도는 청정해역의 듬직한 뒷배를 안고 관광상품으로 해신촬영지를 띄어 부(富)의 수단을 꽤한 것이다.

여튼, 완도의 청정해역을 찾아나서 봄 여행을 떠나기 전 완도가 어떤 곳인지, 알고 간다면 그 또한 여행을 하는 데 아주 좋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완도에 대한 설명을 더해봤다. 물론 이 같은 설명도 그곳 주민들로부터 전해들은 터다.

구성진 남도의 사투리는 어디를 가도 정겹지만 섬 사투리는 다소 억세다. 억샌 사투리 일절로 그곳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선 주민의 설명을 뒤로하고 청정해역의 푸른 바다 내음 물신 풍기는 완도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발견한 곳이 바로 청산도.
완도 청산도는 남도의 봄 여행지 일번지로 ‘서편제’, ‘봄의 왈츠’ ‘낚시터’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한 것이 바로 이곳 전경(사진)이다.
청산도로 향하는 길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다. 이른 새벽 완도로 향했다.

드물게 있는 배편을 이용하려면 우리지역(순천,광양)에서 2시간 남짓 완도로 가야하고, 또 그곳 배편을 봐야하겠기에 새벽 출발도 그리 빠른 출발은 아니다.

또 미리말하지만 하루 일정으로 완도의 섬을 돌기에는 다소 빠듯한 일정이니, 넉넉한 일정이 아니라면 하루 온종일 약간의 고생은 감수해야 한다.

드문 배편 맞추기 위해
드문 배편을 맞추는 것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하여 곧장 완도로 출발, 여름이 코앞인지라 새벽 5시에도 벌써 날이 밝다. 그야말로 날 밝은 밤에 떠나는 여행이다.

이윽고 완도 초입, 이곳은 지난해 해수욕장 특집 취재차 신지명사십리, 중리, 예송리, 통리해수욕장을 두루 거친 바 있으니 기자에게 낯선 곳만은 아니다.

특히나 유명한 것이 해삼, 해물전복, 미역, 김 등 청정해역의 풍부한 먹을거리와 프로골퍼 탱크 최경주 선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항간에는 최경주 선수가 골프를 잘 치게 된 이유도 청정해역의 풍부한 먹을거리를 먹고 자란 탓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래서 인지 완도항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본 것이 항 바로 앞 돌섬이다. 오색이 푸르러 이제 막 차고 오른 나뭇잎들은 행락객의 눈과 발을 멈추게 한다. 그 바로 밑 청정해역은 바닷 밑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하다.
새벽밥도 못 먹은 채, 달려 온 길이라 먼저 배편을 확인한 후 시장끼(?)가 돌아 24시 음식점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했다.

청산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 총 6번 있었는데, 그 중 9시 40분 배편을 이용해야 했다. 참고로 바닷길을 여행하는 것은 항상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날씨다. 자칫 궂은 날씨 덕에 여행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여 그곳을 찾기 전 내내 날씨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새벽녘 해오름이 변치 않아 청산도로 떠났던 온종일은 맑음이었다.

이곳의 진가를 맛보다
날씨도 맑고 주린 배도 채웠고, 이제 청산도행 선도배를 타는 일만 남았다. 헌데 ‘섬사람은 드세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도선배 앞 매표원들의 험상궂은 전라도어투에 같은 전라도 사람이지만 너무 한다 싶었다.

외지서 관광 온 사람들에게 친절함이 몸에 베여 있어야 할 터인데 어찌된 것인지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약간 ‘시정잡배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생각이 이쯤되자, 여행에 대한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본다.
흔히 여행은 몸과 마음으로 즐기기 위해 떠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허나 지금에 와서 여행은 물론 보고, 즐기고, 여유를 찾기 위함도 있지만, 이또한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보고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실제 겪어봄으로써 또하나의 여행의 의미를 곱씹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친절한 매표원, 주차요원, 완도주민들의 퉁명스럽고 우왁스런(?) 어투에 다시금 앞서 말한 관광상품으로 인해 침체된 경기가 돼 살아난 이곳이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을 되뇌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또한 여행의 일부이니, 바로 이런 느낌과 소통이 여행의 진가라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친절한 모든 것도 그리 기분 나쁘지만은 않다. 이윽고 도선배가 선착장에 도착하고 청산도로 들어가는 관광객을 태운다.

배 삯은 편도 어른 한명에 6천원 남짓, 자가용을 가지고 들어갈 시 소형승용기준 도선료가 2만 5000원이다.

도선료가 다소 부담이었지만, 완도항을 출발해 40여분만 가면 보이는 청산도를 기대하며 이내 물살을 치고 달렸다.

도선배 안에는 어림잡아 청산도로 향하는 관광객들이 백여명에 달했으며, 그들과 함께하는 자가용도 20여대나 됐다.

새벽부터 오른 여정 길은 청산도로 향하는 도선배 안에서 꿀맛 같은 단잠으로 보상받고, 이내 눈을 떠 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과도 같은 전경이 바로 청산도.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