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삼천포항 漁(어) 시장을 가다

삼천포항 漁(어) 시장을 가다

by 운영자 2008.06.13

갈매기 나는 삼천포항
그곳 漁(어) 시장을 가다


바다와 바로 인접된 곳 삼천포항. 그런 이점으로 형성된 이곳 어시장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곳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행락객들의 발길 주체할 수 없으니, 이곳은 날마다 북새통을 이룬다.

“맛도 좋고 횟감도 저렴하니, 한번 왔던 관광객들도 두 번 발길 마다할 이유없지예.”
그랬다. 바로 인접한 바다는 싱싱한 횟감을 조달하는데 큰 장점이 됐고, 산지직거래라 그 값 또한 상상외로 저렴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곳 어시장을 어시장답게 돋우는 것은 바로 어시장 바로 옆 바다가에 갈매기가 나는 풍경이다.

갈매기 소리 들어가며, 싱싱한 횟감을 즉석에서 먹는다는 것. 미식가들에게는 황홀 그 자체다. 전남동부6군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 자가용으로도 1시간 남짓 짧은 거리에 있다.
점점 날 뜨거운 날씨지만, 이번 주말에는 바닷바람도 쏘이고, 먹거리 풍부한 횟감 구경도 할 수 있게 삼천포항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삼천포항 어시장 속은
온갖 해산물로 눈이 즐겁다

말로만 듣던 삼천포항을 찾은 날은 덥지도, 그렇다고 아주 흐린 그런 날도 아니었다. 어느 나무그들에 앉아 있을라치면 살랑살랑 콧잔등 스쳐가는 초여름 바람의 운치를 느낄 수 있던 때였다.

바로 지금이 그런 때다. 물론 따가운 햇살에 맨살 드러내기 과감치 않겠지만, 그마저도 감수하지 못한다면, 여행을 갈 이유는 없겠다.

여행은 일단 나가면 고생이지만, 그 또한 기억속의 추억으로 남기에 그 어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떠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그렇게 남해대교를 넘고, 쉽게 찾아갈 수도 있었지만, 초면길이기에 더욱더 조심 운전하면 떠난 곳.
이곳은 전남 동부6군에서는 남해, 진주방면 고속도로를 타고, 사천공항 가는 곳으로 가면 된다.
이보다 한가로움과 여유를 즐기기 위해 간다면, 하동 톨게이트로 지나 남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것도 꽤 좋다.

꼬불꼬불 국도는 자칫 짜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해갈하는 것은 바로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남해바다의 풍경이다.

특히 삼천포항을 가기 위해서는 총 4개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하동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빠져 나온다면 제일 먼저 남해 대교를 건너야할 것이고, 남해읍 방향으로 약간만 가면 삼천포항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삼천포항으로 가는 길은 철사다리처럼 생긴 창선, 늑도 연육교를 2개를 건너야하고, 그 연육교를 건너면 비로소 삼천포 대교가 나온다. 삼천포 항은 삼천포 대교를 지나 약간만 가면 나오는데, 포구 옆에 어시장은 극도로 혼잡하니 차는 주차장에 놓고 어시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철 사다리 대교를 몇 개 건너 삼천포항에 도착, 제일먼저 바닷갈매기들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갈매기들은 어시장과 선창 주변을 돌면서 이곳만의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렇게 한참 어시장 바로 앞 갈매기 무리를 신기한 듯 구경하고 나면, 그다음으로 볼 것이 바로 어시장이다.
삼천포항을 빙 둘러 형성된 어시장은 남도의 여느 회센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그러나 워낙에 밀집돼 있어서 이곳을 돌아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어디서 왔어예? 지금은 꽃게가 철이라예, 금방 잡아 끊여 줄거닌까네, 어데 가지 말고 그냥 앉지 그랍니꺼. 다 돌아봐야 그집이 그집이라예, 그냥 여이서 한잔 하이소 마.”

전라도와는 또 달랐다. 말투부터가 자세히 들어야 알아먹을 수 있고, 사투리 섞인 말투에는 전라도처럼 경상도 특유의 정이 어려 있었다. 두리번두리번 사진을 찍고 다니는 필자가 손님 행삭(?)처럼 보였는지 이곳 어시장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해 온 아주머니는 철음식 꽃게를 소개해 가며, 늘 상 관광객을 대하듯 필자에게도 말을 건넨다.

“아이고 마, 젊은 사람이 와그라노. 일단 삼천포에 왔씨믄, 입맛은 봐야 할 것 아니라예? 나는 아직 마시도 못했다 아임니꺼. 내 쪼매 마 도와 주이소.”
경상도 말로 ‘마시’라하믄 우리가 흔히들 얘기하는 ‘게시’와 같은 말이다. 게시도 못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점심을 두둑이 먹고 출발한 터라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었다. 아니 먹지 않고 보고만 있어도 그냥 배불렀다.

하지만 가격을 듣고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평소 먹는 회집가격에 비해 무려 3배나 저렴했다. 그야말로 3만원만 가져도 평소 먹고 싶었던 해산물과 횟감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 부담도 전혀 없다.

그래서 살 가득 찬 꽃게탕을 주문했다. 이곳 꽃게탕은 일반 음식점과 달리 2만 5000원이면 여러 사람이 마음껏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고 저렴하다. 맛 또한 바닷가 바로 옆에서 먹으니 그 맛이 오죽하랴.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