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영암목장 ‘억새밭’
영암군 영암목장 ‘억새밭’
by 운영자 2008.10.17
뜻밖의 행운, 너무나 ‘황홀한’
시작부터 삐걱댈 때가 있다. 일출을 보러 가자고, 세상 누구보다도 먼저 맨 처음 아침 햇살을 마시고 오자고 어젯밤 일찍 잠이 들었다. 드넓은 목장에서 맞는 아침 해는 어떨까, 설레기도 했다.
갈대보다 억새보다 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마음을 첫 해를 보며 달래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 늦잠을 자고 만 것이다.
조금만 더 속도를 내면 되겠지 하고 길을 나선다. 하지만 이게 어찌된 일인지, 사위가 안개로 뿌옇다. 큰 일교차에 미세 먼지까지, 안개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침 첫 해는 이미 끝이 났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설 수는 없다. 가자!
영암 금정면 활성산 자락에는 대관령 목장 다음으로 큰 목장이 있다. 비록 운영을 하지 않아 목장이라는 이름을 살리지는 못하지만 대신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초원을 눈이 시리도록 볼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이곳은 이미 아는 사람에게는 일출 명소로 통하는 비밀스러운 곳 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내가 들은 ‘카더라’ 통신이다. 그런데 이들은 미처 몰랐던 것을 나는 가서 보고야 말았다.
‘잔잔한 가을 햇살에 하늘거리는’ 억새들의 여린 춤사위를 말이다.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은 뜻밖의, 너무도 황홀한 행운이었다.
<저녁 호수의 물빛이 억새풀빛인 걸 보니 / 가을도 깊었습니다 // 가을이 깊어지면 어머니, / 억새풀밖에 마음 둘 데가 없습니다 // 억새들도 이젠 그런 내 맘을 아는지 / 잔잔한 가을 햇살을 따서 // 하나씩 들판에 뿌리며 내 뒤를 따라오거나 / 고갯마루에 먼저 와 여린 손을 흔듭니다…> - 도종환 ‘억새’ 중에서
[글·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시작부터 삐걱댈 때가 있다. 일출을 보러 가자고, 세상 누구보다도 먼저 맨 처음 아침 햇살을 마시고 오자고 어젯밤 일찍 잠이 들었다. 드넓은 목장에서 맞는 아침 해는 어떨까, 설레기도 했다.
갈대보다 억새보다 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마음을 첫 해를 보며 달래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 늦잠을 자고 만 것이다.
조금만 더 속도를 내면 되겠지 하고 길을 나선다. 하지만 이게 어찌된 일인지, 사위가 안개로 뿌옇다. 큰 일교차에 미세 먼지까지, 안개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침 첫 해는 이미 끝이 났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설 수는 없다. 가자!
영암 금정면 활성산 자락에는 대관령 목장 다음으로 큰 목장이 있다. 비록 운영을 하지 않아 목장이라는 이름을 살리지는 못하지만 대신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초원을 눈이 시리도록 볼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이곳은 이미 아는 사람에게는 일출 명소로 통하는 비밀스러운 곳 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내가 들은 ‘카더라’ 통신이다. 그런데 이들은 미처 몰랐던 것을 나는 가서 보고야 말았다.
‘잔잔한 가을 햇살에 하늘거리는’ 억새들의 여린 춤사위를 말이다.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은 뜻밖의, 너무도 황홀한 행운이었다.
<저녁 호수의 물빛이 억새풀빛인 걸 보니 / 가을도 깊었습니다 // 가을이 깊어지면 어머니, / 억새풀밖에 마음 둘 데가 없습니다 // 억새들도 이젠 그런 내 맘을 아는지 / 잔잔한 가을 햇살을 따서 // 하나씩 들판에 뿌리며 내 뒤를 따라오거나 / 고갯마루에 먼저 와 여린 손을 흔듭니다…> - 도종환 ‘억새’ 중에서
[글·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