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가을’ 뵈러
고창 선운사 ‘가을’ 뵈러
by 운영자 2009.09.18
바람은 불었어라, 그대에게 가는 길은 좋았어라
<바람은 불었어라 꽃씨는 날렸어라 … 이런 따사로운 풍경 속에 온통 그대 생각뿐 그대 생각뿐이어라>
가을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알고 있다. 제목은 ‘6월의 꿈’이지만 들을 때마다 가을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바람이 분다. 따사로워진 햇살이 내리쬔다, 진녹색 세상이 천천히 걷히고 보드라운 가을의 색들이 산야에 내린다. 가을이다.
가을 맞는 길, 준비물은 간단하다. 엠피쓰리에 좋아하는 곡들만 따로 담고, 가벼운 운동화만 챙기면 된다.
고창 선운사는 사계절 내내 볼 것이 많은 곳. 가을도 예외가 아니가. 기다란 산책길에 오종종 핀 꽃무릇이며, 산책길 옆 계곡에 사뿐히 내려앉은 낙엽, 가을볕 내려앉은 산사…. 외로움마저 즐길 수 있는 가을, 고창으로 가을 즐기러 간다.
<바람은 불었어라 꽃씨는 날렸어라 … 이런 따사로운 풍경 속에 온통 그대 생각뿐 그대 생각뿐이어라>
가을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알고 있다. 제목은 ‘6월의 꿈’이지만 들을 때마다 가을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바람이 분다. 따사로워진 햇살이 내리쬔다, 진녹색 세상이 천천히 걷히고 보드라운 가을의 색들이 산야에 내린다. 가을이다.
가을 맞는 길, 준비물은 간단하다. 엠피쓰리에 좋아하는 곡들만 따로 담고, 가벼운 운동화만 챙기면 된다.
고창 선운사는 사계절 내내 볼 것이 많은 곳. 가을도 예외가 아니가. 기다란 산책길에 오종종 핀 꽃무릇이며, 산책길 옆 계곡에 사뿐히 내려앉은 낙엽, 가을볕 내려앉은 산사…. 외로움마저 즐길 수 있는 가을, 고창으로 가을 즐기러 간다.
외로움도 곱게 머문다
고창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하면 붉은 색이 떠오른다. 늦겨울 빠알갛게 핀 동백꽃, 초가을 오종종 무리지어 핀 다홍 꽃무릇.
‘선운사’ 하면 괜히 슬퍼진다. 흩날리며 지지 않고 송이째 ‘툭툭’ 부러지며 쓰러지는 동백꽃 탓인지, 꽃과 잎이 만나지 못 하는 꽃무릇의 슬픈 사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운사를 떠올리면 가슴이 떨린다. 그래서 자주자주 찾고 싶지만 마음만큼 잘 되지 않는 곳이다.
이 가을, 조금 외로워도 좋겠다 싶다. 그 외로움마저 즐길 수 있겠다 싶다.
고창읍에서 20㎞ 떨어진 선운사의 꽃은 두 가지다. 봄의 동백과 가을의 꽃무릇.
동백은 대웅전 뒤편 산에서 영글고, 꽃무릇은 절로 들어가는 계곡 길에 양탄자처럼 널린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생태숲 탐방로 너른 잔디에 꽃무릇이 먼저 반긴다.
고창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하면 붉은 색이 떠오른다. 늦겨울 빠알갛게 핀 동백꽃, 초가을 오종종 무리지어 핀 다홍 꽃무릇.
‘선운사’ 하면 괜히 슬퍼진다. 흩날리며 지지 않고 송이째 ‘툭툭’ 부러지며 쓰러지는 동백꽃 탓인지, 꽃과 잎이 만나지 못 하는 꽃무릇의 슬픈 사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운사를 떠올리면 가슴이 떨린다. 그래서 자주자주 찾고 싶지만 마음만큼 잘 되지 않는 곳이다.
이 가을, 조금 외로워도 좋겠다 싶다. 그 외로움마저 즐길 수 있겠다 싶다.
고창읍에서 20㎞ 떨어진 선운사의 꽃은 두 가지다. 봄의 동백과 가을의 꽃무릇.
동백은 대웅전 뒤편 산에서 영글고, 꽃무릇은 절로 들어가는 계곡 길에 양탄자처럼 널린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생태숲 탐방로 너른 잔디에 꽃무릇이 먼저 반긴다.
가느다란 꽃줄기에 큼직하게 핀 꽃무릇은 멀리서 보면 위태로워 보인다. 혹 동백꽃처럼 ‘툭’ 부러져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가까이 찬찬히 보면, 동그란 눈에 길게 뻗은 아기의 속눈썹처럼 가는 꽃잎이 이어진다. 벌써 꽃무릇 뵈러 온 사람들로 생태숲이 북적인다.
돗자리를 준비한 ‘아줌마’들은 나무 그늘 아래 여유롭게 앉고 또 누워 꽃무릇과 어울린다.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도 분주하다.
선운사 오르는 길 내내 꽃무릇과 만날 수 있다. 계곡 너머 꽃무릇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꽃무릇 보호를 위해 줄로 울타리를 해두었지만 꽃무릇 뵙기에 부족함은 없다.
하지만 가까이 찬찬히 보면, 동그란 눈에 길게 뻗은 아기의 속눈썹처럼 가는 꽃잎이 이어진다. 벌써 꽃무릇 뵈러 온 사람들로 생태숲이 북적인다.
돗자리를 준비한 ‘아줌마’들은 나무 그늘 아래 여유롭게 앉고 또 누워 꽃무릇과 어울린다.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도 분주하다.
선운사 오르는 길 내내 꽃무릇과 만날 수 있다. 계곡 너머 꽃무릇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꽃무릇 보호를 위해 줄로 울타리를 해두었지만 꽃무릇 뵙기에 부족함은 없다.
선운사 경내로 들어선다.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헌데 대웅전 앞으로 색색의 등이 걸렸다. ‘소원등’이다. 소원 글귀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건강, 합격, 출산 등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원들이 가을바람에 나부낀다. 선운사 주변으로 꽃무릇이 피었지만 진짜 아름다운 꽃은 이 소원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나를 위하지 않고 가족, 친구 다른 이를 위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꽃 말이다.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울창한 수림과 계곡이 있어 언제나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느릿느릿 급한 오르막이 없는 길은 힘듦이 없다.
숲은 햇볕을 가려주고 개울물은 사람 마음을 달랜다. 그 개울 위로는 나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신라 진흥왕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진흥굴과 천연기념물 제354호로 지정된 장사송을 지나면 어느덧 도솔암이 내려다보고 있다.
선운산 천마봉 바로 밑에 자리 잡은 도솔암은 고즈넉하다. 선운사에서 대략 3.5㎞ 떨어져 등산객을 제외하고는 찾는 이도 별로 없다. 스님의 염불 소리만 새어나온다. 더 오르면 내원궁, 그 건너는 천마봉이다.
그곳을 조금 더 지나면 낙조대가 보인다. 낙조대에서 보는 노을이 아름답다. 칠산 앞바다를 뻘겋게 물들이며 서서히 내려앉는 태양은 삶의 덧없음마저 느끼게 한다.
선운사, 가을 외로움이 이렇게 이어진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지도를 클릭하시면 더욱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선운사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500번지 | 063) 561-1422-1418(종무소)
선운사 홈페이지 (http://www.seonunsa.org)
건강, 합격, 출산 등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원들이 가을바람에 나부낀다. 선운사 주변으로 꽃무릇이 피었지만 진짜 아름다운 꽃은 이 소원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나를 위하지 않고 가족, 친구 다른 이를 위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꽃 말이다.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울창한 수림과 계곡이 있어 언제나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느릿느릿 급한 오르막이 없는 길은 힘듦이 없다.
숲은 햇볕을 가려주고 개울물은 사람 마음을 달랜다. 그 개울 위로는 나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신라 진흥왕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진흥굴과 천연기념물 제354호로 지정된 장사송을 지나면 어느덧 도솔암이 내려다보고 있다.
선운산 천마봉 바로 밑에 자리 잡은 도솔암은 고즈넉하다. 선운사에서 대략 3.5㎞ 떨어져 등산객을 제외하고는 찾는 이도 별로 없다. 스님의 염불 소리만 새어나온다. 더 오르면 내원궁, 그 건너는 천마봉이다.
그곳을 조금 더 지나면 낙조대가 보인다. 낙조대에서 보는 노을이 아름답다. 칠산 앞바다를 뻘겋게 물들이며 서서히 내려앉는 태양은 삶의 덧없음마저 느끼게 한다.
선운사, 가을 외로움이 이렇게 이어진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지도를 클릭하시면 더욱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선운사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500번지 | 063) 561-1422-1418(종무소)
선운사 홈페이지 (http://www.seonun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