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두륜산의 가을
해남 두륜산의 가을
by 운영자 2011.11.04
찬찬히 오르며 느끼는 게으른 행복
해남 두륜산을 가겠다, 맘먹은 것은 순전히 ‘케이블카’ 때문이었다. 힘들다 싶으면 냉큼 케이블카를 타야지 했다. 헌데, ‘덩치 값 못하는 약골’에 ‘저질 체력’이라 놀림 받는 기자도 올랐다. 케이블카에 의지해서가 아닌 두 발로.
두륜산은 땀을 뻘뻘뻘 흘리며 힘겹게 오르지 않아도 되는 산이다. 초행자라도 실신 지경까지 가지 않고, 즐기며 오를 수 있는 산.
가을 산을 보고 싶지만 저질 체력에 엄두가 나지 않는 이들이라면 해남 두륜산을 권한다. 찬찬히 걸으며 가을 산을 ‘옴싹’ 가슴에 담아올 수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 억새는 물론이고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 서남해의 올망졸망한 섬들, 장엄한 바위와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까지 모두 두 발로 ‘오른’ 자의 몫이다.
“와, 가을 멋진데!”
억새ㆍ단풍ㆍ바람 … 가을, 해남 두륜산
두륜산은 땀을 뻘뻘뻘 흘리며 힘겹게 오르지 않아도 되는 산이다. 초행자라도 실신 지경까지 가지 않고, 즐기며 오를 수 있는 산.
가을 산을 보고 싶지만 저질 체력에 엄두가 나지 않는 이들이라면 해남 두륜산을 권한다. 찬찬히 걸으며 가을 산을 ‘옴싹’ 가슴에 담아올 수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 억새는 물론이고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 서남해의 올망졸망한 섬들, 장엄한 바위와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까지 모두 두 발로 ‘오른’ 자의 몫이다.
“와, 가을 멋진데!”
억새ㆍ단풍ㆍ바람 … 가을, 해남 두륜산
계절을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겨울이 오나 싶게 춥다가 다시 봄이 오는 듯 한낮은 덥다.
바람이 선선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나저나 하늘 빛 한번 곱다. 이런 날은 ‘콧바람’ 좀 쐬야 직성이 풀린다.
게으른 이들도 저 파아란 하늘 빛을 보면 누구나 궁둥이가 들썩들썩.
해남 두륜산은 산 가운데서도 조금 편하게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그러면서도 가을의 정취는 고루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서면 서남해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오르는 동안에는 억새와 건강한 나무들을, 물들어가는 단풍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바람이 선선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나저나 하늘 빛 한번 곱다. 이런 날은 ‘콧바람’ 좀 쐬야 직성이 풀린다.
게으른 이들도 저 파아란 하늘 빛을 보면 누구나 궁둥이가 들썩들썩.
해남 두륜산은 산 가운데서도 조금 편하게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그러면서도 가을의 정취는 고루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서면 서남해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오르는 동안에는 억새와 건강한 나무들을, 물들어가는 단풍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해남군 삼산면과 북일면 등의 경계에 자리한 두륜산의 높이는 해발 703m. 산꼭대기가 바퀴처럼 둥글게 생겼다고 해서 두륜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백두산(白頭山)과 중국 곤륜산((昆崙山)에서 한 자씩을 따서 ‘두륜산’(頭崙山)이 됐다는 소리도 있다. 두륜산은 8개 봉우리로 이뤄진다.
정상인 가련봉(703m)을 비롯해 두륜봉(630m), 연화봉(613m), 고계봉(638), 노승봉(능허대·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의 능선이 둥근 원형으로 이어져 분지를 이루고 있다.
두륜산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면 대흥사다. 진입로가 긴데, 이 모습이 또 장관이다.
아홉 굽이 숲길이라고 해서 ‘구림구곡(九林九曲)’이라 불리는 이 길은 2㎞에 걸쳐 측백나무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말 잘 왔구나’ 하는 감탄사가 터진다. 울창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맑은 기운에 기분은 더 좋아진다.
대흥사 코앞까지는 차로 갈 수 있지만 유유자적 숲길을 걷기를 권한다. 또, 한창 단풍철에는 차가 ‘꽉꽉’ 막혀 애당초 주차장에 차를 두고 오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두륜산은 불교계에서 영산으로 친다. 산 이름에 ‘윤회’(輪廻)를 암시하는 ‘바퀴 륜’(輪) 자가 들어 있어 더욱 그렇다.
고려 때까지 100개가 넘는 사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흥사, 관음암, 청신암 등이 남아 있다.
신라 때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대흥사는 손꼽히는 대가람이다.
서산대사도 이곳에 머무르며 법력을 과시했다고 전하고 초의선사는 40여년간 도를 닦으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와 어울렸다고 한다.
대흥사에서 눈여겨 볼 것이 당우에 걸린 편액. 무량수각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고 표충사는 정조대왕, 대웅보전은 이광사, 가허루는 이삼만의 글씨다.
하지만 백두산(白頭山)과 중국 곤륜산((昆崙山)에서 한 자씩을 따서 ‘두륜산’(頭崙山)이 됐다는 소리도 있다. 두륜산은 8개 봉우리로 이뤄진다.
정상인 가련봉(703m)을 비롯해 두륜봉(630m), 연화봉(613m), 고계봉(638), 노승봉(능허대·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의 능선이 둥근 원형으로 이어져 분지를 이루고 있다.
두륜산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면 대흥사다. 진입로가 긴데, 이 모습이 또 장관이다.
아홉 굽이 숲길이라고 해서 ‘구림구곡(九林九曲)’이라 불리는 이 길은 2㎞에 걸쳐 측백나무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말 잘 왔구나’ 하는 감탄사가 터진다. 울창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맑은 기운에 기분은 더 좋아진다.
대흥사 코앞까지는 차로 갈 수 있지만 유유자적 숲길을 걷기를 권한다. 또, 한창 단풍철에는 차가 ‘꽉꽉’ 막혀 애당초 주차장에 차를 두고 오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두륜산은 불교계에서 영산으로 친다. 산 이름에 ‘윤회’(輪廻)를 암시하는 ‘바퀴 륜’(輪) 자가 들어 있어 더욱 그렇다.
고려 때까지 100개가 넘는 사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흥사, 관음암, 청신암 등이 남아 있다.
신라 때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대흥사는 손꼽히는 대가람이다.
서산대사도 이곳에 머무르며 법력을 과시했다고 전하고 초의선사는 40여년간 도를 닦으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와 어울렸다고 한다.
대흥사에서 눈여겨 볼 것이 당우에 걸린 편액. 무량수각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고 표충사는 정조대왕, 대웅보전은 이광사, 가허루는 이삼만의 글씨다.
두륜산 산행은 2가지. 등반로를 따라가는 것과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계봉에 올라 하산길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산행 코스는 대부분 대흥사에서 출발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빙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가장 알려진 길은 대흥사~북암~만일암터~헬기장~두륜봉~진불암~대흥사 코스. 7㎞로 3시간쯤 걸린다. 제1봉인 가련봉을 다녀오는 대흥사~만일암터~두륜봉~가련봉~노승봉~북암~대흥사 코스(10㎞, 4~5시간)도 있는데, 암벽이 많은 두륜봉~노승봉 구간은 초보자가 가기에 힘들다.
초보자답게, 3시간 코스를 택했다.
산은 울창하다. 한여름이었다면 빛 한 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뭇잎이 무성했을 듯하다.
때문에 옷을 좀 넉넉하게 챙길 것. 쌀쌀하다 느껴질 수도 있다.
산은 다른 사람들 말처럼 매우 쉬운 편은 아니다. 급경사의 자갈길을 지나면 큰 바위가 나오는 등 역시 산은 산이다.
하지만 등산객들 사이에서 쉽게 어린이들을 찾을 수 있는 것을 보니 체력 탓에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지 싶다.
멀리서 한 줄기 빛이 비친다. 빛을 따라가니 탁 트인 너른 들판, 하얀 억새꽃이 넓게 펼쳐진 만일암터가 나타난다.
가장 알려진 길은 대흥사~북암~만일암터~헬기장~두륜봉~진불암~대흥사 코스. 7㎞로 3시간쯤 걸린다. 제1봉인 가련봉을 다녀오는 대흥사~만일암터~두륜봉~가련봉~노승봉~북암~대흥사 코스(10㎞, 4~5시간)도 있는데, 암벽이 많은 두륜봉~노승봉 구간은 초보자가 가기에 힘들다.
초보자답게, 3시간 코스를 택했다.
산은 울창하다. 한여름이었다면 빛 한 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뭇잎이 무성했을 듯하다.
때문에 옷을 좀 넉넉하게 챙길 것. 쌀쌀하다 느껴질 수도 있다.
산은 다른 사람들 말처럼 매우 쉬운 편은 아니다. 급경사의 자갈길을 지나면 큰 바위가 나오는 등 역시 산은 산이다.
하지만 등산객들 사이에서 쉽게 어린이들을 찾을 수 있는 것을 보니 체력 탓에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지 싶다.
멀리서 한 줄기 빛이 비친다. 빛을 따라가니 탁 트인 너른 들판, 하얀 억새꽃이 넓게 펼쳐진 만일암터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억새 장관에 잠시 멈춰서 숨을 돌리기도 하고, 삼삼오오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앞으로는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에는 두륜봉, 왼쪽에는 가련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억새로 기분 좋은 샤워를 하며 기운을 충전했다면 다시 걷자.
가을철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능허대~두륜봉’ 사이 풍광은 두륜산의 ‘제1경’으로 꼽힌다.
두륜봉은 길이 50m가량의 타원형 반석으로 이뤄져 있어 쉼터이자 전망대로 이름 높다.
바람이 시원하다. 어느새 해도 그 기운을 잃었다. 가방 안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바라본다.
발 아래 논밭과 섬들은 손톱만큼이나 작다. 벌겋게 달아오른 뺨은 선선한 바람에 이내 가라앉았다. 바람과 나무와 하늘, 어느새 가슴은 가을로 가득 찼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앞으로는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에는 두륜봉, 왼쪽에는 가련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억새로 기분 좋은 샤워를 하며 기운을 충전했다면 다시 걷자.
가을철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능허대~두륜봉’ 사이 풍광은 두륜산의 ‘제1경’으로 꼽힌다.
두륜봉은 길이 50m가량의 타원형 반석으로 이뤄져 있어 쉼터이자 전망대로 이름 높다.
바람이 시원하다. 어느새 해도 그 기운을 잃었다. 가방 안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바라본다.
발 아래 논밭과 섬들은 손톱만큼이나 작다. 벌겋게 달아오른 뺨은 선선한 바람에 이내 가라앉았다. 바람과 나무와 하늘, 어느새 가슴은 가을로 가득 찼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