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군산 ‘새만금에서 펼쳐지는 철새와의 동행’

군산 ‘새만금에서 펼쳐지는 철새와의 동행’

by 운영자 2011.11.18


겨울 몰고 온 ‘철새’

입동(立冬)이 지난 지 어느새 열흘이 넘어간다. 따뜻했다 추웠다 들쭉날쭉한 날씨 때문에 조금 헷갈리기는 했지만, 절기로 입동이 지났으니 겨울이다.

사람보다 더 예민한 것이 동물인 모양이다. 자연은 속임이 없는 법. 때를 알고 날아든 겨울 철새들이 군산 금강호에 새까맣게, 새하얗게 몰려들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물 반 철새 반’이다.

금강호에 도래하는 철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큰고니, 개리,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하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의 오리류, 재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등. 겨울 혹한을 피해 이곳에 찾아든 철새는 250여종. 하루 관찰되는 개체수만 40여만마리다.

파란 하늘 아래 새하얀 털이 눈부시고 붉은 노을 위를 건너가는 철새들의 몸짓은 아름답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진 철새들의 날갯짓은 아름다운 한편의 영상이다. 겨울이다. 춥다고만 꽁꽁 싸매지 말고 탐조 여행에 나서보자.

“쉿! 철새가 놀라 도망간다고요”
군산 금강하굿둑 아름다운 철새의 비행
세상에서 가장 욕심 없는 농부들이 군산 금강하굿둑에 산다. 더 많이 거두기 위해 농약을 하는 대신 더 건강한 것을 위해 일일이 풀을 뽑는다. 열심히 지은 것들은 새들이 다 먹어버릴까 걱정해 허수아비를 세워두지도 않는다. 이 밭에는 반짝반짝 햇볕에 반사돼 새들의 눈을 혼란시킬 장치 하나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부가 이곳 군산 금강하굿둑에 있다. 곡식이 노랗게 익어도 좀처럼 수확을 하지 않는다. 다른 논밭은 수확이 끝나 휑하게 빌 때까지도 이들은 곡식을 거두어 집에 가져가려 하지 않는다.

사연을 모르고 보면 이들은 참 이상한 농부다. 하지만 그 사연을 알고 보면 흐뭇해진다.

전북과 충남을 잇는 금강 하굿둑 ‘십자들녘’에서 자라난 보리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이곳을 찾는 철새들의 몫이다.

십자들녘 면적은 약 220㏊. 200여 농가가 농사를 짓고 있다. 이것은 군산시가 2002년부터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군산시가 농민들에게 영농비를 보상해 주고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 철새들의 먹이를 마련해준다.

철새를 위한 살뜰한 마음이 10여년 가까이 이어지는 이곳에서 올해로 8번째 ‘세계철새축제’를 연다.

◇ 국내 3대 철새도래지 금강하구
가창오리의 대표적 월동지인 군산 금강호. 이곳은 국제적보호종 가창오리(Baikal Teal) 수십만 마리가 펼치는 화려한 군무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할 수 있어 전 세계 조류학계의 중요한 관심 지역 가운데 하나다.
금강호에는 전 세계적으로 생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가창오리를 비롯 큰고니, 개리,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등의 천연기념물과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의 오리류, 재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등의 갈매기들이 10월 중순부터 찾아와 겨울을 보내고 3월 초에 번식지인 시베리아 지역으로 이동한다. 금강 하굿둑 일원은 국내 3대 철새도래지다. 가창오리, 청둥오리, 기러기 등 수십만마리의 철새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군무는 황홀하다.

때가 되면 왔다가 이동하는 새를 철새라고 부르지만, 철새도래지가 형성되는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만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굳건해야 철새들도 오래도록 찾는 것.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적색목록’에 등재돼 있는 가창오리의 최대 월동지다.

큰고니와 개리,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오리류와 재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등….

금강하구 유부도는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제326호)의 세계적인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옥도면 어청도는 서해안을 통과하는 이동성 조류의 중요한 기착지다. 이 때문에 어청도를 찾는 철새 탐방객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금강 하굿둑 주변에는 철새조망대가 있다. 군산시가 전국 최대 규모로 설치한 탐조 전문 시설이다. 조망대 외에 철새 신체탐험관, 부화체험관, 조류공원, 동물마을 등이 조성돼 있어 철새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 세계 철새축제 팡파르

국내 대표적인 자연생태축제로 평가받고 있는 ‘군산세계철새축제’가 5일간의 일정으로 오는 16일, 전북 군산시 철새조망대에서 개막했다.

‘수십만 마리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와 함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이란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금강철새조망대를 비롯 금강호 일원과 군산시 전역에서 다양한 철새탐조 및 문화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 축제의 주무대인 금강철새조망대는 먼 길을 날아와 지친 날개를 쉬는 철새들의 휴식처인 금강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조망대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지하 1층, 지상 11층)의 철새전문 전시시설로 조성돼 있다. 또 부대시설로 철새신체탐험관, 부화체험관, 조류공원, 동물마을, 탐조회랑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해설자의 설명을 곁들이며 금강호의 철새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탐조투어 행사. 탐조투어는 가족 단위로 금강의 철새들을 관찰하고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축제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주말 탐조투어는 내년 2월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관람객들의 체험프로그램 다양하다. 특히 국립중앙과학관 과학체험, 군산기상대 기상프로그램 체험전 등 재미있게 ‘배우는’ 축제가 눈길을 끈다.

또 아름다운 자연에서 철새와 함께 하룻밤을 즐길 수 있는 '버드 오토캠프' 코너를 신설, 캠핑카에서 숙박을 하고 새벽 물안개 사이로 철새들이 날아드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된 큰고니가 수면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광경은 두고두고 추억이 될 터다.
또한 철새 그림 그리기 대회, 철새 백일장 대회, 철새 골든벨 행사 등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2011 군산세계철새축제’는 군산시와 철새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문화재청, 전라북도와 전라북도교육청,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한국조류학회가 공동 후원한다.

군산세계철새축제에 대한 프로그램 등 자세한 사항은 철새조망대 홈페이지(www.gmbo.kr), 군산시 철새생태관리과 ☎063-453-7213로 연락하면 된다.

금강 철새조망대는 9일 "국내 최대의 겨울철새도래지로 부상한 금강호에 겨울철새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장거리 여행으로 인해 손실된 체력의 보충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철새 탐조, 이것만은 주의!
아름다운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조심해야 할 일들이 있다. 자칫 철새들의 휴식을 방해할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다.

철새들을 관찰할 때는 철새들에게 방해가 되는 소음이나 행동,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거나 향이 진한 화장 등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철새들이 놀라서 갑자기 비행을 시작할 경우 오랜 시간동안 먹이를 먹어서 보충한 에너지를 순식간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방해요인이 지속될 경우 월동지를 옮겨갈 수도 있다.

철새를 만나 반갑겠지만, 과도한 친한 척은 금물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