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대봉감마을을 걷다
하동 대봉감마을을 걷다
by 운영자 2011.11.25
달착지근 대봉감 ‘주렁주렁’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진주황빛 홍시에 눈이 멈춘다. 홈쇼핑 채널에서는 양손으로 홍시를 잡고 반으로 가른다. 껍질보다 더 진한 주황색 살에 자르르 윤기가 돈다.
“와, 진짜 맛있겠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손은 이미 ‘08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누르고 있다. 쓸쓸하고 추운데도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가 좋은 까닭은 ‘홍시’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광에서 꺼내주던 홍시. 뜨끈한 아랫목 이불 안에서 숟가락으로 ‘야무지게’ 파먹던 홍시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할머니는 오물오물 홍시를 먹는 손녀 곁에 앉아, 홍시를 흘릴까 껍질을 까주고 곁에 새하얀 가재수건을 두고 홍시가 묻은 입을 닦아준다.
하동 악양의 대봉감마을은 ‘홍시’로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 감나무 가지마다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더욱 쌀쌀해진 날씨 탓에 수확하는 농부의 손도 바빠진다.
시원하고 달콤하고 쫀득한 홍시, 뜨끈한 녹차 한잔
하동 악양면 대봉감ㆍ녹차
“와, 진짜 맛있겠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손은 이미 ‘08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누르고 있다. 쓸쓸하고 추운데도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가 좋은 까닭은 ‘홍시’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광에서 꺼내주던 홍시. 뜨끈한 아랫목 이불 안에서 숟가락으로 ‘야무지게’ 파먹던 홍시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할머니는 오물오물 홍시를 먹는 손녀 곁에 앉아, 홍시를 흘릴까 껍질을 까주고 곁에 새하얀 가재수건을 두고 홍시가 묻은 입을 닦아준다.
하동 악양의 대봉감마을은 ‘홍시’로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 감나무 가지마다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더욱 쌀쌀해진 날씨 탓에 수확하는 농부의 손도 바빠진다.
시원하고 달콤하고 쫀득한 홍시, 뜨끈한 녹차 한잔
하동 악양면 대봉감ㆍ녹차
알고 나선 것은 아니었다. 하동에 대봉감이 유명하다는 것도, 축제가 열리는 것도, 대봉감마을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저 조금 답답해 나선 길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났다.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영근 홍시를. 도심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뱅글뱅글 돌다보니 그렇게 흐드러지게, 나뭇가지가 찢어지도록 열린 감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하동은 감이 유명한 곳. 특히 지리산 끝자락의 하동 악양은 대봉감이 유명하다.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하동 악양 대봉감마을은 지리산 구제봉과 이어진 아미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일제시대 때 지질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감나무를 키우기에 가장 환경이 좋은 곳으로 지정됐다. 이때부터 대봉감나무를 심어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나무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마을에는 온통 감나무 천지다. 집 안, 골목, 텃밭, 뒷산 어느 곳에 눈을 둬도 동그란 감이 주렁주렁 눈에 걸린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낮은 곳은 손으로, 높은 곳은 장대로 감을 딴다. 혹 감이 터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손은 빠르다. 하지만 감은 통실통실 제 모양을 그대로 지킨다. 노련함과 능숙함 덕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하동은 감이 유명한 곳. 특히 지리산 끝자락의 하동 악양은 대봉감이 유명하다.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하동 악양 대봉감마을은 지리산 구제봉과 이어진 아미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일제시대 때 지질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감나무를 키우기에 가장 환경이 좋은 곳으로 지정됐다. 이때부터 대봉감나무를 심어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나무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마을에는 온통 감나무 천지다. 집 안, 골목, 텃밭, 뒷산 어느 곳에 눈을 둬도 동그란 감이 주렁주렁 눈에 걸린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낮은 곳은 손으로, 높은 곳은 장대로 감을 딴다. 혹 감이 터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손은 빠르다. 하지만 감은 통실통실 제 모양을 그대로 지킨다. 노련함과 능숙함 덕이다.
대봉감 하나를 맛본다. 홈쇼핑 채널에서 본 것처럼 양손으로 감을 잡고 확 벌려본다. 텔레비전의 그것보다 훨씬 더 진하고 생동감 있는 감 속살. 한 입 베어 문다. 짤깃짤깃 씹히는 감씨 부분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살. 달고 찐득하다.
하동 악양 대봉감의 당도는 알아줄 정도. 24~30도에 달하는 당도는 과일 중에서 가장 높고전국 대봉감 중에서도 으뜸이란다.
하동 악양의 대봉감이 유명한 까닭은 타고난 자연환경 덕. 우선 해가 고루고루 잘 비쳐야 한다.
여는 농산물이다 그렇겠지만 해를 골고루 받은 감은 튼실하고 과육이 탄탄하다.
아침이슬에 해가 내리쬐면 감의 주홍빛은 더 맛있게 익는다. 또 땅의 물이 잘 빠져야 한다.
같은 감나무라도 이곳, 악양 축지리의 땅에서 자란 것은 맛이 다르다. 대봉감마을은 2005년 정보화마을로 지정, 홈페이지를 통해 마을의 특산물을 판매한다.
하지만 올해 대봉감은 이미 품절. 대봉감으로 만든 곶감도 상품과 특품은 이미 품절됐다. 그 맛이 얼마나 소문이 자자한지 알겠다.
이곳은 또 쌀도 유명하다. 황금들판으로 불리는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되는 쌀 맛도 유별나다. 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매실, 취나물, 밤, 녹차 등 품질 좋은 특산물이 그득하다. 특산물을 이용한 체험거리도 있다.
봄에는 고사리와 녹차, 여름에는 매실과 취나물, 가을에는 대봉감 등의 농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섬진강에서는 채첩 잡기, 나룻배 타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하동 악양 대봉감의 당도는 알아줄 정도. 24~30도에 달하는 당도는 과일 중에서 가장 높고전국 대봉감 중에서도 으뜸이란다.
하동 악양의 대봉감이 유명한 까닭은 타고난 자연환경 덕. 우선 해가 고루고루 잘 비쳐야 한다.
여는 농산물이다 그렇겠지만 해를 골고루 받은 감은 튼실하고 과육이 탄탄하다.
아침이슬에 해가 내리쬐면 감의 주홍빛은 더 맛있게 익는다. 또 땅의 물이 잘 빠져야 한다.
같은 감나무라도 이곳, 악양 축지리의 땅에서 자란 것은 맛이 다르다. 대봉감마을은 2005년 정보화마을로 지정, 홈페이지를 통해 마을의 특산물을 판매한다.
하지만 올해 대봉감은 이미 품절. 대봉감으로 만든 곶감도 상품과 특품은 이미 품절됐다. 그 맛이 얼마나 소문이 자자한지 알겠다.
이곳은 또 쌀도 유명하다. 황금들판으로 불리는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되는 쌀 맛도 유별나다. 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매실, 취나물, 밤, 녹차 등 품질 좋은 특산물이 그득하다. 특산물을 이용한 체험거리도 있다.
봄에는 고사리와 녹차, 여름에는 매실과 취나물, 가을에는 대봉감 등의 농촌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섬진강에서는 채첩 잡기, 나룻배 타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대봉감마을인 축지리는 대축마을과 소축마을로 나뉘는데 대축마을 뒷산 아미산에 큰 바위를 뚫고 자란 축지리 소나무는 높이 12m, 둘레 3.2m로 600년 이상 된 수명과 그 형상으로 마을의 명소. 축지리의 소나무는 ‘문암송(文巖松)’이라 불린다.
문암송은 경상남도지정 기념물에서 2008년 천연기념물로 제491호로 지정됐다. 문암송은 큰 바위 위에 뿌리를 박고 자라서 바위를 둘로 쪼갠 듯 하며 전면에서 보면 마치 양 옆에 바위를 끼고 편평한 바위 위에 걸터앉아 세상사와 악양 들판의 역사를 관조하는 신선의 모습으로 기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과거 이곳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봄이면 귀신을 쫓아내는 제사를 나무 밑에서 지내고 하루 종일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고 전한다.
문암송을 옆에 끼고 바라다보면 넓은 악양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악양에 왔다면 녹차도 마시고 갈 일이다. 하동 악양 평사리공원 부근에는 ‘매암차문화박물관’이 있다. 문을 들어서면 소담스레 차밭이 펼쳐진다. 늘 너른 차밭만 익숙한 눈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소박한 멋이 있다.
과거 이곳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봄이면 귀신을 쫓아내는 제사를 나무 밑에서 지내고 하루 종일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고 전한다.
문암송을 옆에 끼고 바라다보면 넓은 악양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악양에 왔다면 녹차도 마시고 갈 일이다. 하동 악양 평사리공원 부근에는 ‘매암차문화박물관’이 있다. 문을 들어서면 소담스레 차밭이 펼쳐진다. 늘 너른 차밭만 익숙한 눈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소박한 멋이 있다.
일제시대 때 지어져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 안에는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시대와 관련된 차 유물들을 전시하고 차와 관련된 의미,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해두었다.
차밭 한편에는 매암 다방이 있다. 주인 없는 다방인 이곳은 손님이 알아서 차를 마시고 마셨던 찻값을 두고 가면 된다.
대봉감마을에서 몇 개 가져온 홍시를 꺼내, 녹차와 함께 마신다. 지금 악양은 달콤한 홍시와 녹차의 어울림이 향긋하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
대봉감마을에서 몇 개 가져온 홍시를 꺼내, 녹차와 함께 마신다. 지금 악양은 달콤한 홍시와 녹차의 어울림이 향긋하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