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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by 운영자 2012.08.14


전라북도 완주 고산면 ‘무궁화 테마식물원’

내일은 67번째를 맞는 광복절이다. 올해 광복절은 며칠 전 끝난 런던올림픽 탓인지 그저 ‘쉬는 날’로만 생각이 들지 않는다. 67년 전 그날이, 그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평소 벚꽃을 나무라지 않았다. ‘왜 하필 벚꽃이냐’ 딴죽을 걸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천에 핀 봄 벚꽃을 좋아하고 곧잘 꽃나들이에 나섰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왜 하필 벚꽃이냐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벚꽃처럼 무궁화도, 우리나라 꽃 무궁화도 예뻐하고 좋아하고 귀하게 여겼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축구 한일전을 볼 때만 우리나라 이겨라, 일본 져라 목이 터져라 응원 말고 평소 무심코 지나치는 무궁화에 눈길 한번 더 주시라.
■ 우리나라 최대의 나라꽃 식물원, 전북 완주 ‘무궁화테마식물원’
화려하게 눈길을 끄는 장미꽃과는 다른 검소하지만 은은한 매력을 지닌 무궁화. 지금의 우리에게는 ‘나라꽃’ 정도로만 알고 지나치는 무궁화는 조선시대 과거에 급제한 이들에게 임금이 하사하는 ‘어사화’에 보라·다홍·노란색의 무궁화관을 머리에 올렸다고 한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영예로운 훈장도 ‘무궁화 대훈장’이다.

일제시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일본은 무궁화를 각종 잔병이 발생하는 좋지 않은 꽃이라며 전국적으로 뽑아 버렸다. 그러나 밟는다고 그저 주저앉는 우리 민족이 아니듯 무궁화도 그 핍박 속에 다시 살아남아 이 폭염 속에서도 아름답게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8월, 지천을 물들인 무궁화를 찾아 선조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찾아 떠난다.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고산자연휴양림 입구 바로 왼편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무궁화식물원이 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이곳은 무궁화를 테마로 한 우리나라 최대의 나라꽃 식물원. 국내 자생종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개발된 신품종까지 180종의 무궁화를 만날 수 있다. 그 면적만도 11만3435㎡(3만4314평)에 달한다.

식물원에는 무궁화동산, 무궁화 전시 박물관, 세계 나라꽃 전시관, 자생식물원 등이 자리 잡았다. 무궁화동산은 소나무 등 교목류 32종 1286본, 무궁화 등 관목류 44종, 복수초 등 초본류 27종까지 총 11만8908본이 심겨 있다.

무궁화 전시·박물관은 1만3860㎡ 규모다. 무궁화 화계, 무궁화 품종원, 세계의 정원, 식물원(온실) 등이 있어 무궁화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칠보(붉은색 꽃잎에 붉은 단심이 있는 홍단심계), 선덕(흰색 꽃잎에 붉은 단심이 있는 백단심계), 개량단심 등 180여종의 무궁화 품종을 볼 수 있고 무궁화 관련 지도, 자수, 그림, 화폐, 역사자료 등도 전시됐다.

2층에는 세계 나라꽃과 무궁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자생식물원은 수초를 비롯해 금낭화, 우산나물, 원추리, 관중 등 100종의 초화류를 자랑한다.

이곳이 더 좋은 까닭은 수많은 무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공원에 산책 나오듯 여유롭게 나들이 올 수 있다는 것. 답답한 실내가 아닌 툭 트인 곳에 자리한 덕에 간단한 소풍도 가능하다.

<꽃밭에 핀 고운 꽃 / 풀숲에 묻혀 웃음 짓고 / 연못의 수초들은 초록빛 깊어간다 / 옥 같은 섬돌 곁에 어여삐 핀 무궁화꽃 / 온 세상 둘러보아도 견줄게 따로 없네>

당나라 시선 이백도 그의 시에서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그 아름다움에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애절한 몸짓이 겹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

▲ 그밖에 볼 거리
무궁화테마식물원 바로 위로는 휴식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고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안수산(553.6m)과 서방산(671.7m) 등이 빚어낸 청정계곡 내 시랑천을 따라 조성돼 있어 맑은 공기와 바람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충분하다.

특히 40여개의 야영데크와 취사장과 화장실 등 기본적인 것이 갖춰진 오토캠핑장이 있다. 고산자연휴양림 안에는 물놀이장이나 물썰매 말고도 더위를 한방에 날릴 체험 시설도 있다. ‘에코 어드벤처’가 바로 그것.

아슬아슬 구름다리 건너고, 로프 타고 물 위를 빠르게 건너면 한여름 더위는 싹 가시고 오히려 오싹한 한기마저 느낀다. 나무를 이용해 만든 ‘에코 어드벤처’는 목재, 와이어, 로프 등을 이용해 다리를 건너거나 매달려 건너는 체험 공간.

120미터의 구름다리와 310미터의 티롤리엔은 좀처럼 체험해볼 수 없어 더욱 특별하다.

특히 인공적으로 조성한 공간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울창한 나무가 우거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야외’에서의 체험이라 더욱 스릴 넘친다. 이용요금은 5000원~1만2000원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