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실상사
지리산 실상사
by 운영자 2012.08.31
‘생각’하며 소요하다
▲ 사진설명 : 실상사 경내의 삼층석탑 2기.
보물 제37호로 지정된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이다.
지리산 실상사가 못 견디게 가보고 싶었던 것은 김용택 시인의 글귀 하나 때문이었다.
「실상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절이다. 정 자체가 깊은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가까이에 있어서 그렇겠지만 경내 여기저기 풀들이 우북하게 자라고 있고 마당은 내 신발로 그냥 자유롭게 아무데나 딛어도 누가 무어라 시비하지 않을 것 같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체 근처도 풀들이 우북해서 제철에 꽃들이 피어난다. 절 이곳저곳에 풀들이 우북우북 자라고 있어서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어슬렁어슬렁 휘파람을 불며 소요하고 싶다.」 - <내 마음에 남은 절> 실상사 ‘김용택’ -
보물 제37호로 지정된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이다.
지리산 실상사가 못 견디게 가보고 싶었던 것은 김용택 시인의 글귀 하나 때문이었다.
「실상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절이다. 정 자체가 깊은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가까이에 있어서 그렇겠지만 경내 여기저기 풀들이 우북하게 자라고 있고 마당은 내 신발로 그냥 자유롭게 아무데나 딛어도 누가 무어라 시비하지 않을 것 같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체 근처도 풀들이 우북해서 제철에 꽃들이 피어난다. 절 이곳저곳에 풀들이 우북우북 자라고 있어서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어슬렁어슬렁 휘파람을 불며 소요하고 싶다.」 - <내 마음에 남은 절> 실상사 ‘김용택’ -
버리고 오고 싶다거나 무언가를 빌고 오는 것이 아닌 ‘어슬렁어슬렁 휘파람을 불며 소요(逍遙)하고 싶’은 곳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곳인가. 주저할 일이 없다. 지리산 실상사를 찾는다. ■ 지리산 실상사, 소요하다
실상사 앞에는 꼭 지리산이 따라 붙는다. 절 앞의 현판에도 실상사가 아닌 지리산 실상사라고 쓰여 있다.
지리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탓에 실상사가 산 속 깊이 들어앉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사실 실상사는 사람들 안에 바짝 다가서있다.
내비게이션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만큼, 좁은 길가에 기척도 없이 들어섰다.
심지어 따로 주차장도 없어 실상사 매표소 입구 맘에 드는 자리에 차를 세워두면 된다.
매표소를 지나면 다리 하나를 만난다. 해탈교(解脫橋)다. 이 다리를 건너면 해탈할 수 있다는 얘긴가? 다리 아래의 만수천은 물이 많다.
다리를 건너면 사과밭과 비닐하우스, 논이 이어진 평범한 시골길이 이어진다. 그러다 오른편으로 흙돌담이 보인다. 실상사다.
매표소부터 실상사 경내까지 으리으리한 것은 없다. 지리산에 둘러싸인 포근하고 소소하고 조용한 절이다.
경내도 번잡하지 않다. 마침 인적이 드물 때 찾아서인지, 아니면 원래 실상사를 찾는 이가 드문 것인지 모르겠으나 개미들의 발걸음마저 들릴 듯 적요하다.
어디 그뿐인가. 경내도 넓지 않아 느릿느릿 돌이며 풀이며 불상이며 나무며 꽃살문에 일일이 눈 맞추고 걸어도 30분이 채 넘지 않는다. 그래서 김용택 시인은 실상사를 소요하고 싶은 곳이라고 한 모양이다.
실상사 앞에는 꼭 지리산이 따라 붙는다. 절 앞의 현판에도 실상사가 아닌 지리산 실상사라고 쓰여 있다.
지리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탓에 실상사가 산 속 깊이 들어앉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사실 실상사는 사람들 안에 바짝 다가서있다.
내비게이션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만큼, 좁은 길가에 기척도 없이 들어섰다.
심지어 따로 주차장도 없어 실상사 매표소 입구 맘에 드는 자리에 차를 세워두면 된다.
매표소를 지나면 다리 하나를 만난다. 해탈교(解脫橋)다. 이 다리를 건너면 해탈할 수 있다는 얘긴가? 다리 아래의 만수천은 물이 많다.
다리를 건너면 사과밭과 비닐하우스, 논이 이어진 평범한 시골길이 이어진다. 그러다 오른편으로 흙돌담이 보인다. 실상사다.
매표소부터 실상사 경내까지 으리으리한 것은 없다. 지리산에 둘러싸인 포근하고 소소하고 조용한 절이다.
경내도 번잡하지 않다. 마침 인적이 드물 때 찾아서인지, 아니면 원래 실상사를 찾는 이가 드문 것인지 모르겠으나 개미들의 발걸음마저 들릴 듯 적요하다.
어디 그뿐인가. 경내도 넓지 않아 느릿느릿 돌이며 풀이며 불상이며 나무며 꽃살문에 일일이 눈 맞추고 걸어도 30분이 채 넘지 않는다. 그래서 김용택 시인은 실상사를 소요하고 싶은 곳이라고 한 모양이다.
■ 지리산 실상사, 소요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실상사는 그저 유유자적 소요할 수만은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치기 쉬울 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대충 눈으로 보고만 나올 수 있는 절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실상사는 그저 유유자적 소요할 수만은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치기 쉬울 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대충 눈으로 보고만 나올 수 있는 절이 결코 아니다.
실상사에는 무심히 지나는 곳곳에 보물이 있다. 그 작은 경내에 어쩌면 이리도 오밀조밀 보물이 모여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상사 입구에서 바로 정면으로 눈에 보이는 보광전 앞에는 동서로 나란히 삼층석탑 2기가 서 있다.
보물 제37호로 지정된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으로 드물게 온전히 남아 있는 상륜부는 불국사 석가탑의 상륜부 복원 때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로 석등이 있는데, 석등 앞에는 석등에 불을 붙일 때 사용했을 법한 돌계단이 놓여 있다. 이 돌계단은 다른 석등에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석등은 보물 제35호.
보광전에서 오른편으로는 약사전이 있다. 보수 공사를 위해 컨테이너로 지어진 약사전에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거대한 철불이 모셔져 있다.
돌이나 동이 아닌 철로 만들어진 불상은 대좌(臺座)가 아닌 흙바닥에 앉아 있다.
원래 노천불이었다는 설도 있고,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설에 따라 일본으로
보물 제37호로 지정된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으로 드물게 온전히 남아 있는 상륜부는 불국사 석가탑의 상륜부 복원 때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로 석등이 있는데, 석등 앞에는 석등에 불을 붙일 때 사용했을 법한 돌계단이 놓여 있다. 이 돌계단은 다른 석등에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석등은 보물 제35호.
보광전에서 오른편으로는 약사전이 있다. 보수 공사를 위해 컨테이너로 지어진 약사전에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거대한 철불이 모셔져 있다.
돌이나 동이 아닌 철로 만들어진 불상은 대좌(臺座)가 아닌 흙바닥에 앉아 있다.
원래 노천불이었다는 설도 있고,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설에 따라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땅의 기운을 막기 위해 일부러 맨 땅에 세웠다는 설도 있고, 이를 알아차린 일제가 훼손했다는 설도 있다. 이 철불은 초기 철불의 걸작으로 보물 제 41호다. 이처럼 곳곳에 알차게 있는 보물 덕에 실상사는 마냥 소요할 수만은 없다.
실상사에서 소요할 수만은 없는 또 하나의 까닭은 절이 세상 사람들과 그렇게 어울려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사회와 사람들과 어울리며 목소리를 내는 실상사는 생각 없이 소요할 수만은 없게 한다
실제 실상사는 환경과 생명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작은학교, 귀농학교, 농장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리산댐 건립 반대 등의 운동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고 있다.
실상사에서 소요할 수만은 없는 또 하나의 까닭은 절이 세상 사람들과 그렇게 어울려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사회와 사람들과 어울리며 목소리를 내는 실상사는 생각 없이 소요할 수만은 없게 한다
실제 실상사는 환경과 생명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작은학교, 귀농학교, 농장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리산댐 건립 반대 등의 운동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