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하동 북천역 코스모스ㆍ메밀꽃축제

하동 북천역 코스모스ㆍ메밀꽃축제

by 운영자 2012.09.21

하늘 먹고 바람 먹고 자라 ‘이쁜’ 코스모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아는 이가 누구일까?

누구는 여자들의 치마 길이와 옷 색깔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지만, 가장 먼저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은 자연과 짐승들이다.

꽃과 나무, 벌과 나비, 해와 바람이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눈치 채고 재빠르게 대처한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라.

어느새 나무들은 진초록의 뽀글머리를 갈빛으로 물들이고 있지 않은가. 여름내 괴롭히던 매미들의 소리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자리를 귀뚜라미가 채우고 있지 않은가.

가을이다.
길가의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누가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가을을 알고 스스로 피어났다.

<무얼 먹고 저리도 / 키가 컸을까? / 하늘 먹고 컸겠지 / 바람 먹고 컸겠지 // 무얼 발라 얼굴은 / 저리 이쁠까? / 햇발 발라 이쁘겠지 / 달빛 발라 이쁘겠지 // 하늘 먹고 / 바람 먹고 / 나보다 키 클라 // 햇발 발라 / 달빛 발라 // 나보다 이쁠라> - 박경용 ‘코스모스’ -
몰랐다. 코스모스가 그토록 이쁜 것이 하늘 덕이고 바람 덕이고 햇발 덕이고 달빛 덕인지. 자연의 온 기운을 받아 더욱 ‘이쁜’ 코스모스를 찾아 떠난다.
■ 하동 북천역, 코스모스 꽃구름 ‘뭉게뭉게’
지금 하동 북천역은 코스모스가 지천이다. 기찻길 사이로 펼쳐진 코스모스는 한 송이 꽃이 아니라 무더기로 피어 ‘꽃구름’을 이룬다.

북천역을 찾아가는 길은 ‘쌩뚱’맞다. 남해고속도로 진주 방면 곤양 나들목을 나와 달리다 보면 도대체 이토록 구불구불한 오르막 산길 너머에 기차역이 있을까,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닐까 심각한 고민에 빠질 찰나 ‘불쑥’ 만나게 된다.

북천역 목적지만큼이나 가는 길은 아름답다. 양옆으로 짙푸른 나무 향이 진동을 하고 널찍하며 구불구불한 길은 가는 재미를 더한다. 북천역이 가까워왔음을 알리는 것은 내비게이션의 안내도 아니고 표지판도 아닌 길섶의 코스모스다.

길 양옆으로 근위병처럼 핀 코스모스를 곧장 따라가면 북천역이 나온다. 코스모스가 그려진 북천역 간판에는 ‘코스모스역’이라 이름 붙여 이곳 코스모스가 얼마나 유명한지 알겠다.

역사를 지나 밖으로 나가면 코스모스 꽃구름이 와락 안긴다.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철길을 따라 걸으며 코스모스와 눈맞춤하며 가을을 즐긴다.
■ 꽃도 보고 공연도 즐기는 ‘체험 축제’
지금 하동 북천역에서는 코스모스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20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북천면 직전·이명마을 일원 39만6000㎡(약 12만평)의 꽃 단지에서 제6회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꽃누리 향기 속에 웃음가득 행복가득’을 주제로 한 이번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34만 6000㎡의 코스모스단지와 4만8000㎡의 메밀꽃단지, 1000㎡의 토종작물단지로 구성된 꽃 단지에서 치러진다. 또 450m에 이르는 조롱박 터널은 조롱박·뱀오이·넝쿨식물 등 50여종의 희귀박이 장관을 이루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연·행사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22일 오후 2시 인기가수 10여명이 출연하는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7080 콘서트, 마술공연, 마당극 ‘며느리 밥풀꽃’, 가요공연 등이 계획됐다.

21·22일 꽃밭 일원에서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가, 10월 3일 주무대에서 전통혼례식(오전 11시)이 준비됐다. 부대행사로 인근 이병주문학관에서 이병주 문학제(10월 4∼6일)와 시낭송회가 열린다.

행사 기간 중 체험마을 밑 전시장에서는 쟁기·써레 등 옛날 농기구 50여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옛 농기구 전시회가 마련되고, 북천역 광장과 구내에서는 코스모스·메밀꽃 사진전이 펼쳐진다.

또 행사 기간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코스모스 손수건 탁본과 코스모스 압화 만들기, 조롱박 공예품 체험, 도자기 만들기 같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매일 본부석 옆 체험부스에서 열린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말·휴일에는 가족이 함께 하는 미꾸라지 잡기(주무대 옆 꽃밭 내 체험장)와 밤·고구마 구워먹기, 떡메치기 등의 체험 행사가 하루 한 두 차례 체험부스에서 마련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 cmh963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