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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by 운영자 2013.01.25

모든 에너지는 흙으로부터 나온다. 양질의 먹을거리도 흙에서 나고, 사람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도 태초의 사람의 흙이었으니 흙에서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새해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기진맥진 맥이 빠진다는 이들이 많다. 자, 가자. 흙 기운 받으러. 흙에서 난 기운찬 것들 먹고 보고 숨쉬며 새 힘을 내자.
약(藥) 기운 제대로 받자

경상남도 산청은 굽이굽이 물 맑은 경호강 덕에 여름 신나는 레포츠 중 하나인 래프팅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곳이지만 사실 그보다 더 오래 면면이 산청의 맥을 이어온 것이 바로 약초다.

산청은 1000여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청정 약초재배지. 허준과 그의 스승 류의태, 초삼·초객 형제 등이 이곳에서 의술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오는 9월에는 전통의약을 주제로 ‘2013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9월10일~10월15일)가 열릴 예정으로,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앞으로 8개월 뒤 열리는 ‘2013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공중보건의학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국제행사다.

오는 9월 ‘2013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이 열리게 될 ‘동의보감촌’은 건강과 휴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 천왕봉 능선 동북단 끄트머리, 한방과 약초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동의보감촌은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주무대로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는 한방테마공원과 한의학박물관, 약초둘레길, 한의원, 탕제원 등을 갖추고 산약초타운과 한방 휴양림 등을 조성 중이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이곳은 처음 방문하면 ‘이게 뭐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의학박물관을 찾으면 그 생각이 절로 잦아들 것.

2007년 개관한 한의학전문박물관은 건강을 주제로 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많다. 기획전시실, 입체영상실, 전통의학실, 세미나실, 약초전시실 등 주제별 7개의 공간에서 한방 문화를 소개한다.

조상 대대로 먹어온 약초가 그대로 전시됐고, 사극 드라마에서나 봤던 한방 의료 시술과 약을 달이는 등의 일련의 모습들이 재현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본 체험관. 2~3분이면 키와 몸무게, 체지방 등 기본적인 체력을 검사하고 결과를 볼 수 있다. 또 태음인, 태양인 등 몸의 체질을 알 수 있는 사상체질테스트도 재미나다.박물관 2층에는 이곳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됐다. 멀리 시원스레 지리산과 황매산이 눈에 들어오고 한창 공사 중인 동의보감촌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이 된다.

눈을 아래로 내리면 국내 최초의 한방테마공원이 한눈에 잡힌다. 한방테마공원은 음양오행설과 인체형상을 바탕으로 한방을 테마로 한 공원.

샘골, 한방골, 명의동네, 건강동네, 놀이동네 등 5개의 테마로 나뉘고 곰과 호랑이, 대형 침(針) 조형물과 연못에 물 긷는 소녀상이 들어섰다.

십장생 정원을 지나면 오행상생상극원과 12지신 광장. 식도를 타고 가다 심장과 폐, 간, 위, 콩팥, 소장, 방광지를 지나 호랑이 조형물을 만난다. 이 조형물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박물관만 보고 끝이라고 실망하지 말 것.

동의보감촌은 기(氣)가 센 곳으로도 유명한데 실제 왕산과 필봉산을 병풍처럼 두른 이곳에 기 체험장이 있다.

예부터 동의보감촌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신선이 내려와 도를 전하는 자리’로, 필봉산과 왕산이 깃대봉처럼 우뚝하고 멀리 황매산이 엎드려 조아리는 형국이다.

박물관에서 숲속 건강 지압보도를 따라 기체험장으로 올라간다.
그 곳에서도 기가 몰려 있는 곳은 등황전 뒤편 귀감석(龜鑑石)과 석경(石鏡). 거대한 거북 모양의 귀감석은 땅의 기운을 받고, 봉황을 새긴 석경은 하늘의 기운을 받는 곳이라고 한다.소문 덕인지 이미 많은 이들이 좋은 기운을 받으려 가만히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동의보감촌 입구에는 약초를 넣은 먹을거리도 많다. 약초를 넣어 국물을 낸 약초샤브샤브는 인기 메뉴.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입에는 쓰다고 했던가.

달고 짜고 매운 음식에 익숙한 전라도 토박이들에게는 솔직히 맛이 조금 맨송맨송하다. 하지만 좋은 기운 받는다는 생각으로 먹는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을 터.

동의보감촌 주변으로 걷기 코스도 마련됐다. ‘동의보감 순례길’로 동의보감촌에서 금서면 향양리까지 현재 14.1㎞가 개통됐다. 또 화계 방향으로 3.9㎞를 조성 중이다. 가족들과 싸목싸목 걸으면 좋은 기운이 절로 생길 것만 같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