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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와인은 맛있는가

비싼 와인은 맛있는가

by 운영자 2012.03.16

한국의 어머니들은 대단한 미각을 가진 듯하다. 김장을 하는 그 잠깐의 시간동안 버무려진 김치의 맛을 보고 이번 김장의 양념은 어떠한지 앞으로 어떻게 맛이 변할지 어느 정도의 정확한 예측을 한다.물론 저장법에 있어 실온에 보관하는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지 땅속 항아리 속에 저장하는지에 따라 묵은지의 맛은 달라지겠지만 그 역시도 큰 차이 없이 맛을 예측을 해낸다.

누구는 어머니의 김치가 가장 맛있다 생각할 수 있고 또 어떤 이들은 단골 음식점 사장님의 김치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길들여진 입맛 때문일 수도, 기호가 달라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갓집 김치를 맛보게 되면 누구도 흠잡을 수 없는 중상 이상의 맛과 질을 알 수 있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꼭 와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와인을 좋아하게 되는 단계에 이른 사람은 최근에 생산된 와인을 먹고 숙성이 되었을 때의 맛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덧붙여 종갓집 김치에 해당하는 비싼 와인들은 분명 여러 가지 좋은 맛을 낸다.

하지만 모두가 꼭 완벽하게 익은 종갓집 묵은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가의 기준점은 참 애매하다. 기본은 있되 기준은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와인이 좋은 것이다’라고 간단하게 답할 수 없을 만큼 와인은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을 가졌지만 이에 항상 따라다니는 말은 ‘비쌀수록 좋은 와인이며 맛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와인을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싼 와인이라고 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일지는 모르나 맛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비싼 와인에게만 있는 그 무엇을 찾아가는 재미를 즐기는 것이다.

김치가 다양한 만큼 와인도 다양함을 이해하고 우리 전통음식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우리의 생활 깊이 들어온 서구문화의 일부인 와인문화를 존중하고 선입견 없이 받아들일 마음을 갖는 것 또한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맛있는 와인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맛있는 와인을 찾을 때 까지 마셔보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와인의 온전한 진가를 가격으로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마치 사람을 스펙으로만 평가 하는 것과 같다. * 참고 김준철 와인스쿨

이세건 <식음료 아케데미 로스뱅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