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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을 찾아서 … - 풍덕동민들의 오천지구 명칭 변경에 대한 고찰

지명을 찾아서 … - 풍덕동민들의 오천지구 명칭 변경에 대한 고찰

by 운영자 2014.03.31

“대단위 개발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명칭을 결정할 때 지역 정서를 고려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랜 세월동안 터전을 일구며 살다가 개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든 땅을 버리고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우리 지역에서는 주암댐을 건설하면서 여러 마을이 수몰되어 고향땅을 떠났다.

실향민들은 고향의 흔적이라도 기억하기 위해 망향각과 망향비를 세우고 매년 망향비를 찾아와 물로 가득 찬 고향땅을 보며 옛날 살았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또한 지역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에 지역 표시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경우도 더러 있다.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송광사·주암 나들목(IC) 명칭으로 홍역을 겪었던 일이 새삼 떠오른다.

1996년에 준공한 순천시 주암면 요곡리에 위치한 IC는 송광사와 주암면 주민 사이에 IC 명칭을 놓고 갈등이 불거져 무려 6년 간이나 이름 없는 IC로 남아 있었다.

사찰과 주민 사이의 갈등으로 당시 도로표지판에는 ‘주암IC’로 한국도로공사 안내 홈페이지는 ‘송광사 IC’로 달리 표기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관광안내도와 지도에는 각각 주암 IC와 송광사 IC로 표기돼 혼란이 일기도 했다.

고속도로 완공 이후 6년 간의 다툼 끝에 송광사와 주암면민 대표 간 합의를 통해 고속도로 입구 명칭은 ‘주암·송광사 IC’로 출구는 ‘송광사·주암 IC’로 확정되면서 비로소 명칭 다툼은 막을 내렸다.

이러한 사례는 전국 각지에서 흔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1년 대전에서 당진 간 고속도로 설계 당시, 예산군 IC 명칭을 지역 대표 명소인 수덕사 IC로 정했다. 예산군의 요구에 따라 예산 IC로 했다가 수덕사의 반발을 샀었다.

수덕사 측에서 국토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집요한 민원 제기에 결국 예산·수덕사 IC로 변경됐다.

철도 역사의 명칭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고속도로 IC나 철도역사 명칭은 단순히 이정표를 넘어 지역의 대표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 오천동에 택지 개발을 하면서 지역 명칭 때문에 민원이 일고 있다. 풍덕동 청년회에서 주도하는 민원은 오천택지개발지구를 풍덕오천택지개발지구로 변경에 달라는 것이다.

이 지역은 풍덕동민들이 살았던 터전으로 당연히 풍덕이란 이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천은 뒤늦게 지어진 지명으로, 단순히 면적이 좀 넓다고 지역정서를 무시하고 맘대로 지명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성토하고 있다.

동민들이 살다가 이주한 지역인데, 명칭이 바뀌면서 영원히 동의 역사마저 묻혀 버리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풍덕동청년회장 강구익씨는 “동민들에게는 매우 민감한 사안을 한마다 말도 없이 결정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드시 지명을 되찾겠다고 동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고향으로 돌린다는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다.

동물도 고향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개발 때문에 불가피하게 떠나 왔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그대로 남아 있다. 풍덕이란 지명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한 것 아닌가.

풍덕동청년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 등 민원은 확산될 우려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당연한 권리를 방관하지 말고 신속히 해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