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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단산성 예산·인력 부족 타령 “지겹다, 지겨워”

<기자수첩> 검단산성 예산·인력 부족 타령 “지겹다, 지겨워”

by 운영자 2014.07.15

‘잘 되면 제 덕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잘 되면 제 덕 못 되면 예산 부족 탓’으로 살짝만 바꿔주면 행정에서도 적용된다.1000년 전 백제 시대 유물인 순천 검단산성(사적 418호)이 예산·인력 부족을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10일 순천 해룡면의 검단산성을 찾았다.

주차장이 없어 인근 마을 입구에 무단으로 차를 세워둬야 했고, 오르는 길은 가파를뿐더러 난데없는 자갈이 군데군데 있어 미끄러웠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산성 초입에 들자, 이곳은 누가 봐도 ‘문화재’가 아니었다.

안내판은 특별히 훼손된 곳 없었지만, 사방으로 난 잡풀들은 최소 30센티미터는 됐다. 초입 팔각집수정을 지나 대형우물터, 북문지에 이르는 내리막과 오르막길은 온갖 잡풀이 웬만한 성인 남자 허벅지까지 자라 있어 풀을 헤치고 가야 했다.

한 달여 전인 6월 초 다녀온 순천왜성은 주차장에서부터 오르는 길과 성곽 등을 비롯해 주변 정비까지 깔끔해 공원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검단산성과 아주 대조적이다.

1999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순천 검단산성은 6~7세기에 축성된 것으로 전남 유일의 백제 산성이다. 순천왜성은 정유재란(1597) 당시 왜군이 쌓은 기지로 1999년 전라남도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됐다.

전라남도기념물인 순천왜성이 문화재청이 지정한 순천 검단산성보다 더 소중하지 않다고 가치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문화재 관리를 맡은 순천시와 전라남도문화재예방관리센터는 이에 대해 예산과 인력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관리 소홀을 지적받을 때마다 관계 기관은 늘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탓한다. 그들의 노고를 전혀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핑계가 이제 지겹다.

문화재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문화적 산물이다. 선조들의 혼과 숨결이 녹아 있어 순천, 나아가 우리민족의 뿌리를 찾고 정신문화를 일구는 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때문에 많은 문화재들이 역사교육에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문화재를 소중히 가꾸고 보존해야 할 이유다.

거듭 당부하지만 1000년 문화재 검단산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관리, 보전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