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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온 그녀의 한마디

핀란드에서 온 그녀의 한마디

by 운영자 2015.03.03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무료신문이 홍수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지하철에 타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료신문을 일사불란하게 펼쳐 들다 보니, 그 신문을 수거하여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랬던 지하철 풍경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신흥종교에 빠져버린 듯 작은 액정에 고정된 시선들로 가득 차 버렸다.

가끔 책을 읽던 사람들도 더 줄어든 것 같다.

이 풍경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이 있다.

대단한 것인지 어이없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그녀는 바로 핀란드에 살며 한국에 북유럽 디자인을 소개해온 큐레이터이자 아트디렉터인 안애경 씨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바쁘고 정신없고 제대로의 쉼이 없다 보니 삶을 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것을 소비하고, 끝없이 수다를 떨며, 순식간에 천만이 넘은 영화를 탄생시키며, 백만이 넘는 베스트셀러 책이 나오기도 한다.

거대한 폭풍, 회오리 바람 속에 있어야 세상을 제대로 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나라마다 사회마다 각자 나름의 문화나 사고방식이 있기에 어떤 하나의 기준으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웬일인지 불편하고 불안하며 불만이 많다는 데 있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왜 그대로의 자연, 그대로의 삶의 가치를 내팽개친 채 부수고, 고치고, 새로 만들려 하는가.

건물이든 도로든 공원이든 뭐 하나 그대로 두거나 기존의 가치를 살리려 하지 않고 손을 대는가.

이 땅을 방문할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한국의 낯선 모습들에 대한 그녀의 의문은 끝이 없다.

그러면서 휴대폰의 세계 최강자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핀란드 최대기업 노키아에 대해 한마디 했다.

노키아는 망한 것처럼 보이지만 창의적 발상과 자연주의적 사고에 기반을 둔 노키아 정신과 시스템, 사람은 핀란드에 그대로 살아 있노라고. 언젠가는 제2, 제3의 노키아가 등장할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한때 잘 나갔지만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삼성의 사례만 보아도 그녀의 말에서 세상의 혜안이 느껴진다.

기본이 무시되고 자연이 도외시된 획일화된 가치나 문화로는 창의성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그런 환경 하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오늘도 지하철에서 머리 숙이고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여!~ 눈을 들어 책을 펼쳐보자.

그러면 핀란드의 가치와 애경 씨의 애정 어린 충고가 다가오지 않을까.

나부터 그래야겠다.

행복해지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