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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큰 불길도 처음에는 작은 불씨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큰 불길도 처음에는 작은 불씨에서 비롯된다

by 운영자 2015.03.17

학창시절, 팝송 중에 몽골의 칭기즈칸(Chingiz Khan, 1162~1227)에 관한 노래가 있었다. 근래에도 국가를 초월해 칭기즈칸에 관한 노래가 있는 것 같다.우리나라 야구선수 박찬호도 미국에서 선수 시절, 힘들 때 이런 메시지를 마음에 품었다고 한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칭기즈칸이 되었다.”

그만큼 그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정복 군주라기보다는 영웅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칭기즈칸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영토를 차지했던 왕으로 고려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라를 정벌하였다.

몽골족이 지나간 자리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남지 않았다는 말이 전할 만큼 잔인한 민족이었다.

몽골이 유럽을 정복할 때, 페스트를 전염시켜 수많은 사람을 살육하였으니, 세계 역사상 비극적인 전쟁이라고 본다.

그런데 칭기즈칸이 세계 역사를 바꿀 만큼 전쟁을 일으킨 발단이 무엇일까? 그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기록에 의하면, 1218년 칭기즈칸은 450명의 대규모 상단을 조직해 호라즘(현 우즈베키스탄 북서쪽)으로 파견하였다.

그런데 상단이 현 카자흐스탄 시르다리야 강 부근에 위치한 도시에 이르렀을 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상단 인원 가운데 인도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그 도시의 장관과 오래전부터 지인이었다.

인도인은 장관을 만나자마자, 매우 기뻐서 의례적인 인사조차 생략하고, 이름을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인도인과 장관이 만나 대화를 하는 와중에 인도인은 칭기즈칸의 영웅적인 면모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장관은 그렇지 않아도 그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인사했다고 섭섭히 생각하던 차, 칭기즈칸까지 들먹이며 칭찬하자, 450명의 상단을 모두 체포하였다.

마침 그 나라 국왕 무하마드도 칭기즈칸이 보낸 국서에 양국관계를 부자지간으로 표현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차였다.

이때 국왕에게 장관이 찾아와서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말하며, 상단의 모든 사람들을 체포해 두었다고 보고하였다.

왕은 수백 명의 상단을 처형하고, 물자를 몰수하였다.

이들 중,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이 도망가서 칭기즈칸에게 이 사건을 보고하자, 칸은 진상파악을 위해 사신을 파견하였다.

그런데 그 사신조차 살해되고 말았다. 칭기즈칸은 눈물을 흘리며, 산꼭대기에 올라 관을 벗은 채 바닥에 꼬박 3일을 앉아 있었다. 칭기즈칸은 신에게 이런 기도를 하였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뜻은 아닙니다. 저를 보우하사 복수할 힘을 주소서.”

이렇게 세계 역사상 대규모의 큰 전쟁도 작은 사건에서 발단되었다. 하기야 밀림의 큰 산불도 담뱃불이나 작은 성냥개비에 의해 시작되는 법이다.

그래서 작은 것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큰일을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작은 일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대체로 부부가 이혼하는 것도 작은 일에서 발단되어 서로를 불신한 데서 헤어지는 법이다.

부부만이 아니라 수십 년간 맺어온 친구 인연도 매우 사소한 데서 발단해 이별에 이른다.

그러니 사람 사이에 작은 행동에도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인연에서는 진심으로 대하는 소소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