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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⑤ - 대추귀고둥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⑤ - 대추귀고둥

by 운영자 2015.07.17

갯벌에 떨어진 대추 한 알, 대추귀고둥
순천만은 와온에서 용두까지 해안선 40.45km를 따라 갯벌이 펼쳐져 있다.해안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떤 지역은 소금 땅에 적응하여 자라는 염생식물이 자생하기도 하고 또 어떤 지역은 탁트인 광활한 갯벌에 수많은 구멍들을 뚫고 사는 생물이 관찰되기도 한다.

갯벌에서 사는 생물들에게 갯벌의 물리적인 환경은 어떠할까?

하루에 2번 조석작용에 의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오면, 펄 속으로 물이 스며들거나 굴곡이 진 공간에 바닷물이 고인다.

이때 고이는 물을 구멍 틈 사이에 있는 고이는 물이란 뜻으로 간극수라 하는데 일반 바닷물보다 염분이 높고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희박하다.

갯벌표면은 여름에는 증발량이 많아 염기가 더욱 높아지고 겨울에는 훨씬 춥고 얼기 쉬운 환경이 된다.

갯벌생물들은 이 열악한 환경 때문에 일반적으로 육상생물들보다 크기가 작고 짧은 생명력을 가진다.
또한 천적으로부터 안전하게 몸을 숨기고 여름철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갯벌 속에 깊은 구멍을 파고 들어가 살며 한겨울 혹한을 피해 일부는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 이렇게 갯벌에서 구멍을 뚫고 살아가는 짱뚱어, 갯지렁이, 게, 고둥 등을 통틀어 한자로 밑바닥에 붙어 사는 생물이란 뜻으로 저서생물이라 한다.

저서생물 중 대추귀고둥, 붉은발말똥게, 흰발농게 등은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어 보호가 시급한 종으로 분류하여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지난주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오려고 하는 폐염전 부지에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추귀고둥의 대규모 서식처가 발견되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 생태계의 지표종인 대추귀고둥은 국내 갯벌의 매립과 해안도로의 개설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어 보호가 시급한 종이다.

대추귀고둥(Ellobium chinense)은 1속 1종의 연체동물로 담수의 영향을 받는 조간대 상부 갯벌에서 서식한다.

대추모양의 각피에 덮여 있고 각구의 모양이 사람의 귀를 닮아 대추귀고둥이라 불린다. 갯벌의 유기물을 걸러 먹고 라면사리 모양의 배설물을 흔적으로 남겨 놓는다.

그동안 순천만 대추귀고둥 서식지는 갈대군락과 인접한 별량면, 해룡면 인근으로 조사된 적은 있었지만 별량면 마산·동송 일대의 폐염전 부지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결과로 생태공원 인근뿐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폐염전을 포함한 순천만 습지보호지역 전 구간에 대한 생태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