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당 개의 풍월 (1)

서당 개의 풍월 (1)

by 운영자 2016.02.11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글을 모르는 똥개도 서당 근처에서 학생들의 글 읽는 소리를 삼년 정도 듣고 따라 하면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세상살이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금언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속적인 반복과 체험보다는 일시적으로, 아니면 배우는 순간에 머리로만 알고 외우는 즉 단순 기억 쪽에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래서 배움이 끝나면 무엇을 배웠는지, 아니면 배웠다는 사실조차도 어슴푸레한 순간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를 반복하고 잊지는 않은지요? 어쩌면 한 사람의 정체성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기억해서 재생하고 확대하는 덩어리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교육 현실의 폐부를 찌르는 증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몸에 체화되지 않은 것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하루에 최소한 한 번씩은 돌이켜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어떤 것을 가르칠 때 직접 해보지 않은 것을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이것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배운 것을 하려고 하면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운전을 배울 때에도 이론적으로 가르쳐주고 그대로 하면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론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운전을 하고 있는 분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미래핵심역량 기르기를 강조하고 있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 특히 강조하고 있는 역량으로 인성역량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갈등과 긴장, 폭력 등이 사람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즈음 사람의 본질과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인문학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생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역사를 읽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역사 속의 사람들이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현재 삶 속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선현들의 과거 삶을 지혜로 만드는 것이 인문학 공부이며, 그래서 고전을 읽는 것은 역사와의 대화이며, 우리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