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사들이 갖춰야 할 자격증이 하나 있다.교사자격증? 아니다. 물론 교사자격증은 있어야 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 자격증이니까.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자격증이 또 하나 필요하다. 무엇일까? 정답은 ‘열관리 자격증’이다.

요즘 교사들 사이에 떠도는 우스갯소리의 하나다. 그러나 단순히 우스개로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교사들의 고충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옛날 같지가 않다.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면 고분고분 듣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줘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든다.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자리를 떼어놓으면 거기서도 또 장난을 친다.

교실 뒤쪽에 나가 서있으라고 하면 단 몇 분을 못 참고 또 다른 말썽을 피운다. 교실에 이런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자연히 수업 분위기가 깨진다.

선생님은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수업에 열중하고자 하는 착실한 아이들까지 피해를 본다.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 때는 수업 방해 학생을 그냥 두지 않았다. 선생님들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수업시간에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잡담을 하거나, 졸거나,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혼을 내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매가 무서워서라도 수업시간에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옛날에 비하면 지금 교실은 그야말로 ‘무법천지’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언성을 높여도 아이들은 잘 들어주지 않는다.

지금 선생님들에게는 ‘무기’가 없다. 교육당국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복지법을 보면 성인에 의한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교사의 체벌은 아동학대로 간주되며 형사입건의 대상이 된다. 아이들에게 매를 대는 것은 곧 범죄행위가 되는 것이다.

물론 체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체벌이 곧 범죄가 되는 이런 형편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선생님들은 매일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애가 녹아내릴 지경이다.

혹 교사가 체벌을 하면 학생들은 곧바로 112에 신고하는가 하면,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인터넷에 띄워 버린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이 장면을 되풀이해서 보여주고, 시청자들은 “아직도 저런 교사가 있다니!” 하며 흥분을 금치 못한다.

지금의 법은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 원인이나 과정은 따지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선생님을 처벌하는 형편이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인데 어느 교사가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 교사들은 총도 없이 맨 손으로 전장에 내몰린 병사와 같다. 아이들을 말로만 타일러 가르칠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으랴! 그렇기만 하다면 선생님들에게 무슨 다른 자격증이 필요하겠는가.

체벌을 부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체벌을 하지 않는 대신 교사에게 다른 권한을 부여해줘야 하는 것이다.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을 조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야 선생님이 교권을 침해 받지 않고 교육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당국에서는 체벌만 금지했지 아무런 뒷받침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교사들이 날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교권이 살지 않고는 절대로 교육이 살아날 수 없다. 아이들에게 부여한 ‘자율’이 ‘방종’으로 흐르고 있다. 교사들은 잔뜩 위축돼 어깨를 웅크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 교육에 희망이 없다.

제발 우리 교사들이 열관리 자격증을 따지 않고도 어깨를 펴고 교단에 설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