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패자에게 박수를
멋진 패자에게 박수를
by 한희철 목사 2018.01.31
듬성듬성 여드름이 난 얼굴에 흰색 뿔테 안경을 걸친 순박한 청년, 그가 자신의 우상이었던 조코비치를 이기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이 흐뭇했던 것은 한동안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던 유명한 선수를 이겼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왜 그랬을까요, 두 사람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두 사람이 집중하고 있었던 것은 승부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습니다.
함께 경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함께 어울려 만들어내는 서로의 최선을 흐뭇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승부 이상의 경기였다 싶습니다.
그런 마음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나타났습니다. 구석구석 찌르는 조코비치의 공을 어떻게 받아칠 수가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어렸을 때부터 그의 공을 따라서 치는 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대답을 했으니까요.
자신의 영웅으로 자리 잡은 조코비치 선수가 공을 치는 모습을 유심히 보며 나도 저렇게 쳐야지 생각하며 훈련을 했다면 어쩌면 가장 익숙한 공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영어로 인터뷰를 한다는 점도 그렇고, 세계인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전혀 위축되거나 긴장하지 않고 여유 있게 유머를 구사하여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정현 선수의 모습은 대견하고 미더웠습니다.
승리를 거둔 뒤 조코비치가 자신의 우상이었음을 밝히며 그와 경기를 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하는 정현과, 자신의 오른 팔꿈치 통증에 대해서 거듭 묻는 기자들에게 정현의 승리를 깎아내리는 행위를 그만해 달라며 정현이 더 뛰어났다고 말하는 조코비치의 모습은 인간의 품격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래가지고 어떻게 뛸 수가 있었을까 싶을 만큼 움푹 파인 발바닥, 결국은 부상으로 인해 결승으로 가는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때 더 큰 꿈을 펼치고 싶었던 청년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싶은데, 대선수의 품격을 보인 페더러는 그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고 있다며 정현은 얼마든지 세계 10위권에 들 선수라며 정현을 칭찬했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모두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래 전 나보다 먼저 군에 입대한 친구가 역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게 엽서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판초 곤잘레스가 한 말이 나를 생각나게 한다면서 다음에 만나면 멋진 테니스 시합을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판초 곤잘레스가 했다는 말은 이랬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시합 중에서 가장 잘했던 경기는 아더 애쉬와 싸워서 졌을 때였다.” 하필이면 자신이 가장 잘했던 경기를 자신이 진 경기라 밝히다니, 판초 곤잘레스라는 선수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가 한 한 마디 말로 인해 나는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경기를 하고나면 승자와 패자가 갈립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품격을 지키게 될 때 승자와 패자는 모두가 승자가 됩니다.
함께 경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함께 어울려 만들어내는 서로의 최선을 흐뭇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승부 이상의 경기였다 싶습니다.
그런 마음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나타났습니다. 구석구석 찌르는 조코비치의 공을 어떻게 받아칠 수가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어렸을 때부터 그의 공을 따라서 치는 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대답을 했으니까요.
자신의 영웅으로 자리 잡은 조코비치 선수가 공을 치는 모습을 유심히 보며 나도 저렇게 쳐야지 생각하며 훈련을 했다면 어쩌면 가장 익숙한 공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영어로 인터뷰를 한다는 점도 그렇고, 세계인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전혀 위축되거나 긴장하지 않고 여유 있게 유머를 구사하여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정현 선수의 모습은 대견하고 미더웠습니다.
승리를 거둔 뒤 조코비치가 자신의 우상이었음을 밝히며 그와 경기를 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하는 정현과, 자신의 오른 팔꿈치 통증에 대해서 거듭 묻는 기자들에게 정현의 승리를 깎아내리는 행위를 그만해 달라며 정현이 더 뛰어났다고 말하는 조코비치의 모습은 인간의 품격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래가지고 어떻게 뛸 수가 있었을까 싶을 만큼 움푹 파인 발바닥, 결국은 부상으로 인해 결승으로 가는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때 더 큰 꿈을 펼치고 싶었던 청년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싶은데, 대선수의 품격을 보인 페더러는 그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고 있다며 정현은 얼마든지 세계 10위권에 들 선수라며 정현을 칭찬했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모두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래 전 나보다 먼저 군에 입대한 친구가 역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게 엽서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판초 곤잘레스가 한 말이 나를 생각나게 한다면서 다음에 만나면 멋진 테니스 시합을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판초 곤잘레스가 했다는 말은 이랬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시합 중에서 가장 잘했던 경기는 아더 애쉬와 싸워서 졌을 때였다.” 하필이면 자신이 가장 잘했던 경기를 자신이 진 경기라 밝히다니, 판초 곤잘레스라는 선수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가 한 한 마디 말로 인해 나는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경기를 하고나면 승자와 패자가 갈립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품격을 지키게 될 때 승자와 패자는 모두가 승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