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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다리고 있는 유토피아는 없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유토피아는 없다

by 김호 기자 giant1kim@hanmail.net 2018.06.19

근자에 모 방송국에서 취업준비생들과 기업체 면접관들의 이야기가 방송을 탔다.역으로 취업준비생들이 면접관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정황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취업준비생들이 연봉과 휴가 등 복지와 관련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었다. 내용을 보면서 필자가 인생 선배로서 매우 안타까웠다.

다음날 4학년 학생들이 많은 강좌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이 세상에 자신을 기다려주는 유토피아는 없습니다.

가정이든 회사든, 어느 단체이든 간에 자신이 그 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들어야지,유토피아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취업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의 의도는 취업만이 아닌 모든 삶의 현실을 뭉뚱그려 하는 말이다.

불교 경전 <유마경>에 이런 내용이 있다. 제자 사리불이 이런 의문을 품었다. ‘부처님께서 보살행을 하실 때 마음이 청정했을 터인데, 어찌하여 현 중생들의 세계는 청정하지 못할까?’ 이에 부처님께서 사리불의 마음을 간파하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이 해와 달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세상이 문제인가[해와 달이 없는 것인가]? 장애인의 문제인가?”

“부처님,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의 허물이지, 해와 달[→세상]의 허물이 아닙니다.”

“사리불아, 이처럼 세상은 자신의 번뇌 때문에 혼탁해 보이는 것이지, 세상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전의 그다음 내용이 “심청정心淸淨 국토청정國土淸淨”이다. 경전 내용이 난해하게 생각될 것이다. 곧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다’는 뜻인데, 이를 쉽게 풀이하면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하는 것이다. 자신의 현 마음이 천사와 같다면, 세상도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그 반대로 자신의 현재 마음이 악마와 같다면 이 세상이 모두 지옥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윌리엄 제임스[1842~1910, 미국]도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결국 세상에 보이는 것들은 나의 책임이요, 자신이 살아온 동안 체험하고, 익혀온 습관대로 세상을 평가하고 보이는 법이다.

불교에서는 이 모든 총체를 업業[karma]이라고 한다. 근자에 읽은 책 내용을 하나 소개하기로 한다.

“오늘날 뇌과학은 생각이 뇌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생각이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 긍정적인 마음이 지속되면 단순히 기분전환을 넘어 뇌의 물리적ㆍ화학적 구조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 긍정적인 생각을 몇 분간만 지속해도 뉴런의 수상돌기가 엄청나게 많이 생성된다. 곧 긍정적인 생각을 오랫동안 하면 기적도 가능하다. 반면 우울이나 불안 적개심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 장현갑, <심리학자의 인생 실험실>, 불광, pp.130~132

자! 그러니 억지로라도 좋은 생각이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 생각이 뇌를 자극할 것이요, 세상은 분명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세상이 그대를 아름다운 세계로 이끌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이 변해야 세상은 유토피아가 된다는 것,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