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강은 흐르고
오늘도 한강은 흐르고
by 김민정박사 2018.06.25
천년 전 기왓장들이/ 다시 살아 눈빛 주고허물어진 성벽 사이로/ 다람쥐가 넘나든다
아직도/ 긴장감 도네/ 바람마저 숨죽였네
저 건너 풍납토성엔/ 백제군의 아우성 소리
그 앞을 가로 지르는/ 한강물은 유유하다
온달이/ 마셨을 옹달샘에/ 내려앉은 햇살이여
취사병의 밥 짓는 연기/ 산성 위를 뒤덮고
평강공주 통곡하며/ 쓰러졌을 그 자리에
군사들/ 도열해 서듯/ 거목들만 버텨 섰다
- 원용문, 「아차산성」 전문
아차산은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전설이 있는 산이다. 고구려의 울보공주, 그래서 농담처럼 바보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는 아버지 평강왕(평원왕)의 말을 들으면서 자라던 그녀는 혼기에 이르러 바보온달에게 시집가겠다고 우겨 결국 궁전에서 쫓겨나게 된다.
부모가 농담으로 한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온 그녀가 부모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숯구이 산골 총각 바보온달이 산다는 마을로 그를 찾아간다. 그를 만나 함께 살면서 그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마침내 훌륭한 장수로 키워내고 아버지 평강왕에게도 부마로 인정받게 한다.
590년 영양왕이 즉위하여 한강유역 탈환을 위한 군사의 출정이 있자 그는 자원하여 참전하였으나 아단성(지금의 아차산성) 전투에서 유시(流矢)에 맞아 전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죽은 그의 시신이 움직이지 않아 평강공주가 와서 그의 혼을 달래자 그때서야 시신은 움직였다고 한다.
이 시의 화자는 한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역사 앞에서 죽어서도 평강공주를 사랑하고 그의 말을 믿고 따랐던 온달의 사랑, 충직함, 성실함과 또 그러한 지아비의 죽음 앞에서 슬퍼했을 평강공주를 그리고 있다.
역사상 실존했던 인물을 다루었던 역사설화이며 인물설화인 바보온달 설화가 이 시조의 소재가 되고 있다.
워커힐의 뒷산인 아차산, 거기서 내려다보면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고구려가 사라지고, 백제가 사라져도 흐르는 한강물은 유장하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그 많은 전투가 있었는데도 강물은 아랑곳없이 제 갈 길로 흘러만 간다. 인간과 자연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할까.
서울 사람들의 젖줄인 한강, 도심을 흐르는 이렇게 큰 강이 있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뿐이다. 유명한 독일의 라인강도, 파리의 세느강도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한강이 서울에 있기에, 많은 서울 인구들이 식수를 걱정하지 않고, 목욕물을 걱정하지 않고 공업용수를 걱정하지 않고 오늘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새삼 한강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가 살면서 인간에게 꼭 필요한 햇빛과 공기의 고마움을 자주 잊고 살 듯이 우리의 귀중한 식수인 한강물의 고마움도 잊을 때가 많다. 아리수(한강의 옛 이름) 정수기의 물로 커피를 타면서 내 생명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자연이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고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게 해 주는 나무 그늘도 고맙고, 내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꽃 한 포기, 풀 한 포기 모두 고맙다. 그 모든 것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이 순간을 사랑하며, 주변을 아끼며 살아가는 일이 행복이다.
바보온달을 훌륭한 장수로 키워낸 것은 평강공주의 바보온달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처럼….
아직도/ 긴장감 도네/ 바람마저 숨죽였네
저 건너 풍납토성엔/ 백제군의 아우성 소리
그 앞을 가로 지르는/ 한강물은 유유하다
온달이/ 마셨을 옹달샘에/ 내려앉은 햇살이여
취사병의 밥 짓는 연기/ 산성 위를 뒤덮고
평강공주 통곡하며/ 쓰러졌을 그 자리에
군사들/ 도열해 서듯/ 거목들만 버텨 섰다
- 원용문, 「아차산성」 전문
아차산은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전설이 있는 산이다. 고구려의 울보공주, 그래서 농담처럼 바보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는 아버지 평강왕(평원왕)의 말을 들으면서 자라던 그녀는 혼기에 이르러 바보온달에게 시집가겠다고 우겨 결국 궁전에서 쫓겨나게 된다.
부모가 농담으로 한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온 그녀가 부모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숯구이 산골 총각 바보온달이 산다는 마을로 그를 찾아간다. 그를 만나 함께 살면서 그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마침내 훌륭한 장수로 키워내고 아버지 평강왕에게도 부마로 인정받게 한다.
590년 영양왕이 즉위하여 한강유역 탈환을 위한 군사의 출정이 있자 그는 자원하여 참전하였으나 아단성(지금의 아차산성) 전투에서 유시(流矢)에 맞아 전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죽은 그의 시신이 움직이지 않아 평강공주가 와서 그의 혼을 달래자 그때서야 시신은 움직였다고 한다.
이 시의 화자는 한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역사 앞에서 죽어서도 평강공주를 사랑하고 그의 말을 믿고 따랐던 온달의 사랑, 충직함, 성실함과 또 그러한 지아비의 죽음 앞에서 슬퍼했을 평강공주를 그리고 있다.
역사상 실존했던 인물을 다루었던 역사설화이며 인물설화인 바보온달 설화가 이 시조의 소재가 되고 있다.
워커힐의 뒷산인 아차산, 거기서 내려다보면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고구려가 사라지고, 백제가 사라져도 흐르는 한강물은 유장하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그 많은 전투가 있었는데도 강물은 아랑곳없이 제 갈 길로 흘러만 간다. 인간과 자연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할까.
서울 사람들의 젖줄인 한강, 도심을 흐르는 이렇게 큰 강이 있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뿐이다. 유명한 독일의 라인강도, 파리의 세느강도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한강이 서울에 있기에, 많은 서울 인구들이 식수를 걱정하지 않고, 목욕물을 걱정하지 않고 공업용수를 걱정하지 않고 오늘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새삼 한강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가 살면서 인간에게 꼭 필요한 햇빛과 공기의 고마움을 자주 잊고 살 듯이 우리의 귀중한 식수인 한강물의 고마움도 잊을 때가 많다. 아리수(한강의 옛 이름) 정수기의 물로 커피를 타면서 내 생명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자연이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고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게 해 주는 나무 그늘도 고맙고, 내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꽃 한 포기, 풀 한 포기 모두 고맙다. 그 모든 것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이 순간을 사랑하며, 주변을 아끼며 살아가는 일이 행복이다.
바보온달을 훌륭한 장수로 키워낸 것은 평강공주의 바보온달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