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동네다
세상이 동네다
by 한희철 목사 2019.04.10
마음에 남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지난 설 명절에 순직을 했습니다.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입니다. 다들 명절을 쇠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이 되었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도 그랬지만 맡은 일에 충실하다가 일하던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의 죽음은 숙연하게 다가왔습니다.
의사의 길을 걸으며 급여나 조건이나 가족보다도 응급환자를 살리는 일을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부실한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삶을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가족으로서는 서운할 만큼 일에 몰두했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천직(天職)으로 아는 이가 있다는 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것이 고마웠고 고마운 만큼 그의 죽음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알고 지내는 이 중에 보름산미술관을 운영하는 이가 있습니다. 김포 초입에 있는 고촌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미술관입니다.
보름산이라는 시적인 이름은 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동산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한적한 시골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그런 미술관입니다.
달포 전쯤이었습니다. 맡은 일이 있어 부천을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름산미술관을 찾았습니다.
부천에서 목회를 할 때만 해도 손님을 만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거나 집중해서 책을 읽을 일이 있으면 찾아가곤 했던 곳이었습니다.
미술관 안에 조용한 찻집이 함께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던 중에 임지를 서울로 옮기게 되었고, 그곳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찻집으로 들어섰을 때 손님들이 머무르는 첫 번째 공간 안에는 다른 손님이 따로 없었고, 모처럼 만난 우리는 마주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내게 그는 몇 가지를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뜻밖에도 윤한덕 의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름산미술관 주인과 윤한덕 의사는 동서지간이었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는 사이여서 그동안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습니다. 그를 통해서 듣는 윤한덕 의사의 삶은 보도를 통해서 들었던 것보다도 더 아팠고 더 아렸습니다.
성실함을 넘어 거룩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정말로 이 땅에 꼭 필요한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아쉬움이 구체적으로 밀려왔습니다.
막내에게서 들은 말 중에 ‘세상이 동네다’(Die Welt ist ein Dorf)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 사람들이 하는 말로, 세상이 좁다고 느껴질 때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동네라면 우리 삶이 달라져야 한다고, 나와 무관한 사람이 없는 것이니 우리는 모두 한 동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러니 선한 이웃으로 사는 것이 마땅하다고, 그런 삶을 살아왔던 윤한덕이라는 이름과 함께 선한 다짐 하나를 마음에 품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도 그랬지만 맡은 일에 충실하다가 일하던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의 죽음은 숙연하게 다가왔습니다.
의사의 길을 걸으며 급여나 조건이나 가족보다도 응급환자를 살리는 일을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부실한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삶을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가족으로서는 서운할 만큼 일에 몰두했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천직(天職)으로 아는 이가 있다는 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것이 고마웠고 고마운 만큼 그의 죽음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알고 지내는 이 중에 보름산미술관을 운영하는 이가 있습니다. 김포 초입에 있는 고촌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미술관입니다.
보름산이라는 시적인 이름은 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동산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한적한 시골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그런 미술관입니다.
달포 전쯤이었습니다. 맡은 일이 있어 부천을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름산미술관을 찾았습니다.
부천에서 목회를 할 때만 해도 손님을 만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거나 집중해서 책을 읽을 일이 있으면 찾아가곤 했던 곳이었습니다.
미술관 안에 조용한 찻집이 함께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던 중에 임지를 서울로 옮기게 되었고, 그곳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찻집으로 들어섰을 때 손님들이 머무르는 첫 번째 공간 안에는 다른 손님이 따로 없었고, 모처럼 만난 우리는 마주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내게 그는 몇 가지를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뜻밖에도 윤한덕 의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름산미술관 주인과 윤한덕 의사는 동서지간이었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는 사이여서 그동안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습니다. 그를 통해서 듣는 윤한덕 의사의 삶은 보도를 통해서 들었던 것보다도 더 아팠고 더 아렸습니다.
성실함을 넘어 거룩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정말로 이 땅에 꼭 필요한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아쉬움이 구체적으로 밀려왔습니다.
막내에게서 들은 말 중에 ‘세상이 동네다’(Die Welt ist ein Dorf)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 사람들이 하는 말로, 세상이 좁다고 느껴질 때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동네라면 우리 삶이 달라져야 한다고, 나와 무관한 사람이 없는 것이니 우리는 모두 한 동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러니 선한 이웃으로 사는 것이 마땅하다고, 그런 삶을 살아왔던 윤한덕이라는 이름과 함께 선한 다짐 하나를 마음에 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