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에 아이한테 삼국지를 읽히려고 했는데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방학이 다 가버렸어요. 고전 명작들을 많이 읽어야 좋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어떤 점이 좋은가요? 꼭 읽어야 할까요?”

한국독서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아이에게 읽히면 좋은 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열 살에 읽고 스무 살에 읽고 서른 살에 읽어도 읽을 가치가 있다면 좋은 책이다. 한국의 어린이도, 미국의 어린도 똑같이 좋아하면 좋은 책이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지역에서만 반짝 읽히다가 사라지면 그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라고 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 시대와 지역에 얽매이지 않은 대표적인 책을 찾노라면 무엇보다 고전 명작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 명작의 다양한 특징 중 하나는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문학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발 더나가 고전 명작을 통해 세계의 보편적인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가 있다. 용기나 정직, 성실 등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되는 가치관을 배울 수 있다.

또 하나 고전 명작을 통해 고급의 배경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읽으면서 역사나 시대상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경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점 한 가지.

지나친 축약본은 명작 의미에 넣기 힘들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만 보더라도 완역본은 600쪽이 넘는다. 이런 작품을 심하게 축약하다보면 작가가 의도한 상징성이나 문학적 의미는 대부분 사라지고 만다.

때문에 고전 명작을 읽히고 싶을 때는 아이가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아울러 초등 3~4학년의 경우 축약본을 읽히고 싶다면 100쪽 안팎에 한쪽에 낯선 단어가 25%를 넘지 않는 책을 골라야 할 것이다.

이지은 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