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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가출 어떻게 대할까

자녀, 가출 어떻게 대할까

by 운영자 2011.11.15

고 1인 딸이 인터넷으로 알게 된 친구들과 어울려 이틀 동안 가출한 후 며칠 전에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고 2학기 들어서는 결석도 잦습니다.

내성적이고 표현이 별로 없는 아이어서 고민이 무엇인지 알기가 힘듭니다.

학교 안가는 날은 인터넷에 몰두하고 답답한 마음에 대화를 시도하면 예민하게 반응해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가출 후 건강하게 돌아와 일단 한숨 돌리셨지만 재가출에 대한 염려와 등교거부 등으로 지켜보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가출은 부모에게 커다란 충격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현재 심리적 고통에 대한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고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보다 상황적 어려움이 더 크다고 느껴질 때 (비록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선택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속해있는 가정, 또래, 학교 환경에서 스트레스나 갈등을 경험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가출 후 자녀가 돌아왔을 때 일단 편안하게 맞아 주셔야 합니다. 이것저것 질문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자녀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셔야 합니다.

첫 대화는 지적하거나 비난적인 어투 대신에 부드럽고 따뜻한 언어로 ‘가출 후 힘들지는 않았는지’, ‘가출을 결심하게 된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를 자녀의 입장에서 충분히 들어주셔야 합니다.

충분한 수용과 경청이 이뤄진다면 자녀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런 후 서로간의 기대, 바램 등을 솔직하게 나누면서 각자 노력할 부분에 대한 의견과 개선할 점을 찾는 과정들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청소년기는 또래나 교사와의 관계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담임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자녀의 또래관계, 학교에서의 행동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학교에서의 관심과 지도를 부탁드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청소년기는 판단력이나 감정조절력이 아직 발달 중에 있어 시행착오나 충동적인 행동들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의 부족한 행동을 비난하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충분한 경청과 이해를 전달하는 노력이 선행된 후 개선할 방향을 함께 합의하는 과정이 청소년기 자녀지도에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부모님은 없습니다. 이 과정 역시 실패와 성공이 반복되며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자녀와의 적절한 합의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하는 것이 낮다’는 속담처럼 쉽지 않지만 조금씩 시도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올 것 입니다.

순천 우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숙명여자대학교 박사수료(상담 전공)
국가공인 1급 청소년상담사
염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