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과 인품 담는 그릇 '말'
인격과 인품 담는 그릇 '말'
by 운영자 2012.02.24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지인은 극단적인 표현으로 열정을 토하지만 듣는 사람은 썰렁하다. 중용과 배려가 없는 탓이다. 대화의 주제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소통이 가능하다.
요즘 우리사회의 욕설과 막말, ‘꼼수’와 조롱은 도를 넘었다. '○○○' '졸라' '×까' ‘쫄지마’ 등 비속어와 욕설이 인테넷 팟캐스트 라디오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트위터 등 SNS 일각에서 난무하는 독설과 욕설과 조롱도 극단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가카의 빅 엿’ ‘가카새끼 짬봉’을 페이스북에 올린 판사는 비난여론이 일자 ‘표현의 자유’라고 강변한다. 풍자도 격이 있어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지도층일수록 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
노블레스의 책무는커녕 사회의 근본이 무너지고 세상이 막가는 게 아닌지 서글프다. 욕설과 허접스러운 말의 쓰레기가 하수도처럼 넘쳐 우리사회를 오염시킨다.
이러다간 국격(國格)까지 무너져 국제사회의 조롱꺼리가 된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스타벅스 종업원이 한국인 고객에게 인종비하적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는 주문을 받으면 컵에 주문한 고객의 이름을 적고 있으나 백인 종업원은 한국인 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을 그려서 내 왔다니 모멸감을 느낀다.
기성사회가 이러한 데 어떻게 청소년들의 욕설과 빗나간 언행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욕설 또한 도를 넘은지 오래다.
그들의 욕설과 막말도 우리사회의 주류문화를 닮아간다.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TV프로그램의 반말과 비속어, 은어와 비표준어는 방송심의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과 없이 방송된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 유행어를 빨리 쓰느냐 속도경쟁까지 붙어 마구잡이로 모방한다.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의 비속어와 은어는 오염 수위가 높을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심각성이 더하다.
청소년들의 욕설은 성적위주 교육에 짓눌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자 힘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의 분출이다. 욕설은 또래 집단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촉매제 구실을 하면서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
초등학생의 73%가 욕설을 사용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범죄를 저지르는 미성년자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습관화된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욕설을 방치하면 기성세대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소통의 부재로 엄청난 사회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청소년들에게 비속어와 욕설을 사용하지 말라 나무라고, 고운 말 바른말을 쓰라고 가르칠 것인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게 아닌가? 아이들을 나무라기 전에 기성사회부터 절제된 언어와 품격 있는 말을 쓰는 게 더 시급하고 절실하다.
이규섭<시인>
이규섭 시인은 시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경향신문을 거쳐 국민일보에서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KBS1라디오 '라디오 24시'에서 시사평론을 했다. 저서로는 <바람멀미>, <판소리 답사 기행>, <사라지는 풍물>, <별난 사람들>등이 있다.
요즘 우리사회의 욕설과 막말, ‘꼼수’와 조롱은 도를 넘었다. '○○○' '졸라' '×까' ‘쫄지마’ 등 비속어와 욕설이 인테넷 팟캐스트 라디오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트위터 등 SNS 일각에서 난무하는 독설과 욕설과 조롱도 극단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가카의 빅 엿’ ‘가카새끼 짬봉’을 페이스북에 올린 판사는 비난여론이 일자 ‘표현의 자유’라고 강변한다. 풍자도 격이 있어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지도층일수록 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
노블레스의 책무는커녕 사회의 근본이 무너지고 세상이 막가는 게 아닌지 서글프다. 욕설과 허접스러운 말의 쓰레기가 하수도처럼 넘쳐 우리사회를 오염시킨다.
이러다간 국격(國格)까지 무너져 국제사회의 조롱꺼리가 된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스타벅스 종업원이 한국인 고객에게 인종비하적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는 주문을 받으면 컵에 주문한 고객의 이름을 적고 있으나 백인 종업원은 한국인 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을 그려서 내 왔다니 모멸감을 느낀다.
기성사회가 이러한 데 어떻게 청소년들의 욕설과 빗나간 언행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욕설 또한 도를 넘은지 오래다.
그들의 욕설과 막말도 우리사회의 주류문화를 닮아간다.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TV프로그램의 반말과 비속어, 은어와 비표준어는 방송심의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과 없이 방송된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 유행어를 빨리 쓰느냐 속도경쟁까지 붙어 마구잡이로 모방한다.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의 비속어와 은어는 오염 수위가 높을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심각성이 더하다.
청소년들의 욕설은 성적위주 교육에 짓눌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자 힘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의 분출이다. 욕설은 또래 집단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촉매제 구실을 하면서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
초등학생의 73%가 욕설을 사용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범죄를 저지르는 미성년자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습관화된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욕설을 방치하면 기성세대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소통의 부재로 엄청난 사회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청소년들에게 비속어와 욕설을 사용하지 말라 나무라고, 고운 말 바른말을 쓰라고 가르칠 것인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게 아닌가? 아이들을 나무라기 전에 기성사회부터 절제된 언어와 품격 있는 말을 쓰는 게 더 시급하고 절실하다.
이규섭<시인>
이규섭 시인은 시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경향신문을 거쳐 국민일보에서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KBS1라디오 '라디오 24시'에서 시사평론을 했다. 저서로는 <바람멀미>, <판소리 답사 기행>, <사라지는 풍물>, <별난 사람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