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과 바이올린
거미줄과 바이올린
by 운영자 2012.04.18
‘네가 치는 거미줄은’이라는 제목의 동화를 쓴 적이 있습니다. 거미줄을 쳐서 거기 걸리는 곤충들을 잡아먹는 거미가 어느 날 길을 떠납니다. 누군가를 잡아먹고 사는 것이 괴로웠던 것이지요.
그가 길을 떠난 이유 중에는 한 가지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가 치는 거미줄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잠자리채를 만들어 거미줄을 거둬 잠자리를 잡곤 하던 아이들도 제각기 바빠 아무도 거미줄을 거들떠보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을 가던 거미가 마침내 가을 들판의 허수아비를 만나게 되었고, 허수아비의 겨드랑이 아래에서 지내게 됩니다. 아무 것도 먹지 않았던 거미의 배는 홀쭉해졌지만, 허수아비의 청으로 오랫동안 치지 않던 마지막 거미줄을 치기도 하지요. 허수아비는 거미의 재주를 한껏 칭찬했고요.
그러던 어느 노을이 곱던 저녁, 갑자기 거미줄이 흔들렸습니다.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날아가던 나비 한 마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나비는 거미가 자기를 잡아먹을 줄 알고 잔뜩 겁을 먹었지만, 오히려 거미는 나비를 안심시키며 하룻밤을 쉬어가게 합니다.
그 밤 거미와 나비는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거미의 더없이 착한 마음을 알게 된 나비는 거미에게 거미줄을 치는 것이 결코 나쁜 일이 아님을 일러줍니다.
거미줄이 있기에 자기 같은 나비는 조심해서 날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 거미줄을 계속 치면 마침내 아이들도 잠자리채를 다시 만들 것이고 거미줄을 거둬 잠자리를 잡느라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되찾게 될 것이라 이야기를 하지요.
그날 밤 거미와 나비는 허수아비의 등을 타고 먼 나라로 날아가는 멋진 꿈을 꾸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거미줄과 관련하여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한 연구가가 거미줄로 바이올린 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나라의과대학의 연구원 오사키 시게요시가 거미줄로 바이올린 줄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오사키는 오랫동안 거미줄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대해 연구를 해 온 학자로, 거미줄을 실용적으로 응용할 방법을 찾던 중 바이올린 줄에 생각이 미쳤고, 이를 실험해본 결과 생각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거미줄로 바이올린 줄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 발상 자체가 놀랍고도 신선합니다.
그가 만든 바이올린 줄은, 왕무당거미줄 3천~5천 가닥을 꼬아서 한 다발을 만든 뒤 세 다발을 다시 다른 방향으로 꼬아서 완성을 했습니다.
연주 중에 줄이 끊어질 위험에 대비해 강도실험을 해본 결과, 현재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양 창자 줄보다는 약하지만,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 코팅 줄이나 나일론 줄보다는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줄을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봤더니 조직과 조직들이 부드럽게 밀착되어 있어 전혀 빈공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했습니다.
거미줄을 꼬아서 만든 바이올린 줄,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 여겨지는데 과연 그 소리는 어떠했을까 궁금해집니다. 거미줄로 만든 그 줄을 몇 몇 프로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보낸 뒤 소감을 알려 달라 했는데, 그 줄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음색을 낸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거미줄로 만든 바이올린 줄은 부드럽고 깊은 자연의 음색을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미와 나비, 거미줄로 만든 바이올린 줄, 모두가 꿈같은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꿈꾸는 자에게 꿈은 현실이 됩니다. 이 좋은 계절에 몰랐던 꿈 하나씩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
그가 길을 떠난 이유 중에는 한 가지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가 치는 거미줄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잠자리채를 만들어 거미줄을 거둬 잠자리를 잡곤 하던 아이들도 제각기 바빠 아무도 거미줄을 거들떠보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을 가던 거미가 마침내 가을 들판의 허수아비를 만나게 되었고, 허수아비의 겨드랑이 아래에서 지내게 됩니다. 아무 것도 먹지 않았던 거미의 배는 홀쭉해졌지만, 허수아비의 청으로 오랫동안 치지 않던 마지막 거미줄을 치기도 하지요. 허수아비는 거미의 재주를 한껏 칭찬했고요.
그러던 어느 노을이 곱던 저녁, 갑자기 거미줄이 흔들렸습니다.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날아가던 나비 한 마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나비는 거미가 자기를 잡아먹을 줄 알고 잔뜩 겁을 먹었지만, 오히려 거미는 나비를 안심시키며 하룻밤을 쉬어가게 합니다.
그 밤 거미와 나비는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거미의 더없이 착한 마음을 알게 된 나비는 거미에게 거미줄을 치는 것이 결코 나쁜 일이 아님을 일러줍니다.
거미줄이 있기에 자기 같은 나비는 조심해서 날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 거미줄을 계속 치면 마침내 아이들도 잠자리채를 다시 만들 것이고 거미줄을 거둬 잠자리를 잡느라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되찾게 될 것이라 이야기를 하지요.
그날 밤 거미와 나비는 허수아비의 등을 타고 먼 나라로 날아가는 멋진 꿈을 꾸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거미줄과 관련하여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한 연구가가 거미줄로 바이올린 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나라의과대학의 연구원 오사키 시게요시가 거미줄로 바이올린 줄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오사키는 오랫동안 거미줄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대해 연구를 해 온 학자로, 거미줄을 실용적으로 응용할 방법을 찾던 중 바이올린 줄에 생각이 미쳤고, 이를 실험해본 결과 생각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거미줄로 바이올린 줄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 발상 자체가 놀랍고도 신선합니다.
그가 만든 바이올린 줄은, 왕무당거미줄 3천~5천 가닥을 꼬아서 한 다발을 만든 뒤 세 다발을 다시 다른 방향으로 꼬아서 완성을 했습니다.
연주 중에 줄이 끊어질 위험에 대비해 강도실험을 해본 결과, 현재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양 창자 줄보다는 약하지만,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 코팅 줄이나 나일론 줄보다는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줄을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봤더니 조직과 조직들이 부드럽게 밀착되어 있어 전혀 빈공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했습니다.
거미줄을 꼬아서 만든 바이올린 줄,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 여겨지는데 과연 그 소리는 어떠했을까 궁금해집니다. 거미줄로 만든 그 줄을 몇 몇 프로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보낸 뒤 소감을 알려 달라 했는데, 그 줄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음색을 낸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거미줄로 만든 바이올린 줄은 부드럽고 깊은 자연의 음색을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미와 나비, 거미줄로 만든 바이올린 줄, 모두가 꿈같은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꿈꾸는 자에게 꿈은 현실이 됩니다. 이 좋은 계절에 몰랐던 꿈 하나씩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