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물은 순환한다

물은 순환한다

by 운영자 2012.06.20







윤한음 교수
순천대 생물학과 이학박사
순천제일대 겸임교수
순천시 환경연구사

요즘 생태라는 단어에 매우 친숙하다. 특히 순천시는 ‘대한민국생태도시’를 표명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필자는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은 다름 아닌 물이다. 지구가 가진 물의 총량은 약 1.36×109㎦이며, 인체내에서도 물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의 물의 97.2%는 해양이며, 빙하와 만년설이 2.15%, 나머지 0.65%는 강과 호수같은 지표수이며 그 외는 지하수나 대기중 의 수증기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적인 물의 총양은 지구가 생성된 이래 지금까지 한방울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번 사용한 물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영원히 소멸되어 버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물은 끊임없이 순환하여 양적인 면에서 한방울도 변화가 없다. 다만 질적으로만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한 물의 일부는 하수관을 거쳐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며, 일부는 하천으로 바로 유출되고, 일부는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된다. 그리고 일부는 식물이 이용한다.

이러한 물들이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현상을 유출현상이라 하며, 태양의 열에너지에 의해 기체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을 증발현상, 식물의 잎면을 통해 땅속의 물이 수증기의 형태로 대기중에 방출되는 현상을 증산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물은 대기의 수증기와 구름의 형태로 바뀌어 빗물로 다시 지표면에 떨어진다.

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부족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에 대부분 의아해 한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물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UN의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는 연간 1인당 물사용수량을 기준으로 물풍요국가, 물부족국가, 물기근국가 세분류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두 번째인 물부족국가군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물부족국가군에서도 상위쪽에 해당하여 전체적인 측면에서 중간이상이 된다.

정부에서 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물부족국가라고 약간은 과장되게 홍보한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수자원관리 측면에서 그리 여유 있는 편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우량은 1,274mm로 세계평균보다 높으나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1인당 연간 평균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2.5%에 불과하다.

특히 연 강수량의 2/3가 홍수기인 6~9월에 집중되고 하천의 유량변동계수(최대유량과 최소유량비)가 테임즈강은 8, 세느강은 23, 라인강은 14, 양자강은 22인데 반해 우리나라 한강은 393, 낙동강은 372이며 다른 주요하천도 300~400으로 매우 높아 유실율이 매우 크다. 국민생활수준 향상과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라 용수 수요는 계속 증가될 전망이나, 이에 따른 용수공급대책은 불안전하여 장기적으로는 물부족 상태의 발생이 예상된다.

내 몸속에서 생명을 지탱해주는 물도 생명의 기한이 차면 생태계로 돌아갈 것이다. 역시 순환과정을 거쳐 어떤 생명체를 유지해주는 물이 될 것이다. 나는 지구상의 생태계 구성요소이며 물의 순환과정을 거쳐 내 생명을 유지하고 훗날 그 물은 어떤 생명체에 저장되어 사용될 것이다. 물은 소중하다.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