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집단성
개성과 집단성
by 운영자 2012.06.26
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각각의 나무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나무가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런 특성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나무를 보면서 그런 특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면 한 존재를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 존재를 쉽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해서 한 존재의 판단 시점에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개성을 존중하는 풍토가 아직 조성되어 있지 않다. 얼마 전 14명의 시민들과 내가 사는 인근 양반 촌에서 ‘생태문화답사’ 행사를 가졌다. 생태문화답사는 인문생태를 자연생태와 함께 관찰하는 답사 형태를 말한다.
이 용어는 내가 만든 것이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답사형태이다. 내가 이런 답사를 추구하는 것은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인문생태와 자연생태를 읽어야만 가장 경제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양반 촌에서 우리나라의 양반문화 공간의 콘텐츠가 얼마나 개성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를 목격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여느 양반문화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가마, 떡 찧는 기구, 투호 등을 정자 뒷마당에 갖추고 있었다.
과연 이런 기구들이 양반 고을의 정체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양반의 공간구조는 한국 전통의 큰 자산이지만 현재처럼 관리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통문화의 유형 공간은 무형의 정신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은 우리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하지만 그들이 살았던 공간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래서 탐방객들은 유형의 공간에서 무형의 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정책도 탐방객들이 유형의 공간에서 무형의 정신, 특히 양반들이 추구했던 통시대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가옥은 막대한 예산으로 하드웨어만 그럴듯하게 갖추고 있을 뿐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없다. 그래서 어디든 한국의 전통 가옥은 기와집과 흙과 돌로 만든 담과 같은 공통점만 보일 뿐, 각 지역의 전통가옥이 지닌 개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전통가옥은 자연생태과 인문생태를 가장 잘 결합한 공간이다. 자연생태과 인문생태의 조화는 현재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가옥은 미래의 인류가 어떤 공간에서 살아가야할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상적인 주거공간일지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전통은 계승할 수 없고, 설령 계승하더라도 오래갈 수 없다.
왜냐하면 훌륭한 공간도 그 공간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의 정신으로 탄생한 것이고, 계승도 그런 정신을 계승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식은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가옥은 형식이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 않아서 아름다움이 떨어진다. 내가 추구하는 생태문화답사는 형식과 내용을 동시에 읽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한 그루의 나무가 전통의 가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선조들이 한 그루의 나무에서 어떤 정신적 가치를 찾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강판권 <교수>
사람이 나무를 보면서 그런 특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면 한 존재를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 존재를 쉽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해서 한 존재의 판단 시점에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개성을 존중하는 풍토가 아직 조성되어 있지 않다. 얼마 전 14명의 시민들과 내가 사는 인근 양반 촌에서 ‘생태문화답사’ 행사를 가졌다. 생태문화답사는 인문생태를 자연생태와 함께 관찰하는 답사 형태를 말한다.
이 용어는 내가 만든 것이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답사형태이다. 내가 이런 답사를 추구하는 것은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인문생태와 자연생태를 읽어야만 가장 경제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양반 촌에서 우리나라의 양반문화 공간의 콘텐츠가 얼마나 개성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를 목격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여느 양반문화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가마, 떡 찧는 기구, 투호 등을 정자 뒷마당에 갖추고 있었다.
과연 이런 기구들이 양반 고을의 정체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양반의 공간구조는 한국 전통의 큰 자산이지만 현재처럼 관리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통문화의 유형 공간은 무형의 정신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은 우리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하지만 그들이 살았던 공간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래서 탐방객들은 유형의 공간에서 무형의 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정책도 탐방객들이 유형의 공간에서 무형의 정신, 특히 양반들이 추구했던 통시대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가옥은 막대한 예산으로 하드웨어만 그럴듯하게 갖추고 있을 뿐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없다. 그래서 어디든 한국의 전통 가옥은 기와집과 흙과 돌로 만든 담과 같은 공통점만 보일 뿐, 각 지역의 전통가옥이 지닌 개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전통가옥은 자연생태과 인문생태를 가장 잘 결합한 공간이다. 자연생태과 인문생태의 조화는 현재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가옥은 미래의 인류가 어떤 공간에서 살아가야할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상적인 주거공간일지라도 그곳에 사는 사람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전통은 계승할 수 없고, 설령 계승하더라도 오래갈 수 없다.
왜냐하면 훌륭한 공간도 그 공간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의 정신으로 탄생한 것이고, 계승도 그런 정신을 계승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식은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가옥은 형식이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 않아서 아름다움이 떨어진다. 내가 추구하는 생태문화답사는 형식과 내용을 동시에 읽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한 그루의 나무가 전통의 가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선조들이 한 그루의 나무에서 어떤 정신적 가치를 찾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강판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