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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다

by 운영자 2012.08.21

시력은 왜 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가?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시력을 잃으면 볼 수가 없고 아무리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시력을 잃으면 갈 수가 없으니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다”라고 말 할 정도로 우리의 몸에서 눈은 대단히 소중하다.

이렇게 우리 몸에서 중요한 시력의 기능이 갈수록 저하되고 시력교정용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청소년기의 가혹한 수험경쟁, 텔레비젼이나 스마트폰 등 각종 시각영상단말기의 사용증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보화시대의 청 · 장년들의 사회활동이 주로 컴퓨터 등의 영상매체에 의한 것으로서 근거리 시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50세 이상의 노안인구의 주된 활동이 근거리 작업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0대 이후에 가까운 것이 보이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우리의 눈에서 원거리와 근거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카메라의 줌 역할을 해주는 수정체가 나이가 들어 갈수록 탄력성이 줄어들고 최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하여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눈앞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 결과 독서 등의 근거리 작업에서 글씨를 선명하게 볼 수 없는 불편이 생기는데 이러한 상태를 노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단지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노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노안은, 원거리 시력이 흐리게 보이는 근시인 사람도, 가까운 물체가 흐리게 보이는 원시를 갖는 사람도, 정상적인 눈을 갖는 사람 모두에게서 올 수 있다.

원시와 노안 모두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물론, 원시이면서 노안이 함께 올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원시는 애초부터 비정상적인 눈이며, 노안은 단지 조절력의 감소로 오는 눈으로 정상적인 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노안과 원시를 구별하는 방법은 비정시인 눈(원시, 근시, 난시)을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로 원거리 시력을 교정한 이후에 근거리 검사에서 흐림 현상(특히, 30cm 이내)이 나타나면 이것을 노안이라 할 수 있다.

가끔, “갑자기 눈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이는 근시인 사람에게서 노안이 왔다는 증거일뿐 실제 눈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비정시를 교정하여 정시로 된 상태에서 근거리 작업이 곤란한가 아닌가로 “노안인지 아닌지”를 가름해야 하며 근거리의 시력에 지장을 주는 노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며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노안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근용안경인 돋보기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실제 돋보기가 최초로 필요하게 되는 나이는 40세~45세 정도가 된다.

근거리를 보는데 지장을 주는 근용안경인 돋보기는 전문가인 안경사에게 맡겨야 한다. 과거에는 안경의 조제 가공에 있어 정상적인 교육이나 법적인 절차없이 그저 안경원에서 어깨너머로 배워 안경의 조제가공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989년 이후 중요한 국민의 안기능을 담당함에 있어 전문가만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조제 가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법률을 제정하여 지금은 안경사의 면허없이는 누구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나 조제가공을 금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근용안경인 돋보기를 선택하는데 있어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쉽고 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휴게소나 노점상에서 썬글라스나 돋보기를 구입하여 착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며 시력저하와 눈의 이상을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가 된다.

눈과 렌즈를 다루는 안경사는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행하는 국가고시를 거쳐 합격한 전문가이다. 정부에서도 안경의 조제 및 판매는 안경사만이 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하고 있다. 또한 안경과 콘택트렌즈는 안경사의 지식과 기술이 가해져야만 참다운 상품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가장 소중한 눈을 길거리의 잡상인들에게 맡기거나 의지해서는 안된다.
“몸이 천냥이면 우리의 눈은 분명히 구백냥이다”


신철근
<청암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