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응급처치(벌 교상)

응급처치(벌 교상)

by 운영자 2012.08.31





김경완
청암대 응급구조과 교수


9월30일이면 추석이다.

추석을 앞두고 항상 일어나는 사고가 있으니 벌 교상이다. 벌 교상이란 벌에 쏘이는 것을 말한다. 벌초를 하기 위해 조상묘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해 심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벌에 쏘였을 때 대처법을 알아보면 일반적으로 벌에 쏘이면 1% 정도에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고 대부분은 다행이도 쏘인 자리가 아프고, 가렵고, 부어오르는 정도로 그친다.

대체적으로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이 빨리 나타날수록 더 심한 반응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증상은 통증과 가려움, 부종 정도이고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과민반응)은 호흡곤란,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 가려움, 타는듯한 피부, 발진, 두드러기, 혀나 입 또는 인후의 부종, 현기증과 메스꺼움 등이다.

특히 벌에 쏘여 과민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목이 붓고,기관지 경련이 생기며 말하기 곤란하고, 목과 가슴이 답답하며 현기증이 나고 숨이 가쁘며 가슴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호흡기관 장애는 벌에 쏘인 환자들 대다수를 사망시키는 원인이 된다. 심하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한번만 쏘여도 몇 분 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벌에 쏘이면 쏘인 부위에만 관심을 가지기 쉬운데 생명이 위험한 알레르기반응(과민반응)이 발생했을 때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알아 두어야 한다.

특히 과거에 벌에 쏘여 심한 반응이 있었던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또 이러한 사람은 과민 반응시 사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 상비약을 준비하는 게 좋다.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법을 알아보면

1. 먼저 피부에 침과 독주머니가 박혀 있는지 확인해 본다. 벌은 쏘인 부위에 침과 독주머니를 남기기 때문이다. 침이 그대로 박혀 있는데도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2∼3 분간 침에서 독이 계속 나온다. 손톱, 신용카드, 가위, 칼날 같은 것으로 독침이 들어있는 독주머니를 긁어내면 독의 일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2.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쏘인 부위는 비눗물로 씻는다.

3. 통증과 독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한다. 이때 가능하다면 꿀벌의 독은 산성 이므로 베이킹소다(중탄산나트륨)를 물에 갠 반죽을 사용하면 독을 중화시켜 가려움과 부종을 줄여준다. 반면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식초나 레몬주스를 바른다.

4. 통증과 가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진통제가 적당하며 스테로이드 크림을 쏘인 자리에 바르면 가려움과 부종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제도 쏘인 순간에 즉시 바르면 국소증상을 예방할수 있지만 이처럼 바르는 방법은 효과가 너무 느리게 나타나므로 생명에 위협적인 알레르기 반응은 해결할 수 없다.

5.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 한번 쏘였어도 가장 위험한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목구멍을 쏘였을 때이다 이경우는 음료수 안에 빠진 벌을 삼켰거나 피해자가 입을 벌리고 있을 때 혹은 벌이 입속으로 날아들어갈 때 발생한다.

입이나 목을 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기도를 막는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 환자에게 얼음을 빨게 하거나 입을 찬물로 씻어내게 한다, 물 한 컵에 베이킹소다한 티스푼을 녹인 뒤 입을 헹구게 한다.

6. 알레르기 반응의 징후가 보이면 적어도 30분간 환자를 관찰해야 한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을 사용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벌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 자동주사기나 처방받은 구급약품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해마다 상당수의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벌에 쏘여 사망하는 일이 일어나는데 사전에 준비를 잘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지연형 알레르기 반응의 증상은 환자를 관찰한 뒤 환자가 호흡곤란 증세, 안면부종, 발열, 오한, 현기증 등이 생기면 신속하게 119를 부르거나 병원으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