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잔이면 돼요
우유 한 잔이면 돼요
by 운영자 2012.10.31
며칠 전이었습니다. 곱게 물든 나뭇잎처럼 전해진 작은 신문에는 감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이 갔던 이야기가 우유 한 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대하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글을 읽으며 괜히 눈가가 젖어들었지요.
어려운 환경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집집을 방문하며 물건을 팔았습니다. 공부하랴, 물건 팔랴 무척이나 고단할 수밖에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종일 물건을 팔러 다니다보니 저녁때가 되었을 때는 지칠 대로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먹지를 못해 배도 몹시 고팠습니다. 가진 것이 넉넉지 않았던 젊은이는 빵을 살 수도 없었고, 다음 집에 가서는 먹을 것을 좀 달라하기로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초인종을 눌렀고 누군가 문을 열었는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이는 예쁘장한 소녀였습니다. 차마 어린 소녀에게 먹을 것을 달라 하기가 부끄러워진 젊은이는 물 한 잔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초인종을 누른 이가 지치고 배고픈 상태라는 것을 안 소녀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큰 컵에 우유를 잔뜩 담아가지고 왔습니다. 젊은이는 단숨에 우유를 들이켰습니다. 우유를 마신 뒤 “우유 값으로 얼마를 주면 될까?” 조심스레 물었을 때, “그럴 필요 없어요.” 하면서 소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친절을 베풀면서 돈을 받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젊은이는 큰 힘을 얻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소녀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십 수 년이 지나갔을 때 우유를 전해주었던 소녀가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 도시에서는 고칠 수가 없는 중한 병이었습니다. 큰 도시에서 전문의를 모셔 와야 했습니다.
의사 하워드 켈리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보는 순간 그가 바로 십 수 년 전에 자신에게 우유를 건네준 그 소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켈리는 정성을 다해 치료하기 시작했고, 그의 정성으로 차츰 상태가 호전되어 마침내 회복이 되었습니다.
퇴원을 앞두고 그 동안의 치료에 대한 청구서를 받은 소녀와 가족들은 적잖을 치료비 문제로 큰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청구서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한 잔의 우유로 충분히 지불되었습니다.”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을 정성껏 도와준 이가 있어 고맙다고, 수고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을 때, 뜻밖에도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유 한 잔이면 돼요.” 그도 의사 켈리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냉수 한 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우리를 붙잡아줍니다. “우유 한 잔이면 돼요.” 이래저래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입니다.
한희철 <목사>
어려운 환경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집집을 방문하며 물건을 팔았습니다. 공부하랴, 물건 팔랴 무척이나 고단할 수밖에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종일 물건을 팔러 다니다보니 저녁때가 되었을 때는 지칠 대로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먹지를 못해 배도 몹시 고팠습니다. 가진 것이 넉넉지 않았던 젊은이는 빵을 살 수도 없었고, 다음 집에 가서는 먹을 것을 좀 달라하기로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초인종을 눌렀고 누군가 문을 열었는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이는 예쁘장한 소녀였습니다. 차마 어린 소녀에게 먹을 것을 달라 하기가 부끄러워진 젊은이는 물 한 잔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초인종을 누른 이가 지치고 배고픈 상태라는 것을 안 소녀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큰 컵에 우유를 잔뜩 담아가지고 왔습니다. 젊은이는 단숨에 우유를 들이켰습니다. 우유를 마신 뒤 “우유 값으로 얼마를 주면 될까?” 조심스레 물었을 때, “그럴 필요 없어요.” 하면서 소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친절을 베풀면서 돈을 받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젊은이는 큰 힘을 얻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소녀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십 수 년이 지나갔을 때 우유를 전해주었던 소녀가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 도시에서는 고칠 수가 없는 중한 병이었습니다. 큰 도시에서 전문의를 모셔 와야 했습니다.
의사 하워드 켈리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보는 순간 그가 바로 십 수 년 전에 자신에게 우유를 건네준 그 소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켈리는 정성을 다해 치료하기 시작했고, 그의 정성으로 차츰 상태가 호전되어 마침내 회복이 되었습니다.
퇴원을 앞두고 그 동안의 치료에 대한 청구서를 받은 소녀와 가족들은 적잖을 치료비 문제로 큰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청구서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한 잔의 우유로 충분히 지불되었습니다.”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을 정성껏 도와준 이가 있어 고맙다고, 수고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을 때, 뜻밖에도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유 한 잔이면 돼요.” 그도 의사 켈리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냉수 한 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우리를 붙잡아줍니다. “우유 한 잔이면 돼요.” 이래저래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입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