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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 안경으로 교정할 수 있다

난독증, 안경으로 교정할 수 있다

by 운영자 2012.12.05

난독증은 듣고 말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이 없는 정상 지능을 가진 사람이 글자 읽기나 쓰기에 있어 어려움이 느끼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철자가 여러 가지로 발음되는 영어나 불어권에서는 전체 인구의 12∼14%가량 발병하며 상대적으로 한국인에게는 드문 질환이지만 이것을 방치할 경우 문자를 판독하는 데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학습장애로 평생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난독증이 있는 어린이는 단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읽는 속도도 느리며 글자를 빠뜨리거나 없는 글자를 넣어서 읽는 등 정확성도 떨어진다.

색깔, 형태를 혼동하기도 하고 거울이 비추어진 모습처럼 글자를 거꾸로 적기도 한다. 또한 읽었던 글자인데도 다른 위치에 있으면 잘 못 읽기도 하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이 아닌 글의 중간 또는 끝부분부터 읽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글을 다 읽더라도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린이는 두려움과 어려움으로 인해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고 점점 더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난독증은 개인마다 그 증세의 차이가 있고 치료기간도 다르다. 심하지 않은 경우 보통 아이들과 특별한 차이가 없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다. 꾸준한 교정과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치료를 통해 나아지는 효과가 뚜렷하므로 증상 발견 시 조기에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읽기는 그리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글자를 눈으로 보고 단어로 인식, 그 의미와 내용을 이해하는 복잡한 과정의 결합이다. 예를 들어 ‘기차’ 라고 할 때, 이는 ‘ ㄱ, l, ㅊ, ㅏ’로 구성된 단어라는 것을 알고, 이를 자유자재로 분해,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읽기 능력의 바탕이다. 낱말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시각적 분석과 이해는 시각적 기억들을 찾아내 다시 떠올리고 결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들이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난독증이 있으면 이런 과정들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읽기 장애인 난독증을 안경으로 교정할 수 있다. 난독증의 증상을 보이는 아동에게 특정 색깔의 안경 렌즈를 처방한 결과 증상 개선과 동시에 독서 속도도 빨라진다.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특정파장을 걸러주는 렌즈를 착용하면 특정 파장의 빛을 색깔이 들어간 렌즈가 여과시켜주어 마그노 세포(Magno-cell)의 기능을 살려 뇌로 들어오는 시지각 정보의 과부하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마그노 세포는 시지각 기능 중에서 공간이동을 감지하거나, 명암의 구별, 순간적인 움직임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기능을 하며 시각적 난독증을 일으키는 원인제공자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여러 렌즈 중에서 크로마젠 렌즈(Chromagen Lens)는 이러한 난독증을 겪는 대상자에게 착용해 볼 수 있는 칼라필터렌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난반사로 인하여 글자들이 집중이 되지 않고 흐릿하게 보인다거나 글자들이 움직인다거나 낱말과 글줄 사이의 공간으로 인해 모형이 혼란스러운 형태를 이룬다거나 책을 읽는 동안에 별 뚜렷한 이유 없이 시각에 불편함이 느껴진다고 호소할 때 정밀진단을 통해서 크로마젠 안경을 착용해 볼 수 있다.

뇌 회로에 문제(마그노 세포의 혼란)가 있는 난독증인 경우, 칼라필터 렌즈 착용, 특수 교육(책, 비디오, 그림, 소리)으로 교정할 수 있지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때문에 난독증이 생긴 경우엔 소아정신과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석주 <청암대학교 안경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