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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은퇴 후 삶을 위해

행복한 은퇴 후 삶을 위해

by 운영자 2013.02.04

우리는 바야흐로 100세 장수 시대, 곧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지만 특히 은퇴 후에도 30~40년여 년을 더 살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은퇴 후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사람들은 흔히 은퇴하면 등산이나 하고 취미생활을 하며 여생을 보내겠다고 말한다.

과연 가능한 얘기일까? 은퇴 후 3~40여 년이란 세월을 어떻게 등산이나 취미생활로 보낼 수 있겠는가? 게다가 최근 보고되는 통계추이나 예측을 보면 은퇴 후 노후생활에 대한 전망은 매우 어둡기만 하다.

물론 준비된 은퇴 후 30년은 축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곧 준비되지 않은 은퇴 후의 30년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길어진 은퇴 후 제2의 삶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하느냐이다.

요컨대 사람들은 은퇴 후 준비를 경제적 여건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물론 경제적 여건을 잘 갖추어야 할 것이다.

최근 국가적 차원에서도 최소한의 노후 소득보장을 위해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연금으로 노후 생활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렇다고 연금을 더 늘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난망이다.

설혹 경제적 여건이 좋은 사람이라 해도 행복한 노후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은퇴 후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물고기 한 마리보다 물고기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생산에 참여하고 가치를 창출해야 스스로 존재감을 갖고 행복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 준비를 위한 첫걸음은 새로운 환경에 걸 맞는 “사회기술”을 갖추는 것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생산적인 존재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삶을 자주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회기술을 발휘해야 행복하다.

사회기술은 화폐로 전환되는 생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화폐로 전환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생산뿐만 아니라 만족감, 행복감, 연대감, 귀속감 등과 같이 화폐로 전환될 수 없는 사회관계의 생산도 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인간발달 이론에 의하면 젊은 시절엔 상품을 생산하는 능력이 우수하지만 은퇴 후에는 관계를 생산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따라서 은퇴는 생산영역으로부터 퇴출이 아니라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하는 역할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

어느덧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들도 은퇴를 시작하고 있다.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 세대들이 은퇴하게 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미래전망은 너무 어둡다.

그렇다면 희망은 무엇인가? 노후생활의 어두운 전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불어넣는 일차적 관건은 은퇴자 스스로 관계의 생산물을 창출하는 사회기술 곧 “공동체 노동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다.

동시에 은퇴자에 대해 “생산능력”을 상실한 존재에서 “새로운 생산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의식변화가 요구된다. 동시에 은퇴자들이 사회기술을 발휘하여 생산자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혁신하고 노동체계를 재구성하는 과정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성록 ㆍ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