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지금 칭찬이 필요해!
내겐 지금 칭찬이 필요해!
by 운영자 2013.02.28
나이도 직업도 학력도 경제력도 살아온 이력도 다 필요 없이, 그저 단 한 가지, 탁구 실력만으로 평가받고 인정받는 곳입니다.
그러니 라켓도 제대로 잡을 줄 모르는 완전초보에 아는 사람 하나 없으니 어리둥절 안절부절못하면서 쭈뼛거릴 수밖에요.
집으로 날아온 건강검진결과표를 보니 큰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체중 조절, 운동, 적당량의 식사, 지속적인 관리, 주기적인 검사 등등 예전보다 훨씬 강한 어조로 되어있는 소견이 빼곡했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고3 엄마 핑계에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과는 담을 쌓은 채 열심히 먹기만 한 결과였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 오빠를 따라 다니며 잠깐 쳐봤던 탁구가 떠올랐습니다. 전혀 낯선 운동은 아니니 제대로 지도를 받는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인근 탁구장 몇 곳을 직접 방문해 봤는데 어느 곳은 빈자리가 없었고, 또 어느 곳은 상담하는 자리에서 다짜고짜 20만원 상당의 라켓부터 구매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야 돈이 아까워서라도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구립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주 3회 탁구강습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세 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해도 매번 레슨까지 해준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등록을 하고 부푼 가슴을 안고 찾아간 그곳에서 마주친 것은 낯설다 못해 혼자 알아서 견뎌내지 않으면 결코 아무 것도 배우거나 익힐 수 없는 차가운 현실이었습니다.
기존 회원들은 당연히 같은 수준의 동료들과 단식과 복식으로 경기하느라 바빴고, 강사는 한 사람에게 5분씩 배정되어 있는 짧은 레슨시간에 말귀를 못 알아듣는 초보 아줌마가 답답해 목소리를 높이기 일쑤였습니다.
탁구교실 가는 날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공부 못 따라가는 아이가 학교에 가는 심정이 이럴까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도 또 선생님한테 큰소리로 야단을 맞겠지?
아무도 나를 상대해 주지 않겠지?’ 그래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격려하고 있습니다. 누군들 처음에 이러지 않았을까요. 선생님에게도 “제가 도통 말귀를 못 알아들어 답답하시죠, 죄송해요!” 하면서 가르침을 받습니다.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따라 배워서 선생님은 가르치는 보람을, 저는 배우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하면 잘 적응하고 있다고, 처음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누군가 칭찬해 준다면 좀 힘이 날 것도 같습니다. 저는 지금 칭찬이 몹시 고프답니다.
<유경 작가>
그러니 라켓도 제대로 잡을 줄 모르는 완전초보에 아는 사람 하나 없으니 어리둥절 안절부절못하면서 쭈뼛거릴 수밖에요.
집으로 날아온 건강검진결과표를 보니 큰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체중 조절, 운동, 적당량의 식사, 지속적인 관리, 주기적인 검사 등등 예전보다 훨씬 강한 어조로 되어있는 소견이 빼곡했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고3 엄마 핑계에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과는 담을 쌓은 채 열심히 먹기만 한 결과였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 오빠를 따라 다니며 잠깐 쳐봤던 탁구가 떠올랐습니다. 전혀 낯선 운동은 아니니 제대로 지도를 받는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인근 탁구장 몇 곳을 직접 방문해 봤는데 어느 곳은 빈자리가 없었고, 또 어느 곳은 상담하는 자리에서 다짜고짜 20만원 상당의 라켓부터 구매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야 돈이 아까워서라도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구립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주 3회 탁구강습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세 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해도 매번 레슨까지 해준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등록을 하고 부푼 가슴을 안고 찾아간 그곳에서 마주친 것은 낯설다 못해 혼자 알아서 견뎌내지 않으면 결코 아무 것도 배우거나 익힐 수 없는 차가운 현실이었습니다.
기존 회원들은 당연히 같은 수준의 동료들과 단식과 복식으로 경기하느라 바빴고, 강사는 한 사람에게 5분씩 배정되어 있는 짧은 레슨시간에 말귀를 못 알아듣는 초보 아줌마가 답답해 목소리를 높이기 일쑤였습니다.
탁구교실 가는 날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공부 못 따라가는 아이가 학교에 가는 심정이 이럴까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도 또 선생님한테 큰소리로 야단을 맞겠지?
아무도 나를 상대해 주지 않겠지?’ 그래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격려하고 있습니다. 누군들 처음에 이러지 않았을까요. 선생님에게도 “제가 도통 말귀를 못 알아들어 답답하시죠, 죄송해요!” 하면서 가르침을 받습니다.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따라 배워서 선생님은 가르치는 보람을, 저는 배우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하면 잘 적응하고 있다고, 처음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누군가 칭찬해 준다면 좀 힘이 날 것도 같습니다. 저는 지금 칭찬이 몹시 고프답니다.
<유경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