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와 까치집
메타세쿼이아와 까치집
by 운영자 2013.03.11
낙우송과의 갈잎 큰키나무 메타세쿼이아(이하 메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로수다.
1970년대 권장 가로수로 지정된 이래 전국의 가로수 중 메타는 전국 곳곳에서 명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는 은행나무와 함께 가로수 중에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는 나무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적지 않은 메타가 살고 있다. 베란다 건너편에는 메타의 가지 위에 까치가 집을 지었다.
까치가 집을 지을 정도면 메타의 상태가 아주 좋다는 뜻이다.
까치는 아주 튼튼한 나무에 집을 짓기 때문이다. 베란다에서 까치집을 보고 있노라면 까치가 집을 수리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까치는 부리로 메타의 가지를 꺾어서 집을 수리한다.
그런데 실수로 가지를 아래로 떨어뜨리면 잽싸게 땅으로 내려와서 입에 물고 올라간다.
내가 사는 곳도 10년이 넘어 수리할 곳이 많지만, 텃새인 까치도 자주 자신의 집을 수리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까치는 메타에 자신을 집을 만들면서 어떤 대가를 지불했을까.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사면서 적지 않은 돈을 지불했고, 집을 보수하는 데도 돈을 지불한다. 까치에게 집터를 내준 메타는 까치에게 어떤 대가를 받았을까.
아니면 까치가 메타의 허락도 없이 불법으로 집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러면 메타에 만든 까치집은 무허가일까.
아마도 까치는 메타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불법으로 집을 만들었을 것이지만, 메타는 그런 까치의 행동에 거의 관심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삶이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할 터이기 때문이다.
메타와 까치처럼 서로 거래하지 않고 각자의 터전을 만들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은 왜 엄청난 돈을 들여서 사는 공간을 만들어야 할까.
인간은 왜 영원히 소유할 수도 없는 집을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장만하려 하는가. 집 없는 사람의 설움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다.
까치는 자신이 몸담을 만큼의 집을 만들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몸보다 수 백 배의 공간을 만든다.
요즘 인터넷에 어마 어마한 유명 연예인들의 집을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인기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집을 공개할까.
대저택을 공개하는 사람들은 공개를 통해 희열을 느끼는 것일까.
메타세쿼이아의 메타는 '이후', 세쿼이아는 ‘인디언 추장 이름’이다. 중일전쟁 과정에서 중국에서 발견된 메타는 인간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위대한 존재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까치는 위대한 문화유산 위에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까치집은 내가 살고 있는 집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가치 있는 공간이다.
<강판권 교수>
1970년대 권장 가로수로 지정된 이래 전국의 가로수 중 메타는 전국 곳곳에서 명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는 은행나무와 함께 가로수 중에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는 나무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적지 않은 메타가 살고 있다. 베란다 건너편에는 메타의 가지 위에 까치가 집을 지었다.
까치가 집을 지을 정도면 메타의 상태가 아주 좋다는 뜻이다.
까치는 아주 튼튼한 나무에 집을 짓기 때문이다. 베란다에서 까치집을 보고 있노라면 까치가 집을 수리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까치는 부리로 메타의 가지를 꺾어서 집을 수리한다.
그런데 실수로 가지를 아래로 떨어뜨리면 잽싸게 땅으로 내려와서 입에 물고 올라간다.
내가 사는 곳도 10년이 넘어 수리할 곳이 많지만, 텃새인 까치도 자주 자신의 집을 수리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까치는 메타에 자신을 집을 만들면서 어떤 대가를 지불했을까.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사면서 적지 않은 돈을 지불했고, 집을 보수하는 데도 돈을 지불한다. 까치에게 집터를 내준 메타는 까치에게 어떤 대가를 받았을까.
아니면 까치가 메타의 허락도 없이 불법으로 집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러면 메타에 만든 까치집은 무허가일까.
아마도 까치는 메타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불법으로 집을 만들었을 것이지만, 메타는 그런 까치의 행동에 거의 관심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삶이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할 터이기 때문이다.
메타와 까치처럼 서로 거래하지 않고 각자의 터전을 만들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은 왜 엄청난 돈을 들여서 사는 공간을 만들어야 할까.
인간은 왜 영원히 소유할 수도 없는 집을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장만하려 하는가. 집 없는 사람의 설움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다.
까치는 자신이 몸담을 만큼의 집을 만들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몸보다 수 백 배의 공간을 만든다.
요즘 인터넷에 어마 어마한 유명 연예인들의 집을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인기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집을 공개할까.
대저택을 공개하는 사람들은 공개를 통해 희열을 느끼는 것일까.
메타세쿼이아의 메타는 '이후', 세쿼이아는 ‘인디언 추장 이름’이다. 중일전쟁 과정에서 중국에서 발견된 메타는 인간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위대한 존재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까치는 위대한 문화유산 위에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까치집은 내가 살고 있는 집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가치 있는 공간이다.
<강판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