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치아교정 해야겠다!
너 치아교정 해야겠다!
by 운영자 2013.03.14
요즘은 치아교정이 하도 흔해서 별다르게 쳐다보는 사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중학교 2학년이던 40년 전만 해도 치아에 교정기를 낀 아이가 전교생 중 서너 명 정도여서, 어떤 친구들은 저를 가리켜 ‘이빨에 철사 낀 애’라고 부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덧니가 도드라졌던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께서 똑같이 덧니가 난 오빠는 내버려두고 저만 교정을 시키기로 결심한 까닭은 짓궂은 남자애들이 ‘드라큘라’라고 놀리는 바람에 몇 번이나 울면서 집에 온 막내딸이 딱해서였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치아교정 비용이 만만찮지만 그 시절은 더 엄청난 돈이었을 겁니다. 이다음에 결혼할 때 장롱은 못해 보내도 고른 이를 만들어주겠다는 어머니의 굳은 결심 덕에 저는 가지런한 치아를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 생긴 자신감은 나중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우리 몸의 신비입니다. 교정한지 40년이 지난 지금 거울을 보면 완전히 교정 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가지런한 치아가 어느 덧 예전의 자리로 살짝 돌아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후관리의 문제를 떠나, 온갖 기술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더라도 늘 제 자리로 돌아가려는 자연의 법칙을 확인하는 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묘한 엄숙함까지 느끼곤 합니다.
이런 기분이 제 몸에 대한 과민함에서 온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과 만난 자리에서였습니다. 친구가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더니 불쑥 말합니다. “요즘에는 중년 아줌마들도 치아교정 많이 하더라. 얘, 너도 교정해야겠다!”
아뿔싸, ‘이빨에 철사 낀 애’라고 불리며 교정하느라 고생했던 보람도 없이 제 이가 그 사이에 교정을 권유받을 정도로 원위치 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교정을 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지만 우리 몸이 가진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 망가진 몸은 회복하기 어렵기에 젊어서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잘 관리하면 자연치유력이 더해져 얼마든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라 해도 이미 망가져버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손 놓고 나앉아서는 안 되겠지요.
완벽한 원래 상태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만 돌려놓아도 다행이니까요.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제 이는 점점 더 원래의 덧니 모양으로 되돌아갈 듯합니다.
조금 억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악의 모습은 아니고 음식을 잘 ○○○을 수 있으니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유경작가>
그러나 제가 중학교 2학년이던 40년 전만 해도 치아에 교정기를 낀 아이가 전교생 중 서너 명 정도여서, 어떤 친구들은 저를 가리켜 ‘이빨에 철사 낀 애’라고 부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덧니가 도드라졌던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께서 똑같이 덧니가 난 오빠는 내버려두고 저만 교정을 시키기로 결심한 까닭은 짓궂은 남자애들이 ‘드라큘라’라고 놀리는 바람에 몇 번이나 울면서 집에 온 막내딸이 딱해서였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치아교정 비용이 만만찮지만 그 시절은 더 엄청난 돈이었을 겁니다. 이다음에 결혼할 때 장롱은 못해 보내도 고른 이를 만들어주겠다는 어머니의 굳은 결심 덕에 저는 가지런한 치아를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 생긴 자신감은 나중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우리 몸의 신비입니다. 교정한지 40년이 지난 지금 거울을 보면 완전히 교정 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가지런한 치아가 어느 덧 예전의 자리로 살짝 돌아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후관리의 문제를 떠나, 온갖 기술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더라도 늘 제 자리로 돌아가려는 자연의 법칙을 확인하는 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묘한 엄숙함까지 느끼곤 합니다.
이런 기분이 제 몸에 대한 과민함에서 온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과 만난 자리에서였습니다. 친구가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더니 불쑥 말합니다. “요즘에는 중년 아줌마들도 치아교정 많이 하더라. 얘, 너도 교정해야겠다!”
아뿔싸, ‘이빨에 철사 낀 애’라고 불리며 교정하느라 고생했던 보람도 없이 제 이가 그 사이에 교정을 권유받을 정도로 원위치 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교정을 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지만 우리 몸이 가진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 망가진 몸은 회복하기 어렵기에 젊어서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잘 관리하면 자연치유력이 더해져 얼마든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라 해도 이미 망가져버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손 놓고 나앉아서는 안 되겠지요.
완벽한 원래 상태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만 돌려놓아도 다행이니까요.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제 이는 점점 더 원래의 덧니 모양으로 되돌아갈 듯합니다.
조금 억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악의 모습은 아니고 음식을 잘 ○○○을 수 있으니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유경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