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금이어야 한다!
늘 지금이어야 한다!
by 운영자 2013.07.16
<문덕근>
ㆍ전라남도 자연학습장 관리소장
ㆍ교육학 박사
요즘 후배나 친구들의 자녀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쩌면 저렇게 닮을 수가 있나? 하는 행동마저도!’라는 생각과 함께 DNA, 즉 인간의 신비에 대해 감탄을 하곤 한다.
‘사람의 뇌는 도화지와 같다.’는 Richard Nisbett 교수의 의견에 실로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모와 조직의 인적 환경 등의 만남은 그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바꿔놓을 수가 있으며, 미래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인간은 뇌는 7세까지 약 75% 정도가 발달되며,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거의 완성된다고 한다. 특히, 이 시기는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력과 창의력, 판단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매우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예절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시기인 것이다.
따라서 가정은 기본과 인성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 기관이어야 한다.
어릴 때 엄마와 애착형성이 잘 되고,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오감’을 통하여 많은 경험을 한 아이들은 머릿속에 수많은 정보를 입력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 또한 함께 발달한다.
가정은 아이들이 올바른 가족 관계를 통해 사회성을 익히고, 가치관과 정서, 지식을 익혀 가는 살아 있는 교실인 것이다.
아이들은 주어진 자극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형제, 자매들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타인과 관계 맺는 방법을 익히고, 언어 능력과 함께 지식을 쌓아 간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주어진 자극의 양에 따라 앞으로의 발달 가능성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된다.
때문에 유아기에는 놀이와 다양한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를 거쳐 인생에 대한 대전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여유를 줄 뿐만 아니라 더불어 아이들에게 ‘놀 터, 놀 틈, 놀 동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교육은 시스템, 교원, 행정 등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더 큰 문제는 교육의 방향성 부재라고 여겨진다.
학생들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와 ‘무엇 때문에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한 채 그저 부모의 요구와 강요에 따라 무조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요, 책임은 부모에게 떠넘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의 뜻을 순순히 따르고 있어서, 수많은 시간을 공부하는데 할애하고 있지만 공부에서 만족을 얻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즉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와 능력이 없다는 것에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 청소년의 대부분은 부모, 직장인, 배우자 등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삶을 규정하는 어떤 역할에도 참여하고 헌신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직업, 가족, 어떤 다른 중대한 공동체의 책임으로부터의 이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청소년들을 무책임한 성인, 무능력하고 편협한 인간으로 자라게 하는 부정적인 토양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빌 모어는 어떤 나라의 운명이든지 그 나라 시민 중 25세 미만인 자의 사고에 달려 있다고 하였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실제로 모든 산업화된 사회에서 20대에 들어서기까지 직업, 가족, 공동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삶의 목적을 발견하거나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장거리 행군하는 군인에게 가장 힘든 것은 군장과 총의 무게보다 군화 속에 들어간 모래 한 알이라는 비유가 있다. 우리 교육계에서도 “오랜 관행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제동을 걸어야 할 일이고, 외부로부터 지적받기 전에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살아 있어야 한다.
시작해야 시작되는 것이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듯이 ‘바람이 충분하지 못하면 큰 날개를 띄울 힘이 없는 것이다.’ 바람은 보통 신바람이라고 할 때처럼,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生氣’를 의미한다.
그러한 生氣는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배워 같은 실수를 피해갈 수 있는 경험, 즉 좋은 교육 경험으로부터 잉태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고 한다. 좋은 교육은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에 있고,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교육이 숨을 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 정책의 삶과 죽음은 현장의 시작과 마무리가 있는 현장에 발을 디디고 있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교원, 경찰, 군인 등에게도 각자의 고유한 현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변화가 불가피해지기 전에 먼저 변화해야 하는 것이 교육 정책이다. ‘내게 필요한가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남교육을 생각하는 브랜드다.
교육은 ‘가정, 사회, 국가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는 목적의식을 갖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침에 잠깐 나타났다가 시드는 버섯은 저녁과 새벽을 알 수 없고, 여름 한철 사는 메뚜기는 봄과 가을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은 유한하다.
그러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생각하고 활동을 펼치기 위한 시간은 ‘늘 지금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