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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한 자리

가장 안전한 자리

by 운영자 2013.07.17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항공 사고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비행기 사고는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늘 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한 번 사고가 나면 승객들의 대부분이 희생을 당하는 대형사고일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희생자와 부상자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만한 사고에 희생자가 적었던 것은 당황스런 중에서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합니다.

사실 비행기는 생각보다 안전하다고 합니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에 의하면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사고가 나서 숨질 확률이 비행기보다 65배나 높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동차 사고로 숨질 확률이 비행기 사고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지요. 항공기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막상 사고 소식을 대하게 되면 비행기를 타는 마음이 더욱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가 준 여파겠지요, 비행기를 탈 때 어느 자리가 가장 안전한 자리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항공사고는 활주로 이탈, 다른 물체와의 충돌 등 사고의 유형이 다양하고 그 양상도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좌석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싶으면서도 안전한 자리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비행기의 뒷부분이 안전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추락이나 충돌 사고가 기체의 앞부분이 산이나 건물 등에 충돌하면서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장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를 조작합니다. 그러다보면 오히려 꼬리 부분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사고를 생각하면 비상구석이나 비상구에 가까운 쪽이 그 중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형사고가 났을 경우 비상구를 통해 탈출하기 때문입니다.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기종의 경우 비상구는 10개가 넘기도 하고 단거리를 운항하는 중형기종은 4개 안팎의 비상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가 났을 경우 비행기의 모든 비상구가 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상구 쪽이 무조건 안전하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사고 시 승객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비상구가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마련해 좌석을 배치합니다. 덕분에 긴 비행엔 발을 넉넉하게 뻗을 수가 있어 많은 이들이 선망하기도 하지요.

거기에 더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빠져나갈 수 있으니 가장 안전한 자리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고가 났을 경우 비상구석에 앉은 사람은 자기가 먼저 탈출을 하면 안 됩니다. 비상구를 열고 비상대피 도구를 설치하는 등 승무원을 도와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대피를 돕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역할입니다. 그러기에 항공사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고 위기 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을 비상구석에 배정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고 소식을 전하며 일러주는 한 마디가 마음에 닿습니다. ‘가장 안전한 자리는 안전띠를 맨 자리입니다’ 가장 안전한 자리는 어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한희철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