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를 살리는 것은 따로 있다

우리를 살리는 것은 따로 있다

by 운영자 2013.07.24

언젠가 듣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때 우리네 삶을 돌아볼 겸 오래전 들은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홀로 사막을 지나던 한 나그네가 사막 한복판에서 큰 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느라 그만 가지고 있던 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마시고 만 것이었습니다. 사막에서 물이 떨어지고 말았으니 여간 절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필사적으로 물을 찾아 헤매던 나그네의 눈에 저만치 우물 같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다가가니 정말로 돌을 쌓아 만든 우물이 있는데, 우물곁에는 긴 줄이 달린 두레박이 있었습니다. 목이 타들어 가던 나그네는 망설일 것도 없이 두레박을 우물 속으로 내렸지요.

뭔가 묵직한 것이 담겨 올라왔습니다. 뜻밖에도 두레박에 담겨 올라온 것은 커다란 금덩어리였습니다.

금을 건진 나그네가 당황하고 있을 때 수염이 허옇게 난 할아버지가 나타나시더니 “네가 찾는 게 이것이냐?” 하고 묻더랍니다.

“아닙니다, 제가 찾는 것은 이것이 아닙니다.” 나그네는 다시 두레박을 내렸습니다. 이번에도 묵직한 것이 담겨 올라왔습니다.

이번에 올라온 것은 은덩어리였습니다. 할아버지는 같은 질문을 했고, 나그네도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서둘러 세 번째 두레박을 내렸을 때 비로소 나그네가 찾던 맑고 시원한 물이 담겨 올라왔습니다. 할아버지가 묻기도 전에 나그네는 “제가 찾던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하며 그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세 가지 중에서 물을 선택한다면 그는 분명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조롱을 받을 것입니다. 금과 은도 있는데 그걸 모두 놔두고 하필이면 물을 택하느냐며 모두들 그를 불쌍하게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일 내가 지금 당장 물을 마시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금을 선택한다 하여도 나는 물을 선택해야 살 수가 있습니다.

모두가 금을 택한다고 덩달아 금을 택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단순하고 거칠게 표현하면 모두가 금을 좇는 세상이 된 듯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살리는 것은 금이 아닙니다.

더 많은 금이 아니라 모두가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는 의외의 것이 우리를 살릴 것입니다.

목마른 사람은 금이 아니라 물을 택해야만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