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by 운영자 2013.08.06

인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어느 날 탁발을 가는 중이었다.

한 무리의 청년들이 누군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 중 한 젊은이가 부처님께 다가와 물었다.

“도망가는 여자를 보지 못했습니까?”

“보지 못했는데, 무슨 일입니까?

그들 중 한명이 부처님께 전후 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들은 인근 부근에 사는 부잣집 아들들인데, 부인들과 함께 놀러왔다. 일행 중 결혼하지 않은 한 청년이 유녀를 데리고 왔다.

자신들이 한참 놀이에 정신 팔려있는 틈에 유녀가 사람들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들이여, 달아난 여인을 찾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찾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2500년 전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는 자신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라. 아마 대부분의 우리는 본능적으로 물건 훔친 여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길 것이다. 과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보석만일까?

보석보다 더 귀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끊임없는 욕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닐까?

로마 철학자 세네카(B.C~A.D 65년)는 “당신이 갖고 있는 것과 처해 있는 상황이 불만스럽다면, 세계를 정복(소유)하더라도 불행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만큼 인간은 누군가 금덩어리를 선물로 주면, 받는 자는 금덩어리에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은덩어리도 왜 같이 안주지?’라고 생각할 만큼 욕심을 낸다.

물론 젊은이로서 진취적인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요, 진일보할 수 있는 인생의 비타민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이런 희망의 욕망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욕망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앞의 예화에서 부처님께서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한 것은 그릇된 욕망을 말하는 것이요, 그 욕망 때문에 행복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를 말한다.

몇 년전에 국가별로 행복지수를 조사하였는데, 최빈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방글라데시아나 네팔 등 아시아 사람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유럽이나 미국 부유층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미국의 신지학 명상가인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 1898~1987)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를 사유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스코트 니어링은‘물질=행복’이 아님을 통렬히 깨닫고, 자신의 본질을 알기 위해 욕망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곧 인간의 고독한 본질을 알고자 하며, 물질로도 해결할 수 없는 행복의 존재성을 부각시킨 것이리라.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이고,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정운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