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눌 수 없을 만큼의 가난은 없다”

“나눌 수 없을 만큼의 가난은 없다”

by 운영자 2013.08.07

<박강현>
·(사)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사무국장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에드워드 버핏(Warren Edward Buffett).

포브스지에 따르면 2008년 10월 기준 그의 재산은 약 580억 달러로 세계 1위. 그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406억55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산을 최소 절반이상 기부하자는 운동을 시작했고 오바마 정부의 부자감세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내겠다’고 맞섰다.

‘부의 사회 환원은 부자들의 신성한 의무’라고 했던 카네기와 록펠러로부터 시작된 미국의 기부문화는 워런 버핏 등 대단한 자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데 놀란다.

2008년 미국인이 기부한 자선기금 총액은 2950억 달러, 약 273조 원에 이르고 이중 75%가 소액기부자들에 의해 조성되었다. 미국 일반인의 98%가 어떤 형태로든 매년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사회가 인종문제, 빈부격차 등 심각한 사회문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최강대국으로 군림하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깨닫는 바가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사회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년에 기부에 참여하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기부’하면 대개 연말연시 자선냄비나, 기업체들이 독거노인이나 시설을 찾아 전달하는 선물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전체 모금액의 60~70%가 연말연시에 집중되고 대기업 등 기업의 기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부가 일상화되지 못하고 전시성,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체 기부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세계 최저수준이고 최근에야 기부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한 중국보다 낮다는 사실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사회에도 기부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1달러를 기부하면 19달러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기부는 빈곤층의 가계소득을 증가시키고 자선단체들의 사업을 활성화시켜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고 사회전체의 소득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는 봉사에 참여한 이들에게서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테레사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기부할 때 느끼는 쾌감은 사랑하는 이와 키스할 때 느끼는 쾌감과 같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사춘기시절부터 남을 돕는 일에 참여한다면 14배가량 ‘좋은 일 중독’ 가능성이 커진다.

기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따라하려고 하는데 이를 심리학자들은 ‘웜 그로우(Warm Glow)’현상이라 이름 붙였다.

우리사회의 기부문화도 진화하고 있다.

축하받을 지인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뷰티플 도네이션’, 결혼 축의금 1%를 기부한 신혼부부, ‘금주 1% 기부’, ‘금연 10% 기부’, ‘전문가들의 재능기부’ 등이 그것이다.

울산에서 한 아주머니가 커피행상으로 모은 돈으로 사서 보내온 멸치 한 상자에서 시작된 아름다운재단의 ‘멸치 한 상자 기금’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붙어 있다.

“나눌 수 없을 만큼의 가난은 없다”

※본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